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개(犬)

외로운 별·2006. 8. 19. 오후 4:00:04

등산객 배낭을 노리는 개

 

 

 

사람들은 개를 유혹하고, 개가 그런 사람들을 역이용 한다면.

결과는 개가 사람을 가지고 노는 꼴.....

 

 

흔히들 말하길.

개는 사람들에게 이용만 당하다가 죽는다는데.
옛날의 개들은 모두 그랬겠지만,

그러나 요즘의 개들은 매우 약아서, 오히려 사람들을 놀리기도 합니다.

 

 

세상엔 별에 별 개들이 다 있을 것이므로,

그 중엔 그렇듯 별종도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한번 읽어 보시지요.

얼마전에 제가 직접 개한테 당한 이야기 입니다.

 


개가 사람에게 사기를 친다?

 

 

물론 재미있게 표현하고자 한 말입니다,
그렇다고 터무니도 없는 순 엉터리는 결코 아닙니다.

그리고 그런 희한한 일들이, 요즘 세상엔 드물지 않다 하더라구요.

 

 

참으로 매우 딱한 일로서.

어떤 이유로 기르던 개를 버리는 일들이 매우 많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본의 아니게 주인을 잘못 만나, 들개 또는 노숙개? 가 되는 것이지요.

 

 

대개는 길거리를 헤매다가, 죽거나 잘못되는 경우로 생을 마치는데.

일부 개들은 살기 위해 나름의 연구?를 하는 모양입니다.

생각하면 눈물겨운 그 모습이, 너무 애처롭고 불쌍하여 가슴이 저립니다만.....

 

 

 

그 녀석은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누런 똥개였습니다.
어미 같은데 몸집은 작았으며, 살이 통통한데다 생긴 것도 제법 귀여웠습니다.
그런데 주인이 없다 해도 그렇지, 목걸이가 없는 것은 좀 이상했습니다.

 

 

해발 650m 도덕산은, 대구 팔공산(1,192m) 옆에 있습니다.
팔공산 때문에, 즉 유명산에 가리어 찾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은 산인데.
제 작년 가을 단풍철에, 제가 집사람과 같이 그 도덕산을 등산할 때의 이야기 입니다.

 

 

 

칠곡에서 도남동을 지나, 산 아래 어느 동네 어귀에 주차를 하는데,
그 녀석이 어디선가 나타나더니, 주차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눈치였습니다.

 

 

그러더니 우리보다 조금 앞서서, 힐끔힐끔 뒤돌아 보며 길 안내?를 하는 게 아닙니까?

녀석의 그 행동은, 마치 아무 걱정 말고 자기만 따라 오면 된다는.....

 


녀석은 우리가 도덕산을 등산하러 왔다는 것을 알고 있는듯 했습니다.

동네 어귀에서 몇 갈래의 길이 있었고, 우리가 갈 산쪽의 길이 제일 좁고 험한데도,

녀석은 망설이지 않고, 우리부부를 그 좁고 험한 산길로 안내 했거든요.

 

 

여느 산들이 다 그렇듯이, 산을 계속 오르다 보면 등산로는 자주 갈라 집니다.
그럴 때마다 조금 먼저 앞질러 간 녀석은, 갈림길에서 꼭 우리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여기서 당신들은 어느 쪽으로 가려느냐?.....라는...

꼭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일찍 떨어진 참나무 잎들이 수북하여, 가끔씩 등산로가 낙엽에 묻혀 보이지 않는데,

그 정도는 아무 문제 없다는 듯, 조금도 망살임 없이 낙엽 위를 잘도 갑니다.

 

 

그리고 혹시 모를 위험?을 염려하는 듯, 항상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가끔 우리와 거리가 너무 멀어 염려? 되는지, 거리를 바짝 좁히느라 기다려 줍니다.

 

 

야생화를 좋아하는 집사람이, 가던 걸음을 멈추어 길가의 꽃을 구경하면.
녀석도 얌전히 앉아서 기다립니다.

그러다가 우리가 다시 출발하면, 또 앞장서서 길 안내를 계속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듯 녀석의 수고가 많으니, 우리만 간식을 먹을 수 없는 일입니다.
간단한 간식거리, 그러니까 과자 또는 빵과 요쿠르트 등 입니다만.

