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뵈옴으로 흡족하오리다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의 강론에서]

2024. 1. 5. 오후 11:4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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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아우구스티노 주교의 강론에서 (Sermo 194,3-4: PL 38,1016-1017)

말씀을 뵈옴으로 흡족하오리다

그리스도 안에 감추어져 있고 그분의 육신의 가난 속에 숨겨져 있는 지혜와 지식의 온갖 보화를 다 알 수 있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그리스도는 부요하셨지만 우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셨습니다. 또 가난해지심으로써 우리는 부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리스도는 죽을 운명에 놓여 있는 육신을 취하여 죽음을 겪으셨을 때 인간 상태의 가난 속에 나타나셨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이렇게 하실 때 당신이 지니신 부요를 잃거나 누구에게 빼앗긴 일이 없으시고 장차 그것을 우리에게 드러내 보이시기로 약속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서 감추어 두시고 희망하는 이들에게 베풀어 주시는 그 인자하심은 얼마나 큽니까! 우리의 현재 지식은 완전한 것이 나타날 때까지는 불완전하고 부분적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완전한 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느님으로서 아버지와 같으신 그리스도께서는 종의 신분을 취하셔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시고 하느님의 모습을 따라 우리를 개혁시키십니다. 하느님의 외아드님께서는 몸소 사람의 아들이 되심으로 인간의 많은 자녀들을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셨습니다. 보이는 종의 모습을 취하심으로 종인 우리를 양육하시고 자유인의 신분을 우리에게 나누어 주심으로 하느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주셨습니다.

“우리는 이제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우리가 장차 어떻게 될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리스도와 같은 사람이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때에는 우리가 그리스도의 참 모습을 뵙겠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위에서 말한 그 지혜와 지식의 온갖 보화와 하느님께서 지니고 계신 그 부요함은 우리를 부요하게 하기 위해서 마련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또 하느님의 크나큰 그 자비하심도 우리를 흡족히 채워 주기 위해서 마련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성서는 말해 줍니다. “주님, 저희에게 아버지를 뵙게 하여 주시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시편 16편에서는 우리와 같은 사람이 되신 분이 우리를 대신하여 하느님께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나는 당신 영광을 뵈옴으로 흡족하오리이다.” 이 말씀을 하시는 그분과 아버지는 하나이십니다. 그분을 보는 사람은 역시 아버지를 보는 것입니다. “만군의 주님이야말로 영광의 임금이십니다.” 그분은 우리를 당신께로 돌아서게 하시고 당신 얼굴을 보여 주실 것입니다. 그때 우리는 구원되고 충만하게 되며 만족을 누릴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일이 일어날 때까지 즉 그분이 우리를 충만케 하실 것을 보여 주시고 또 우리가 그분의 생명의 샘에서 흡족히 마실 수 있게 될 때까지, 우리가 그분에게서 떨어져 유배지에서 믿음 안에서 거니는 동안 즉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르며 표현할 수 없는 열정으로 주님의 아름다운 모습을 애타게 보고 싶어하는 동안 종의 모습을 취하셔서 이 세상에 오신 분의 탄생을 열렬한 마음으로 경축하도록 합시다.

태양이 뜨기 전 영원으로부터 아버지에게서 태어나신 그분을 아직 보지 못한다면, 한밤중에 동정녀에게서 탄생하신 그분께로 나아가도록 하고, 또한 해가 뜨기 전 영원으로부터 계신 분을 아직 알아보지 못한다면 “환한 가운데 당신 장막을 마련하신 분”을 알아보도록 합시다.

그리고 아버지 안에 계시는 외아드님을 아직 보지 못한다면 “신방에서 나오는 신랑”을 기억토록 하고, 아버지의 잔치를 맞이할 준비가 아직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구유로 나아가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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