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바라는 것 당신의 크신 자비뿐이오이다[성 아우구스티노 주교의 ‘고백록’에서]

2026. 5. 28. 오전 12:51:44

글자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의 ‘고백록’에서(Lib. 10,26-29. 40: CCL 27,174-176)

내 바라는 것 당신의 크신 자비뿐이오이다

당신을 알려면 어디서 뵈어야 되리이까? 내가 알기 전에는 내 기억에 계시지 아니하였음이니이다. 그러하오면 내가 주님을 뵈옵고 아는 데는 바로 내 위, 당신 안이 아니고 어디이리까? 그러나 “곳”이 아니오이다.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하는 것은 우리일 뿐, “곳”이 아니오이다.

아하, 진리이시여, 어디든지 당신께 묻는 자들 앞에 계시와 사람이 저마다 다른 것을 물어도 한꺼번에 대답을 주시나이다. 당신은 밝게 대답하시건만 사람이 다 밝게 듣지는 아니합니다. 사람마다 제 마음대로 묻기는 하여도 제 마음대로 항상 듣는 것은 아니오이다. 제 하고 싶은 것을 당신께 듣기보다 당신께 들은 바를 하고 싶어 하는 그 종이야말로 충직한 종이니이다.

늦게야 님을 사랑했습니다. 이렇듯 오랜, 이렇듯 새로운 아름다움이시여, 늦게야 당신을 사랑했삽나이다. 내 안에 님이 계시거늘, 나는 밖에서, 나 밖에서 님을 찾아 당신의 아리따운 피조물 속으로 더러운 몸을 쑤셔 넣었사오니! 님은 나와 같이 계시건만 나는 님과 같이 아니 있었나이다. 당신 안에 있잖으면 존재조차 없을 것들이 이 몸을 붙들고 님에게서 멀리했나이다. 부르시고 지르시는 소리로 절벽이던 내 귀를 트이시고, 비추시고 밝히시사 눈 멀음을 쫓으시니, 향내음 풍기실 제 나는 맡고 님 그리며, 님 한번 맛본 뒤로 기갈 더욱 느끼옵고, 님이 한번 만지시매 위 없는 기쁨에 마음이 살라지나이다.

고스란한 나, 님과 하나 되면 고생도 쓰라림도 다시 없고, 님으로 찬 내 목숨은 사는 것! 님으로 가득 차야 가벼이 뜨는 것을, 아직 내 차지 못하여 스스로 짐이 되는 것. 울어야 할 즐거움이 기뻐해야 할 슬픔과 겨루고 있으니 승리가 어느 쪽에 있는지 모를 일. 나쁜 슬픔과 좋은 기쁨이 서로 싸우고 있으니 어느 쪽이 이길는지 나는 모르는 일. 가엾은 나를,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가엾은 나, 보소서, 상처를 감추지 않고 있사오니 - 나는 병자, 당신은 의사, 나는 가엾은 몸, 당신은 가엾이 여기는 분이시니이다. 지상의 인간생활이 시련 아니면 무엇이오리까? 귀찮고 어려운 일을 뉘라서 좋아하리이까만 좋아는 못할 망정 참으라심이 당신의 분부이니 참기를 즐겨 한다 쳐도 참는 그것을 좋아하는 이 아무도 없삽나이다. 참기를 즐겨 해도 참을 것이 없기를 더욱 바라기 때문입니다. 역경 중에 순경을 바라듯 순경 중엔 역경이 올까 두려워하는 것, 이 두 가지 중에 어느 중간이 있어 인간 생활이 시련 아닌 곳이 어디 있나이까. 한번 두번 저주스러운 것 세상의 순경이로소이다. 역경이 올까 두렵고, 즐거움이 다할까 저어하나니! 두번 세번 저주스러운 것은 세상의 역경이오이다. 순경을 구차스러이 바라고, 역경 그것이 모질고, 참을성이 꺾일까 두려우니! 결국 사람이 세상에 산다는 것, 끊임없는 시련이 아니고 무엇이오니까. 이제 내 바라는 것 당신의 크신 자비뿐이오니이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오늘의 말씀 묵상

목록 전체보기 →
하느님의 법은 다양합니다[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의 ‘욥기 주해’에서]26.05.28조회 122026년5월28일-소바르의 충고[욥기에 의한 독서]26.05.28조회 10내 바라는 것 당신의 크신 자비뿐이오이다[성 아우구스티노 주교의 ‘고백록’에서]26.05.28조회 112026년5월27일-욥이 삶에 지쳐 하느님께 부르짖다[욥기에 의한 독서]26.05.28조회 11주님 안에서 항상 기뻐하십시오[성 아우구스티노 주교의 강론에서]26.05.26조회 122026년5월26일- 원로들의 믿음의 싸움 [사도 바오로가 디모테오에게 보낸 첫째 편지에 의한 독서]26.05.26조회 12교회의 어머니 마리아 [거룩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제3회기를 마치며 한 복자 바오로 6세 교황의 훈화에서]26.05.26조회 152026년5월25일- 평화의 왕이신 임마누엘 [예언자 이사야에 의한 독서]26.05.26조회 11성령을 보내심 [성 이레네오 주교의 저서 ‘이단자를 거슬러’에서]26.05.24조회 102026년5월24일- 하느님의 영으로 사는 사람은 누구나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사도 바오로가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에 의한 독서]26.05.24조회 10하나인 교회는 일치된 가운데 각가지 외국어로 말합니다 [6세기 아프리카의 어느 교부의 강론에서]26.05.23조회 142026년5월23일- 진리 안에서 걸읍시다 [사도 요한의 셋째 편지에 의한 독서]26.05.23조회 17그리스도 안에서의 아버지의 선물 [성 힐라리오 주교의 ‘삼위일체론’에서]26.05.22조회 142026년5월22일- 그리스도의 교훈을 지키는 사람은 하느님 아버지와 그 아들을 함께 모시는 것입니다 [사도 요한의 둘째 편지에 의한 독서]26.05.22조회 13내가 떠나가지 않으면 협조자가 오시지 않을 것이다 [알렉산드리아의 성 치릴로 주교의 ‘요한 복음 주해’에서]26.05.21조회 112026년5월21일- 죄인들을 위한 기도 [사도 요한의 첫째 편지에 의한 독서]26.05.21조회 12성령을 교회에 보내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에서]26.05.21조회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