그런데 녀석은 그런 것들은, 식성에 안 맞는지 어쩐지 하여튼 일체 사양 하더라구요.

 


그래서 집사람은 혹시 모른다며, 안주거리로 준비한 오징어구이를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그것' 이라는 듯, 젭싸게 바짝 다가와서 받아 먹는 게 아닙니까?
하품하듯 입을 크게 벌리고, 긴 혓바닥으로 싹싹 핥아 입맛을 다시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와 일정 거리를 지키는 치밀함?은 꼭 유지하더군요..

그게 신통하고 재미 있어서, 주고 또 주고 하다보니 오징어가 순식간에 그만.....

 

 

우리는 거의 먹지 않았고, 술도 그대로 있는데 녀석한테 다 주어 버린 샘입니다.
그러나 뭐, 배낭엔 점심에 먹을 삼겹살이 또 있으니까.....

 

 

산이 그다지 높지 않아서, 잠간씩 숨고르기 말고는 이제 더 쉴 일이 없었으며.

그렇게 한참 더 오르다 보니 어느덧 정상.
녀석과 같이 오르느라고, 정상까지 어떻게 올라 왔는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정상 헬기장에는, 마침 아무도 없었고 우리부부 뿐.
아니, 녀석까지 셋입니다.

 

 

우리가 점심 준비하는 동안, 녀석은 한 옆에 앉아 얌전히 기다리더군요.

조금 후 삼겹살이 다 구워지고, 술을 꺼내 집사람과 건배를 하려는데.
그리고 술 한 모금 마시고 안주를 막 먹으려는데.....

 

 

당신들만 먹으면 난 어떻게 하느냐?고 녀석이 끼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집사람이 은박지에다 고기를 조금 덜어, 녀석에게 주었지요.

전 등뒤의 녀석을 보지 못 했지만, 집사람은 녀석 행동을 처음부터 보았다고 합니다.

 

 

우리들 가까이로 슬금슬금 왔다가, 다시 돌아가기를 여러차례 하더라구요,

그게 재미있어서, 계속 모른체 했다는 것인데....

나중엔 그 정도로 안 되겠다 싶었는지, 위험?을 무릎쓰고 우리 자리에 끼어 든 것입니다.

 

 

여하튼 녀석은 그것으로 끝나질 않고....
은박지에 담아 준 고기가 아주 적은 량이 아닌데도,

홀딱 순식간에 먹어 치우고선, 더 달라고 낑낑대며 성화?를 부리는 것입니다.

 

 

이번엔 제가 담아서 주었습니다.
산 정상이고 기온이 약간은 서늘할 때라, 금방 구웠어도 고기가 빨리 식더라구요.

젓가락으로 담는 동안, 녀석은 주둥이를 발로 싹싹 닦으며 어서 빨리.....

 

 

그 역시 게 눈 감추듯, 제대로 씹지도 않으면서 꿀꺽 짭짭.....
그리고선 하나도 먹은 게 없다는 듯, 혓바닥을 싹싹 핥으면서 또 어서 내 놓아라......?

우리는 고기 한점 먹을 짬도 없더라구요.

 

 

그거 참, 녀석이 하는 짖거리가 우습고 귀여워서 더 주었습니다.
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아마 이 녀석에겐 주지 않을 재간이 없었을 겁니다 .

여하튼 주기가 무섭게 짭짭 홀라당 금방 빈접시입니다.

 

 

허허! 녀석 참.....

술은 겨우 두잔 밖에 안 마셨는데, 안주는 그럭저럭 다 없어졌으니.....!

 

 

그래서 집사람은 안 되겠다 싶었는지, 김밥을 꺼내 주며 녀석에게 사정?을 했습니다.
이제 조금 남은 건 술안주 해야 하니까, 부족한 건 김밥으로 대신하라는 것이었지요.

 

 

그랬더니 김밥 같은 건 아예 관심 없다며, 콧등 한번 들여 밀지도 않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리 얼굴을 번갈아 빤히 쳐다 보면서, 잔말 말고 어서 빨리 내 놓으라고....

 

 

그러니 어쩝니까? 도리가 없더군요.
과자 부스러기, 그리고 심심풀이 땅콩으로 안주 대신하기로 하고 줄 수 밖에요..

