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인간 탄생 안된다

2001. 2. 23. 오전 9: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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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평화신문 2/25(일) 3면 <사설>

 

  혹시 하고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되고 있다. 캐나다의 종교집단 ’라엘리안 무브먼트’의 지원을 받는 과학자들이 숨진 아기의 체세포를 이용해 올 연말까지 세계 최초로 복제인간을 탄생시키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들 과학자들이 속한 ’클로네이드’라는 회사는 이미 숨진 아이의 부모로부터 100만달러를 받고 극비리에 이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위적으로 인간생명을 조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제는 인간생명 자체를 복제하려는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이 같은 인간생명 복제 사업은 즉각 폐지돼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한다. 인간생명의 기원은 오직 하느님에게 있으며 하느님만이 생명의 주관자이시기 때문이다. 이를 외면한 채 인간이 인간생명 자체를 탄생시키려 한다면 그것은 현대의 바벨탑을 쌓는 일에 다름아니다.

  비록 하느님을 믿지 않는 이들이라 할지라도 이성을 가진 인간이라면 인간 생명을 복제한다는 것이 얼마나 부모하며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지는 불 보듯이 뻔하게 알 수 있다. 인간이 인간 생명을 마음대로 조작하고 만들어내는 그 순간부터 이성과 자유를 가진 인간의 존엄성은 그지없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힘있고 기술있는 이들만이 인간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교회가 인간을 창조주의 모상으로 보면서 인간 존엄성을 그토록 강조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인간복제 사업은 외계로부터 온 과학자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간을 탄생시켰다고 믿는 종교 집단의 지원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성을 도외시하는 종교는 결코 참다운 종교라고 할 수 없으며,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지 않는 인간은 그 자신이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세계 보건 기구와 유네스코는 이미 1997년에 인간 복제를 결코 허용할 수 없다는 결의안을 만장 일치로 채택한 바 있다. 이 결의에 따라서 국제 기구들은 물론 전세계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 인간 복제라는 이 끔찍한 사업에 폐기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인간 생명을 비롯해 유전자 조작 연구에 관한 엄격한 윤리 헌장을 제정해 강력히 시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무릇 과학 기술은 인간을 위해 봉사하는 수단일 따름이다. 아기를 갖고 싶다고, 돈을 벌고 싶다고 또는 질병을 치료하고 생명을 연장시키겠다고 지고의 목적이 돼야 할 인간 자체를 수단으로 전락시킬 때 인류는 파멸을 초래할 것이다. 바벨탑의 교훈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인간 복제로 새로운 바벨탑을 쌓아 올릴 것인가. 바로 지금이 인간 지성과 양심의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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