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취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입니다.
<마태 12,50>
침묵이 강요되던 시절 우리는 함께 모여 자유와 평화를 목말라하면서
함께 울고 함께 외쳤습니다. 그때 우리는 종교, 지역, 학력, 연령, 지위,
신분의 차이를 넘어 모두가 한 민족 구성원임을 깊이 자각했습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창립 20주년 기념회의(1994년 9월24일)
를 통해 그 동안의 삶과 증언을 성찰하고 과연 오늘의 교회가 제자리에
서 있는가를 반성하면서 그 이론적 정립과 종합을 위하여 연구원 설립
을 추진하기로 하였습니다.
민족의 삶, 우리의 현실 속에서 교회는 과연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이것은 20여년의 독재정권의 질곡 속에서 우리가 늘 고민해왔던 물음
입니다. 우리 사제들은 소박한 마음으로 예수의 십자가 죽음을 새롭게
응시하면서 쫓기고 있는 학생들, 고문당하고 투옥당하는 젊은이들,
자식 때문에 울고 있는 어머니들 모습 속에서 시대의 아들 예수와
눈물의 어머니 마리아를 읽고 확인했습니다.
고통의 현장, 역사의 자리가 바로 교회가 있어야 할 자리임을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수많은 시민, 학생, 뜻있는 양심적 지성인들과 함께
우리는 세상 한복판에서 자유를 염원하며 가장 아름다운 현장의 미사,
민족의 미사를 올린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극적인 전환의 계기가 있기 마련입니다. 감동의 체험,
감격의 시간 말입니다. 이러한 삶이 예술적 작품을 이루는 영감인
것입니다. 종교도, 신학도 한가지입니다. 아니, 종교는 바로 체험의
전승입니다. 우리는 선조들의 고귀한 삶, 순교자들의 얼 그리고 자유와
인권회복을 위하여 목숨 바쳤던 선구자들의 치열한 삶을 후학들에게
전승해야겠습니다. 고귀한 체험의 전승이 곧 믿음이며 민족의 얼,
민족의 정기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교회의 쇄신을 꾀하며 성직자, 수도자, 신도 등
모두를 위한 교재 발간과 연구 작업을 펼치고 현실적 삶과 정보교환을
종합하여 교육, 강의, 대화모임 등을 통해 새로운 교회상을 정립할 것
입니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교회, 인격적 만남과 새로운 문화 창달이 가능한
교회, 민족과 함께 민족 속에 태어나는 새로운 교회를 지향하고자 합니다.
이 연구원 사업을 위해 사랑과 정성으로 함께 해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