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일본에 얽힌 단상^^*
† 찬미 예수님
그렇습니다.
저의 초등시절 교육은, 허구헌날 반공이었고 멸공이었습니다.
교실 벽면에 붙인 그림과 표어들 모두가, '상기하자 6,25' '잊지 말자 북괴 남침' 들로 도배했었지요....
그에 대해 무엇인가 외우라 하는 것들도 많았고.....
그리고 왜놈들에 대해 어른들은.
놈들 그래도 일 하나 만큼은 야무졌어....뭘 만들더라도 적당히 라는 건 아예 없었으니까...
그 놈들이 우리한테 그랬지...날일(일당)을 주면 장승될까 겁나고, 우께(도급) 주면 죽을까 겁난다고....
놈들은 그렇게 우리를 비웃은 건데, 사실이 그러니 그에 대해선 우린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어!
그 당시 어른들은, 일본말(주로 물건 이름들)을 자연스레 많이 썼는데.
학교 선생님까지 일본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었으니, 별로 배움이 없으신 동네 어르신들이야.....
어느면에서는, 일제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것도 같았습니다.
왜냐면 해방후 정치가들이 매일 정권 싸움만 하다가, 참혹한 6,25를 당해 더욱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해방이 되었다지만 국민들은 역시 배 고팠고, 일제시대라면 전쟁은 없었을테니 그게 더 나앗다는....
그러다 보니 전쟁으로 반일 극일은 뒷전이 되고, 그 후유증과 상처 때문에 정신이 없었던 것입니다.
당시는 시골 면서기들까지, 모두 일본유학 아니면 그들 치하에서 공부한 사람들 뿐이었는데.
정부에서 몇몇분들이 반일을 외쳤지만, 전국의 공무원들 모두가 다 그런 사람들이라 소용 없었습니다.
일본에 피해 보다는 덕을 크게 본 그들이, 사실상 전국 곳곳의 행정기관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절은, 그들이 아니면 지방행정이 돌아 갈 수도 없었습니다.
그들만이 유일한 배운자들이었으므로, 어수선한 행정제도를 악용하여 치부도 많이 했습니다.
내 어렸을 때 잘 사는 학생 부모들 거의 모두가, 일본인에게 빌 붙어 살았던 그 부류들이었으니까요.
오늘날 늦었지만, 일제 잔제 청소를 한다고 합니다만.
그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지만, 그 일이 결코 쉽지 않은 이유가 그에 있다고 전 생각합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하리라 생각되는데, 제가 자란 지역 부자들은 모두 그들에게 충성했던 자들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농사꾼 보다 잘 살았고, 그 덕분에 남들 못하는 교육을 많이 받아 공무원이 된 것이구요.
그리고 일본의 축소지향이란 문제에 대해, 전 조금 다르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이어령 선생 그분은, 일제치하에서 공부했던 학자이니 일본의 여러가지를 오죽 잘 알았을까마는...
따라서 저의 이것은 좁은 소견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여하튼 저는 그들의 내면에, 무사들의 근검절약 정신이 깊숙히 자리한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원거리 전쟁 즉, 정벌이나 토벌전에는, 불필요한 크기와 낭비적 요소들은 최소로 제한함이 유리합니다.
게다가 무엇 보다도 막대한 군비 때문에, 호사스런 생활이나 사치를 극도로 자제함을 당연시 했습니다.
그것이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武家의 전통으로 굳어졌고, 무사들의 기본 정신으로 정착된 것입니다.
그들 사회는 무사가 최고 신분이었으며, 검소한 생활을 해도 존경 받는데는 아무 문제 없었습니다.
그래서 무사들을 흉내내고 싶었던 상민들에게 크게 영향을 주었다고 저는 봅니다.
무사들 생활의 여러가지에 있어, 적의 공격과 침략 방지에 따른 문제들은 무엇이든 아끼지 않았지만.
그와 관련 없는 것들은 최대한 절약했으며, 작게 줄여서 낭비와 기동성에 도움이 되도록 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그들의 주거 형태 즉 가옥이 그렇습니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생활을 하면서, 크고 좋은 집을 지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언제라도 적의 공격을 받아 불 타거나 버려도 그리 아깝지 않은 정도의 집에서 살면 되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왕이면 사는 날까지는 생활에 편리하게, 실용적으로 짖고자 했습니다.
즉, 외형도 가능한 무사의 체면이 서게 그럴사 하게, 그리고 간편하면서도 효율성을 찾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상민들도, 상류층의 무사들 그것을 모방하여 따르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물론 다른 큰 요인들이 있었겠지만, 오늘 그들의 그런 성향에 그 점들이 크게 영향을 끼쳤다고 봅니다.
그리고 몇백년 계속된 전란은, 목재와 철재등 기타 여러 자원들을 대량으로 필요로 했습니다.
그 때문에 최대한 절약을 하면서도, 결과 또는 효과를 극대화 시키고자 많은 노력을 한 것입니다.
그들은 또 단체 행동에 익숙한데, 그 역시 그들 특유 군사문화의 한 부분이므로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인사성 밝은 것도, 역시 엄격한 군사 문화에 기인하는 것이라 생각되며.
