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라이벌! [1]

외론 별·2006. 8. 8. 오전 12:19:05

초반전(初盤戰), 그 시작!

 

 

바둑!

애호가들은 바둑을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말하는데.

나와 바둑은 매우 특별하여, 그 인연이 유별하다 못해 신비하기까지.....

 

바둑과의 인연!

그것이 인연인 것인지, 내가 그것을 활용한 것인지는 애매한데.

그 판단은, 이 글을 읽는 분들의 몫으로 돌린다.

 

바둑은 초반의 포석과, 중반의 세력(勢力)운영이 특히 중요하다.

고수들은 초반 포석에서 승패가 결정, 승부는 거의 그 포석에서 판가름이 난다.

그러나 중수들은 중반쯤, 그리고 하수들은 종반 끝까지 가야 결판나는 게 보통.

 

우리 인생도 처음 시작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계획 인생을 사는 자와, 덤덤하니 적당히 사는 자와의 차이는 매우 크다.

또 마지막 한번의 기회와 실수로, 인생이 뒤 바뀌는 사람들 도 많은 것이 현실......

 

바둑이 꼭 그렇다.

그래서 마지막 한 수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바둑이다.

끝내기 바둑 돌 한개 때문에, 승패가 뒤 바뀌는 게임이 비일비재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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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희로애락에 대하여.

사람에 따라 저마다 각각 다르게 말 하겠으나.

나는 기쁘고 행복했던 기간을 약 10% 정도, 20% 정도는 고통과 슬펐던 기간.

그리고 남어지 70%를 보통 정도의 기간으로 보는 편이다.

 

사람들은 일생을 살면서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헤어진다.

그중에서 기쁨과 행복을 알거나 느끼게 해 준사람들은 극히 적은 수이며,

고통스러움과 슬픔을 안겨 준 사람들이 그 보다 훨씬 더 많다는 생각이다.

 

전자의 사람들에는 특별히 기쁘거나 행복은 아니라도.

크던 작던 나에게 직접 도움을 주었거나,  간접적 도움을 준 사람들도 포함 된다.

또 본인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도움이 된 경우도 있다.

 

 

이글의 주인공이며 친척인 '창' 이 바로 그 경우.

나이가 나와 같지만 생일이 빨라서 학교는 1년 선배.

그리고 동네에서 제일 부잣집의 2녀 4남중의 2남,

창 아버지가 나의 재종(6촌) 형님이시어, 창은 나에게 7촌 조카뻘이 된다.

 

당시 나는 친구들에 비해 별로 부족하지 않게 자란 편.

그러나 창은 그런 나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모든 면에서 풍요하고 월등했다.

그러니 나와 비교 안되는 다른 친구들과는 말할 것도 없는 일.

 

친구중에 형편이 어려워 초등 밖에 못 다닌 '꽁' 이 있었는데.

학교를 못 다닌 것이 상처가 컸는지, 항상 창과 나에게 대결의식을 갖고 대했다.

이를테면 바둑을 둘 때, 온갖 꽁수를 다 동원하여 이기려고 기를 썼다.

 

 

★ 창 : 이름의 끝자, 바둑 수가 창처럼 뾰죽한 기풍(棋風)과도 같음.

★ 꽁 : 성이 공씨, 정석의 반대인 치사함, 얌체 같다는 뜻의 '꽁수'에서 딴 별명.

 

 

당시 우리 셋의 바둑실력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막상막하.

그런데 창은 학교와 학년이 높아 자존심과 체면상 지면 안 되는 입장.

 

나 또한 자존심이 창 이상이어서 지면 밤을 새우는 고민 파.

꽁은 바둑만은 창과 나를 무조건 이기겠다며 수단 방법을 안 가리는 맹렬 파.

 

그런 꽁의 머리가 보통이 아니어서, 창과 나는 항상 골치가 아팠다.

당치도 않은 우월감이, 꽁에게 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치부해 버린데다.

동네 친구들도 그런 분위기여서, 꽁에게 진다면 망신스런 말을 들어야 했다.

 

창과 나는 학교를 가야 한다.

그런데 꽁은 온종일 바둑판과 씨름을 하고 있어 그것이 문제였고  불공평했다.

하지만 창과 나는, 그 불평을 입 밖으로 말한 일은 없었다.

 

그리고 또 나는 창에게도 '면도날' 을 갈았다.

창은 바둑책이 있었는데, 얌체처럼 자기 혼자만 보며 빌려 주지 않은 때문이다.

오랜 옛날 책이라 손때가 꼬장꼬장 했는데, 당시는 구하기 어려운 귀한 책이었다.

 

다른 친구들은 모르지만, 나는 친척인데도 빌려 주지 않다니....!

이유는 물론 경쟁 때문이지만, 그렇더라도 나한테까지 그럴 수가 있단 말인가?

난 두번 다시 그 책을 빌려 달라고 하지 않았다.

 

사실 별 것도 아닌 헌 바둑책 한권.

그것이 결국 창과 나 사이에, 평생을 건 오기와 고집 싸움의 단초가 된 샘이다.

