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3월 24일 사순 제 2주간 목요일:저에게 다섯 형제가 있는데
아무개·2011. 3. 24. 오후 11:22:44
엄마가 꼭 이맘때쯤 수술을 받으셨더랬죠. 대장암. 다행히 초기에 발견되었고 수술후의 경과는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골수 미신쟁이 였던 엄마는 지금은 대세를 받으시고 놀라울 만큼 그분에게 가까이서 계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시 봄이 오고 있는 수난기간, 도련님이 아프시다는 연락을 새벽에 받았습니다. 역시나 대장암, 하지만 이미 4기이고 간 뿐만 아니라 뇌, 임파선까지의 전이가 의심된다고 합니다. 수술도 불가능하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저희가 할수 있는 일은 기도밖에 없습니다. 도련님은 당근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지 못합니다. 빨리 직장에 복귀해야 하는데.. 하고 걱정만 하고 있더라죠.
그이가 도련님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막둥아, 너 성당 다녀봐라..
도련님은 그이에게, 뭐, 하늘 나라 빨리 가라고? 하면서 웃더랍니다.
이 녀석아, 하늘나라 빨리 가라고 성당 가라는 거 아냐..
누나 따라서 절에나 다닐까 생각하고 있는데..
절..도 좋지만 성당에 다녀봐.. 나는 참 좋더라. 누나로부터 이야기 들었냐? 나는 완전히 푹 빠졌어, 하느님에게.. 많은 위로와 힘이 된다는 것을 내가 보장하니까, 한번 나가봐.. 어?
뭐 형이 그렇게 말한다면 그래 볼께..
동생의 병으로 거의 매일 어린 애처럼 울던 그이는 마음을 조금 놓았습니다.
오늘 나자로에 대한 이야길 읽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늘 나라에 가신 울 아빠가 나자로처럼 엄마를 가엾이 여겨 하느님에게 부탁해 울 엄마에게 어떤 말씀을 하셨던 건 아닐까. 하늘나라에 가신 울 시엄머니, 혼자 남은 도련님을 가장 많이 염려하셨던 울 시엄마가 하느님에게 울 도련님을 위해 하느님께 어떤 말씀을 하셨던 건 아닐까. 마음 약한 하느님이 그분들의 청을 거절하지 못하시고 말이지.. 물론 울 착한 아빠와 울 마음 착한 시어머니는 나자로와 달리 고통스러운 곳에 계시지 않을 것이라고 믿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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