그리고 무사들은, 자신과 가문의 명예를 목숨보다도 더 소중히 여겼습니다.
그래서 사소한 오해도 원치 않아 하여, 항상 상대에게 친절히 하고 확인에 또 확인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생소한 무사들의 할복(割腹).
우리의 사고와 개념으로는, 그들의 그것을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할복은, 진정으로 목숨바쳐 충성하겠다는 의리와 지조가 없으면, 흉내조차 내기 어려운 행위입니다.
무사들은 자신의 목숨을, 그가 믿고 따르고 충성하는 주군(主君)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그렇듯이 목숨을 바쳤을 때, 그 주군이 자신의 가족들을 끝까지 보호해 주리라고 믿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 주인은, 그에 대한 의리를 지켜 그들이 바란 그대로 해 주려고 노력한 것은 물론입니다.
할복은 몇가지 형태가 있는데, 전쟁에 패하거나 기타의 잘못으로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할복과.
어떤 이유든, 본인으로선 억울하게 죽어야 할 경우, 대개가 분사(憤死) 할복을 합니다.
또 자신이 목숨 바쳐 섬기던 주군이 죽을 때, 저승길 동반을 위한 순사(殉死) 할복도 있습니다.
보통 할복은, 작은 칼을 한 두번 자신의 배에 찔러 넣으면, 곧 다른이가 큰 칼로 뒤에서 목을 칩니다.
저승길 순사 할복도 그와 같으며 , 목을 칠 때 머리가 바닥에 떨어지지 않고 꺾어 지도록 해야 합니다.
분사 할복은 엑스(X)자로 배를 스스로 가르고, 쏟아지는 창자를 자신의 손으로 움켜 쥐는 경우도...
일본과의 비교에서 축구는 그렇다 하고, 바둑 이야기를 잠시 한다면.
그들의 특이점은, 어떤 한 분야마다 대대로 가문을 이어가는 특징이 있음은 모두가 아는 일입니다.
이를테면, 어떤 한 분야의 장인(匠人)가문으로 대를 이어가는 그것인데, 그들의 바둑도 그렇습니다.
그들 중세의 막부시대부터, 쇼군들은 장인 가문들을 존중해 주었으며 바둑도 그랬습니다.
그리고 바둑에서는, 본인방 수책(本人坊 秀策) 가문이 매우 유명합니다.
그는 당대 쇼군의 사범이기도 했는데, 그 제자들이 가문을 이루어, 오늘까지 이어 오고 있다던가....?
일본 바둑의 기풍(棋風)은, 무사들의 정직함을 닮아, 치사스런 꼼수 같은 수는 절대 두지 않았습니다.
설령 그 바둑을 지더라도, 점잖치 못한 수는 두지 않는 것이 그들의 기도(棋道) 정신입니다.
요즘의 일본은 그렇지 않다고 들었습니다만, 여하튼 그런 전통을 근래까지 지켜 온 것으로 전 압니다.
하지만 우리 한국 바둑은, 그들의 그것을 무시하여 어떻게든 무조건 이기는 수를 두어 왔습니다.
전 그들의 관련 글을 올리면서, 그들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 일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도 많이 변하여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만.....
아무튼 적절한 국가정책과, 그에 임하는 경영자 또, 전 직원들이 혼연일체가 되면 안될 일이 없습니다.
오래전 그들은 그렇게 가고 있었을 때, 우리는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의 격차가 생긴 것입니다.
이상이 제가 알고 있는 그들의 한 부분이고 단면입니다.
전 그렇다고 그들을 찬양하거나 비호하고 싶지는 않으며, 나름으로 객관적으로 본 것 뿐입니다.
그래서 같은 일을 놓고서도, 저의 시각과 다른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요.
다만 한가지 제가 꼭 하고 싶은 말은,
그들은 그렇게 잘살고 있는 나라임에도, 모든 것에 절약 또 절약이지 흥청망청이 절대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들 보다 훨씬 못한데도, 낭비적이며 기분 내키는 대로 마구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일본과 우리의 현실을 비유한다면,
대단히 송구스럽지만, 우리의 이 행위는 졸부들의 바로 그것이므로, 분명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는 졸부들을 비웃으면서도, 정작 국제무대에서 졸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민족의 자존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무조건적 배타적인 태도는 진정한 자존이 아닐 것입니다.
그 중요한 자존을 우리는 어떻게, 또 어떤 방법으로 지켜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전 생각합니다.
댓글 2
늘 새로운 아이디어 저와 다른 의견을 보며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별님.
그런데 현세에서 그나마 일본을 따라 잡으려 노력하고 또 그럴 가능성이 있는 나라는 오직 우리 한국 밖에 없다...는 말씀, 전 그에 동감하며 우리가 언젠가는 기필코 해 내리라 믿습니다. 다만.. 현재의 우리 상황을 위기라 생각하여, 한단계 도약을 위해 전 국민들이 노력하지 않는 한, 그런 지도력을 발휘할 인물이 나타나지 않는 한, 그들을 따라 잡기는 요원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