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령 기침소리에 푸르게 깨어나는 처녀여!

2008. 7. 4. 오후 4:06:04

글자

섬진강

섬진처녀는....

맑게 행군 물옷 밖으로

허옇게 드러난 저 부드러운 살빛

대숲 청 머리카락, 푸른 솔 치맛자락으로

부끄럼 가린 섬진처녀를

봄바람은 무슨 심사 저리 심통을,

 

청매 백매향 씻어 슴배어든 맑은 몸

갱 조개 참게는 간지럼 까르르 토하게 하고

지리(智理)백운(白雲)풀어 헤친 더벅머리 숫총각들

쌍심지 육 탐(肉貪)눈 힐끔힐끔 내려다보는...

숲 속 정령들도 오르랑 내리랑 섬진에 목욕하는가

 

그치지 않은 세월을 얼마나 그래 왔을까

섬진처녀는, 그래도 투정 없이 아래로 아래로

가슴에 담아 어머니 품에 실어 내리고 내리는

구름도 바람도 산 그림자까지 품었다가

산신령 기침소리에 푸르게 깨어나는 처녀여!

 

나의 섬진이여∼....

…………………………………………………………

섬진강을 따라 백운산쪽,

산들은 마루금을 하늘에 그어놓고

또 무엇을 기다리고 무엇을 토해내는가,

언제 봐도 섬진처녀 모래 살빛은

물안개 속 푸른 대밭과 푸른 솔을 둘러

김 머리카락이나 치맛자락으로

부끄러운 살을 가리려 하지만

봄바람은 자꾸만 걷어 젖히려 심술을 부리고,

매향(梅香)과 강물은 푸르게 흘러

다시 처녀의 나신을 가리고 또 덮는다.

 

쫓비산은 비를 쫓고 매화향으로.... 김영욱의 산행일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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