물론 창과 내가 서로 터 놓고 게임하자 한 것은 아니지만....

 

그 때 난 중3, 창은 고1.

바둑 때문에 시작된 고집 싸움은, 나의 고교 졸업 때까지 계속되었다.

다른 친구들도 물론 바둑을 두었지만, 우리 셋을 당할 자는 아무도 없었다.

 

창과의 싸움은, 창이 대학을 서울로 가면서 일시 중단.

하지만 다음에 만날 때를 대비하여 게으름을 부려선 절대 안 되는 일.

난 꽁과 1년을 더 싸우다 입대했는데, 그로서 청소년기의 1라운드는 일단 끝.

 

그 경쟁은 제대후 사회생할로 이어졌다.

바둑은 기본적인 의무이고, 사회생활 또한 그 연장선으로 본 것이다.

다른 친구는 몰라도, 창에게 진다는 건 내가 나를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게 자존심만으로 되는 일이던가?

창은 서울로 시집간 큰 누나집에 머물면서, 필요한 도움을 다 받고 있었다.

나에겐 무척 힘든 취직도, 창은 누나가 있어 별 어려움이 없는 듯 했다.

 

여하튼 나는 모든 것을 혼자 해결했다.

창은 직장이 마음에 안 든다며, 몇달씩 놀아도 문제가 없었지만.

내가 만일 그랬다가는, 하숙집에서 쫒겨 날 것은 필연지사.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매우 충격적인 일이.....

난 창과 서울에서 같이 살았지만, 실로 오랜만에 만나 한판 두게 되었는데. 

어쩐 일인지 그는 전 보다 훨씬 강해져서, 난 도무지 상대가 되지 않았다.

 

내가 계속 일하는 동안에, 창은 바둑만 둔 것이 틀림 없었다.

두판을 연거푸 형편 없이 패했으니, 더 두고 싶은 마음이 있겠는가?

모처럼 만남이라 같이 식사라도 해야 했지만, 난 급한 약속 핑게를 대고 혜어졌다.

 

그리고 뜬눈으로 꼬박 새면서, 어떻게 하면 창을 꺾을 수 있을까?

계속 일 하면서 바둑을 둘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지금부터 열심히 한다 해도, 창과의 격차를 좁히기가 좀처럼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창 역시 계속 둘 것이 뻔하기 때문.

그러면 나는 창보다 두배 이상 노력을 해야만 겨우 따라 붙는 정도일 터.

내가 창을 제치고 앞서려면, 3배 이상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당시 나의 여건은 어림 없었다.

그래서 자주 만나자고 말은 했지만, 그후 오랜기간 연락을 끊고 지냈다.

만나면 바둑을 둬야 하는데, 실력을 키우지 않은 이상 거듭 개망신이 뻔하기 때문.

댓글 6

박요한·2006. 8. 10. 오후 5:06:40

재미있네요. 저도 바둑 삼사급됩니다.ㅎㅎㅎ 어떤 분이실까? 실화 같은데...??!!

金光泰·2006. 8. 10. 오후 5:46:43

"별"형님의 실화입니다... 요한 형님은 "외로운 별 형님"을 모르시네요...? ^-^

와론 별·2006. 8. 11. 오후 7:52:22

박요한님이 3~4급 되신다고요..^^ 그럼 이 글이 이해가 되고 실감이 나시겠지요. 근데 지금 그 기력을 유지하고 계시는지요? 아님 옛날을 말씀 하시는건지요?

박요한·2006. 8. 12. 오전 10:02:13

가끔 야후 Go에서 9줄 바둑을 즐겨 둡니다만..이젠 한 10급으로 빠구하였을 겁니다. ㅎㅎㅎ 그래도 기분은 아직 이창호나 서봉수쯤은 정도 이지요. ㅋㅋㅋ 실례... 외로운 별 형님이 누구실까? 제가 아는 분인것 같기는 한데... 갸웃 갸웃??

박요한·2006. 8. 12. 오전 10:05:45

저도 책보고 배운 바둑입니다. 초반 정석은 제일 세지요. 근데 뒤로가면 갈수록 어려움을 느끼지요... 이기고 싶은 욕심이 바글바글 해야 하는데... 정신이 가물가물해지면 기분나는 대로 두거든요. 정석정도에서는 틀림없이 서봉수 이창호 명인에게도 손색이 없습니다. 일본 홍인보 들의 책으로 달달 외운 것이니까요...큭큭ㅋ...^^*

외론 별·2006. 8. 12. 오후 9:16:29

음음! 책으로 배운 바둑이시라구여... 거 별로 무십지 않을 듯.. @@~ 암수 몇개면 와르르~~지여..^^ 바둑은 신앙 게시판과 반대로, 잔뜩 흐린 흙탕과 진구렁탕에서 육박전을 하면서 배워야, 뚝심도 있고 뱃짱도 생기지요..^^ 요는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배운 후 정석으로 다듬는 기간을 또 거칠 때...그러면 또 헷갈리게 되어 있으므로 그것이 안정되면 비로서 고수반열에 들어 가게 됩니다..허억?? 지금 제가 뭔 소리를 혔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