삼위일체의 추억!

외로운 별·2006. 8. 23. 오후 4:12:47

내가 삼위일체를 잊지 못하는 이유.

 

 


예비자 교육 때,

삼위일체에 대한 신부님의 설명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쉽지 않을거라 하시며 두번을 거듭 설명해 주셨지만, 그래도 난 정확히 이해가 안 되었다.
세상에 말도 안 되는, 그런 희한한 말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하느님은 위격이 각각 다른 세분이시지만 한분 하느님이십니다."


"세분 위격은 성부와 성자, 성령이시며, 그러나 또한 한분이신 하느님이십니다."


"성부는 성자가 아니시고 성령도 아니시고, 성자는 성부도 성령도 아니시고 성령님 역시....."

 

 

?? 신부님께서 지금 말장난 하자시는 건가?

아무려면 그건 아닐텐데, 설마하니 교육생을 상대로 농담하실리는?

 

 

일반 상식이 아니란 것은 알겠지만,

그게 글쎄 어떤 논리로 그런 결론이 된다는 것인지? 그것이 이해 안 되었다.
그저 하느님이 전능하시기 때문이란 이유만으로는 너무 미흡하고 불충분한 것이었다.

 


우선 당장 내 친구들을 납득시킬 수가 없다.
납득 시키긴 커녕, 그리 말했다가는 망신 안 당하면 주님께 감사 드려야 할 상황인 것이다.

얼마 후에 친구들을 만나면, 틀림없이 그것을 물어 올 것이 뻔 한 일.

 

 

모르면 다시 물어서 확실히 배워야 한다.
그래서 창피와 체면을 무릎쓰고, 한번 더 설명해 달라고 말씀을 드렸다.

 

 

"그럼 잘 들으세요?

 성부와 성자, 그리고 성령은 각각 다른 위격의 세분 하느님이십니다,

 그러나 그 세분 하느님은 곧 한분 하느님 이십니다,

 

 그래서 '삼위일체' 하느님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자 이제는 확실히 아셨겠지요?"

 

"이 삼위일체 교리는, 일반의 여느 수학식으로 풀려고 하던가 이해하시면 안 됩니다,

 아직도 이해가 안 됩니까?"

 

 

???

그래도 난 아니었다.
세분 위격이시지만 결국 한분 하느님이시라는 것은 이해 되었다.
하지만 어떤 근거와 논거로서, 세 위격이 한분으로 되는 것인지 그것이 이해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점에 대한 설명을 여쭈었던 것인데도 엉뚱한.....

 

 

그리고...젠장맞을 !!
신부님께서 이제는 알았는가 ? 라고 확인하시니까.

다른 예비 교육생들이 잘 알았다고 크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그 문제는 만사휴이! 

그것으로 땡 땡 땡!! 종소리 울려 버린 것이다.

나 혼자 아무리 이해가 안 된다 해도 이제 끝나야 했다.
거참! 다들 쉽게 이해하는 것을 왜 나만 이 모양인 것일까.....!

 

 

그런데 찜찜해 하는 내가 이상해 보였던지, 신부님께서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가 물으셨다.
하지만 세번씩이나 듣고서도, 아직도 모르겠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
오히려 충분히 잘 알았다고, 큰 소리로 대답해 버렸다.

 

 

그러나 그것이 엉터리 큰 대답으로 끝날 문제인가?

난 속판으로 숙제를 풀어야 하는 입장.
아무래도 안 되겠다 생각되어, 교육 후 아내에게 수녀님께 살짝 배워 오라고 했다.

 

 

"?? 당신도 참? 나는 뭐 챙피 없나?

 지금 막 배우고서 어떻게 망신스럽게 다시 또 물으라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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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종교인 내 친구들 Y씨와 K씨, 특히 Y씨가 문제였다.
이 두친구는 어쩌다가 무교로 평생을 살아 온 사람들이 아니다.

 


어디서 어떻게 배웠는지는 모르나,

Y씨에게 섣불리 종교 이야기 했다간 대망신 당할 수 있었다.
기독교와 불교는 물론, 이슬람과 원불교, 대종교 심지어 외국의 무슨 야릇한 종교들까지.....

 

 

그래서 가끔 종교 이야기만 나오면, 언제나 Y씨의 독무대가 돼 버리곤 했다.
그는 한번도 종교를 가진적이 없다는데, 다시 말해서 한번도 서울 구경을 한 일이 없는데도,
서울 남대문 간판을 보면 남대문이라고 멋지게 써 있다.....라 주장하면 그것으로 끝나 버린다.

 

 

남대문이니까 남대문이라 써 있는데, 뭐가 틀렸다고 자꾸 이유를 달고 잔소릴 하는가?
그렇게 다구치며 말 하는데 누가 더 항변할 수 있겠는가?
친구들이 종교엔 거의 무식한 자들 뿐이어서, 그의 주장을 의심하거나 반박할 수도 없었다.

