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새롭게 거듭나라
통계청 발표에 충격 받은 교계를 향한 진언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5 인구주택총조사 전수집계 결과 (인구부문)’는 교계를 충격 속으로 몰아넣었다. 개신교 인구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그간 가졌던 통상적 이해와 전혀 다른 결과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이에 교계는 이번 통계 결과가 시사하는 바의 의미를 잘 깨달아, 그간의 잘못에 대한 깊은 반성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통계 신빙성’에 대한 의구심마저 들 정도
통계청의 발표에 의하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으로 기독교(개신교) 인구는 861만6천명으로 10년 전의 876만명보다 14만4천명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교계는 큰 충격을 받은 듯하다.
기독교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가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긴 하지만, 10년 전보다도 줄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받아들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기독교 인구를 1200만 또는 1300만이라 외치며 그 ‘세’를 자랑하던 이들에게 있어 ‘860만’이라는 숫자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수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독교(천주교) 인구가 10년 전의 295만1천명보다 무려 219만5천명이나 늘어난 514만6천명으로 집계된 사실도 교계가 받은 충격을 보태는 데 일조했다. ‘정체 상태’로 여겨왔던 천주교의 성장세에 대한 교계의 통념이 여지없이 무너뜨려지고 말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일부 인사들은 통계의 의미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거나, 한 걸음 더 나아가 신빙성에 대한 의구심까지 나타냈다.
한 인터넷 신문 기사에 의하면 순복음인천교회 최성규 목사는 “교회가 보다 성숙했기에 스스로 기독교인이라는 기준을 교회 출석여부에 두지 않고 제자훈련을 비롯한 실질적인 신앙생활의 수준에 따라 응답한 것 같다”며 “기독교인 수가 급속히 하락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모 신학교의 총장은 “(종교 관련)통계마다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기독교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데 반해 이번 통계청 조사는 매우 낮은 수치로 나타났다”며 “정부가 기독교와 가깝지 않아 다소 낮은 수치로 나타난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심지어 이번과 같은 충격적 조사결과가 있게 한 원인을 ‘출산률 감소’에서 찾으려는 목소리마저도 들렸다.
모 신학교의 총장은 “산아제한에 동참했던 기독교계에 비해 낙태를 반대하는 천주교는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이 통계의 결론”이라며 “기독교계가 출산문제를 좌시할 경우 천주교에 따라잡히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우려했다.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하지만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가 여타의 어떤 통계보다 신뢰할만한 것이기에 이번 통계가 한국 교회에 시사하는 바를 잘 깨달아서 자기성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서원대학교 김성건 교수는 “보통의 통계들은 표본추출방식에 의한 것으로 표본의 크기가 클수록 신뢰도 또한 높다”며 “현 시점에서 ‘2005 인구주택총조사’야말로 가장 신뢰할만한 통계”라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한국교회는 이번 통계가 전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잘 살펴 근본적인 것부터 재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은준관 총장도 “통계란 것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백번 양보하더라도 이번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한국교회는 이번 통계청의 발표를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김 교수는 자신도 “한국갤럽이 지난해 5월 발표한 ‘2004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에 관한 조사 결과, 2004년의 천주교 인구가 전체 인구의 6.7%로 나타났는데 어떻게 1년 사이에 10.9%로 증가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생겼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갤럽 정지영 차장은 “종교에 관한 각종 통계를 3개월마다 내고 있는데 천주교는 기독교나 불교보다 모집단 수가 적어 대개 6-11% 사이의 수치를 나타낸다”며 “따라서 전체 인구에서 천주교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을 8-9% 정도로 추정한다”고 해명했다.
버릴 것 버리고, 취할 것 취하고, 본질에 충실해야
특히 이번 기회에 천주교와 기독교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냉철히 분석하고 그 원인을 밝혀, 본받을 것은 본받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신앙의 본질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감리교신학대학교 이원규 교수는 “한마디로 이번 결과는 ‘기독교의 전통적 선교 방식이 한계에 도달했음’을 선포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기복신앙ㆍ물량주의ㆍ개교회주의ㆍ열광주의’ 등과 같은 부정적 요소들은 모두 내버려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한 이 교수는 “천주교가 사회로부터 어떻게 ‘정의 구현ㆍ사회봉사ㆍ사회에 대한 포용성ㆍ말보다 실천’ 등과 같은 긍정적 이미지들을 얻게 됐는지를 잘 살펴, 본받아야 할 것은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건 교수도 “갤럽이 개방형 질문을 통해서 2004년을 기준으로 주요 종교에 대한 건의사항을 수집하였던 바, 그 중 공통적인 것으로서 많은 응답자들이 ▲종교는 교세 확장의 수단으로 헌금이나 시주를 강요하지 말고 ▲사회봉사와 이웃 사랑을 실천해 주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한국 사회에서 여러 종교들 중 천주교가 이러한 기대감에 가장 잘 부응하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왜 기독교가 종교를 찾는 사람들의 해답이 되지 못하는 지 깊이 성찰해야 한다”고 안타까움을 토했다.
은준관 총장 역시 “그동안 교회성장이니 뭐니 하며 개신교가 난리를 쳐왔는데 결과적으로 얻은 게 무엇이냐”며 “수평이동에 따른 부익부 빈익빈을 통해 개별적으로 성장한 교회는 있는지 모르겠으나, 선교라는 차원에서는 아무것도 얻은 게 없이 오히려 ‘시간과 돈, 에너지, 이미지’만 잃고 말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은 총장은 “이번 일을 통해 ‘성도들의 온전한 신앙을 키워주는 일에만 전념하면 비록 시간은 걸릴지라도 전도는 자연히 되게 돼 있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성건 교수는 “원불교가 비록 아직은 교세가 작은 종교이지만 (2005년 기준 130만 신자로) 최근 10년 사이에 무려 49.6% 나 증가하게 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원불교의 성장 원인도 천주교의 성장 원인들과 거의 비슷하리라 본다”고 밝혔다. (2006. 5. 27. 구굿닷컴 / 이병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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