 

 

결국 빼앗듯이 남은 고기 모두를 먹어치운 녀석,

근데 녀석의 다음에 하는 짖거리가 이상했습니다.

슬그머니 베낭에 가서 흠흠 거리며, 혹시 무엇이 더 남아 있는 게 없나 검사를 하더군요.

 

 

물론 남아 있는 것은 없습니다.
애초에 오늘은 큰 산행이 아니었기에, 우리부부는 가볍게 준비를 했던 때문입니다.

 

 

만일 고기가 더 있었다면, 녀석에게 마져 다 털려야 할 판...
거참, 정상에서 한잔은 하겠다고, 준비했던 안주를 녀석에게 몽땅 털렸으니...!

어쩌면 우리가 자진하여 녀석에게 준 것이지만, 알고보면 절대로 그게 아닌 것입니다.

 

 

물론 맨 처음의 것은 그랬지만.
그리고 그것으로 끝났으면, 제가 그리 말 하면 안 되겠지요.

알고 보니 교묘 하면서도 상습적인 녀석의 숫법에, 순진한 우리부부가 당한 것입니다!!

 

 

이야기를 마져 들어 보세요 .

녀석은 우리의 베낭을 뒤져? 보더니, 별 볼일 없다는 듯 훌훌 가 버렸습니다.
뒤도 한번 안 돌아 보고, '의리' 도 없이 미련 없이 먼저 산을 내려가더라 그것입니다.

 

 

우리부부는 녀석의 행동이, 어찌나 우습던지 한참을 웃었습니다.

그리고 땅콩과 과자로 소주를 마시긴 뭣하여, 점심으로 김밥을 먹기 시작 했지요.

 

 

녀석을 나무랄 것은 없는 일,

어쨌거나 '빼앗긴' 우리가 바보 아니냐? 하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떠들썩 하며, 다른 일행들이 정상에 도착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 뒤를 따라서, 좀 전에 내려 갔던 녀석이 또 올라 온 게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그 일행들은, 모두가 녀석을 본체 만체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들에게 인사를 하면서,

저 녀석한테 안주를 모두 털리는 바람에, 술도 못 마시고 있다고 덕담을 했지요.

그랬더니 그들이 크게 웃으면서 뭐라 했는지 아십니까?

 


"아, 저 개요? 저거 순 사기꾼에요! 사람 속이는 수법이 기가 막혀요...?"

 

"아예 첨부터 모른 척 해야지, 아는 척하거나 귀엽다 했다간 쫄쫄이 굶어요.... 흐흐"

 

"하하하, 오늘 선생님이 저 개한테 당 하셨군요...?

 

"요즘은 사람 보다 개를 더 조심해야 한다니까요..?"

 

"저 개 말인데요, 입이 엄청 고급스러워서 고기 아니면 아예 처다 보지도 않아요"

 

"저 개요? 수법이 아주 교묘 해요, 이 산 등산객들 등쳐 먹고 사는 전문 사기꾼에요?"

 

"저 번드르르 살찐 거 좀 봐? 주인도 없는 개가 어떻게 저럴 수 있겠어? 사기꾼 맞지!"

 

"저 개 잡으려고 투자한 사람들 많아요, 근데 오히려 사람을 등친다니까요? 등을 쳐?"

 

 


그들 일행이 7~8명 되었는데, 각각 한 두마디씩 하는 말들이 그저 놀라웠습니다.

 

 

거참, 저 녀석이 도덕산 사기꾼이라고...?
녀석을 유혹한 사람들이 아니라, 저 녀석이 사기꾼이라......?

우리는 유혹하려고 한건 아닌데, 이 산 단골들은 녀석을 잘 아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날 그들과 소주를 마시며 얼마나 웃었는지요.
그 때도 녀석은 계속 침을 절절 흘리며 '사기'를 쳤지만, 그 수법이 통할리가 없습니다.

그날 많이 취하여, 하산하면서 녀석 생각하고 웃다가 몇번을 넘어졌는지.....

 

 

 

댓글 2

金光泰·2006. 8. 19. 오후 5: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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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光泰·2006. 8. 19. 오후 5: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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