 

 

게다가 말 재간도 어지간 해서, 어설프게 서울 한번 다녀 왔노라 말 했다간 크게 경을 친다.
차라리 모르는 척 하는 것이 좋으며, 아는척 따지다가 망신 당할 필요는 없는 일.
난 그래서 입교 후에도, 한마디 대꾸할 생각을 못하고 벙어리 처럼 조용히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는 입교하면 교리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까지 훤히 꿰고 있는 것이었다.

 


얼마전에 그가 나에게 삼위일체를 물었다.

시기적으로 볼 때 지금쯤은 삼위일체를 배웠을 거라고 하면서.

 


그 당시 난 위에 소개한 것 처럼 배웠지만, 그러나 아직 안 배웠다며 거짓말을 했다.
배웠어도 이해를 확실히 못하는 상태라, 어쩜 거짓말이 아닐 수도 있지만.....
아무튼 첫번째 '위기'는 그렇게 넘겼다.

 

 

그리고 삼위일체를 꼭 배워야 하는 상황이지만 바쁘다 보니 날짜만 흘렀다.
그러다가 아직도 안 배웠다 버티기엔 너무 많은 날이 지난 상태에서.

친구들과 약속한 주말이 돌아 온 것이다.

 


그래서 생각 끝에 견진자가 4분이나 계시는 처가를 찾았다.
좀은 쪽 팔리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만, 그래도 이해 해 줄수 있는 한 가족이 아니던가?
마침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계셨다.

 

 

"그거? 난 오래되어 다 잊었는데? 이봐, 당신은 알아? 그렇겠지 모를테지, 여봐 이서방, 하느님은 말야,
뭐든 다 하실 수 있다..... 그런가 부다..... 그렇게만 알면 돼!"

 

"성서엔 이해 안 되는게 그 말고도 많아, 뭐 사람이 천년씩이나 살았다 쓰여 있잖아.
 난 그게 하도 이상해서 신부님께 물어 봤지, 그랬더니 그런가부다..하면서 그냥 믿으라 하시더구만..."

 


장인 장모님께선 고령의 분이라서, 신부님께서 그리 말씀 하셨을거라 이해되지만.
그러나 내가 그 친구에게 그런 식으로 대답 했다간 망신의 상격인 대망신이 틀림 없는 일.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게 그리 간단치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성당에 10년을 넘어 다닌 분들이 모르면 누가 안단 말인가?
대부님?

그렇지, 그 제도가 이런 때 도움 되라고 해 놓은 거 아닌가?

대부님은 장인어른과 거의 동연배시며, 초등학교 때 세례를 받으셨다고 들은바 있다.

 


집에가서 전화로 여쭈리라 생각하며 돌아 오는데, 장인께서 먼저 전화를 주셨다.
틀림 없이 삼위일체 전화이리라.....
다소 미안 하셨던지 대부님에게 알아보신 모양, 그러나 대부님 역시 잊으셨다는 말씀이셨다.

 

 

거참! 이건 정말 믿기지 않는 일? 
그렇다면 처남 신부님에게 알아 볼 수 밖에 없다.
마음이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생각하면 제일 편하고 정확한 정답 출처가 아닌가?

 

 

그런데 어인 일인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래서 혹시 무슨 일이 있었나 하여 처가에 알아 보니, 급한 일 아니면 문자를 보내라고.
그럼 빠르면 오늘 밤, 늦어도 내일중엔 전화가 온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도 되는 일이지만, 문자 넣을 줄도 모르니 내친김에 끝장을 보기로 했다.
그래서 쓰고 싶지 않았던 최후의 히든카드를 사용하기로 했는데.
친동생이나 다름 없는 바로 밑의 처남, 그에게 인정사정 불문하고 '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처남은 레지온가 뭔가하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교회에서 아예 살다시피 한다니까.....
그래도 어쩜 삼위일체는 모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만일 알면 다행이고 모르면 누구던지 붙잡아, 족치든 데치든 알아서 '대령' 시키라 하면 된다.
처남은 교회에 친구들이 많아서, 삼위일체를 아는 사람을 얼마던지 찾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런데! 

 

"자형! 알만한 사람들 여기저기 다 물어 봤지만... 다들 신통치가 않네요?"

 

 

?? 그게 말이 되는 말인가?
그게 도대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그렇군? 자존심과 체면.....! 아마도 여기저기 물어 보기가 싫었겠지.....!!

 

 

난 그날 그렇게 보내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결국 내가 접한 분들이 모두 가족이었지만, 그러나 그게 어디 예사 가족들인가?
이글을 쓰면서 처가에 매우 죄송하다는 마음이다.

 


난 이 일을 겪으면서 생각 했다.
신자생활 오래 했다고, 그래서 어느 사이 메너리즘에 빠진.....
한시도 끈을 놓아선 안 되는데도,

맹목에 빠진 가족들을 주님께서  일 깨워주신 것이 아닌가? 라고.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교회의 신앙상담실을 찾게 되어 오늘에 이른 것이지만......

 

 

 

※ 다음에 자칭 인터내셔널 종교대학 총장 Y씨 이야기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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