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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철거 위기 서울 가좌동본당 홍성남 신부, 기자간담회서 현 재개발 정책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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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남 신부(오른쪽)가 뉴타운 사업 철거로 기능을 잃어가고 있는 가좌동성당 인근 시장 골목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둘러보고 있다. 영세상인들은 길 한쪽에서 여전히 장사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
"재건축이나 뉴타운 사업 등 재개발 관련 사업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갈라놓으며, 오직 '돈'이라는 기준에 따라 모든 것이 움직이는 반 인간ㆍ반 사회적 정책입니다."
가재울 뉴타운 사업으로 강제철거 위기의 성당을 보전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서울 가좌동본당 홍성남 주임신부는 이렇게 재개발 정책을 비판했다.
10일 성당에서 재개발 정책의 문제점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연 홍 신부는 그동안 겪은 경험으로 볼 때 "재개발 사업은 돈 있는 사람을 부르고, 서민을 내쫓는 비인간적 정책이라는 것을 실감했다"며 온 국민이 재개발에 대한 공동체적 문제의식을 느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전 국민이 뉴타운과 재개발로 문제를 겪고 있다고 상상해보라는 홍 신부는 "용산참사 사건이 다른 지역 주민에게는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적어도 우리 신자들만이라도 재개발 사업이 얼마나 인간성을 황폐하게 하는 일인지 깨달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홍 신부는 "조합 측과 일부 주민들이 성당에 찾아와 협박하거나, 성당이 돈 욕심 때문에 버티고 있다고 헛소문을 퍼트리는 등 같은 사람 말이 시시때때로 바뀌는 바람에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됐다"며 "사람에게 사랑을 베풀어야 할 사제가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된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홍 신부는 "시청이나 구청 등 각 지자체가 재건축이나 뉴타운 관련 사업을 유치하려 혈안이 돼 있는 것은 결국 세수 확보를 위한 것이 아니냐"며 "그런 사업은 주민, 특히 서민을 위한 정책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재개발은 실적과 세수확보를 위한 정책이며, 주민 7~8%만이 재개발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을 뿐 나머지는 시외로 밀려나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는 것이 이 분야 전문가 지적이라고 덧붙였다.
홍 신부는 또 "갈 곳이 없어 떠나지 못하는 주민 집의 비어있는 옆집을 허물고 불까지 질러 공포분위기를 조성해 주민들을 쫓아내는 것은 관련 사업자들이 돈 때문에 그런 게 아니냐"며 '돈이 되는 일은 무엇이든 한다'는 식의 유물론적 사고방식을 특히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개발 지역에서는 '행정적 무책임' 현상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많은 주민이 제대로 보상도 받지 못하고 강제 철거당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홍 신부는 "조합 측의 비리 등 문제가 생기면 주민을 법적으로 보호할 수 없게 되고, 구청이나 지역구 의원, 시청도 주민의 실질적 문제에는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영성심리상담을 전공한 홍 신부는 "영성심리학적 관점에서 볼 때도 재개발을 추진하는 이들은 자기애적 욕구(재개발)를 위해 타인(서민)을 도구로 쓴다는 점에서 윤리적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으며, 교회는 당연히 이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서울을 아름답고 쾌적하며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것은 찬성하지만 가난한 이들을 홀대하는 지금의 밀어붙이기식 재개발은 용납할 수 없다"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서민을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합 측은 최근 부동산 인도 청구소송을 취하하겠다며 취하서와 함께 사과문을 가좌동성당에 보내왔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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