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사람 / 그는 - 정호승 시

2004. 11. 16. 오후 10: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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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배경음악: 백만송이 장미 - 심수봉 노래)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시)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무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그는 (정호승 시)

 

그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조용히 나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때

묵묵히 무릎을 끓고

나를 위해 울며 기도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내 더러운 운명의 길가에 서성대다가

드디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그는 가만히 내 곁에 누워 나의 죽음이 된 사람이었다

아무도 나의 주검을 씻어주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촛불을 끄고 돌아가버렸을 때

그는 고요히 바다가 되어 나를 씻어준 사람이었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자를 사랑하는

기다리기 전에 이미 나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전에 이미 나를 기다린

댓글 2

  • 2004년 11월 17일 오후 10:10

    그늘이 필요한 사람은 저에게 오세요. 제가 표면적이 좀 되어서 그늘은 좀 있습니다.

  • 2004년 11월 20일 오전 1:28

    기쁨도 눈물 없시는 진정한 기쁨을 못 느끼지요. 동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