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갈치찌개

2012. 2. 8. 오후 6: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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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갈치찌개

“아버지, 어버이날인데 찾아뵙지도 못하고…….
 죄송해요.”

“그런 말 말어. 니가 부친 돈만으로도 이 아비는 맘에 걸리고 자꾸 눈물이 나는디…….”

아마도 손사래를 치며 말씀하실, 그 늙으신 부모님 모습을 생각하니 목이 메었다.

나무껍질 같은 손, 흰머리와 주름진 얼굴 위로 검버섯이 가득한 나의 어머니아버지.
힘겹게 지은 농산물들을 자식들에게 다 보내 주고도 더 보내 줄 게 없을까 노심초사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은 항상 내 맘을 아리게 한다.

다음 날, 다시 전화를 드렸다. 외식을 하셨냐는 내 말에 아버지가 대답하셨다.

“그려, 옛날부터 갈치찌개가 참 먹고 싶었는디 딸이 보내 준 돈으로
어제저녁에 니 엄마랑 가서 사 먹었다.”

“고기라도 사 드시지 무슨 갈치찌개를 드셨어요?”

“아녀, 고기는 무슨…. 내가 갈치찌개를 참 좋아허잖냐. 어찌나 맛있던지.”

잠시 후, 엄마가 전화 속에서 말씀하셨다.

“니 아버지 어제저녁 갈치찌개 먹으면서 또 눈물바람 허셨다.
당신은 자식들 덕분에 이런 맛난 것도 먹어 보는디
니 할아버지는 이런 것도 못 먹어 보고 돌아가셨다면서 말이다.”

아버지는 여섯 살 때 할머니를 여의셨다.
그런데 열 살 때 할아버지마저 사고로 몸져누우셨기에 동생들의 부모 노릇을 하면서 어렵게 사셨다.
어느 겨울, 병이 점점 깊어 가던 할아버지는 아버지에게 갈치찌개를 한 번 먹는 게 소원이라고 말씀하셨다.
없는 살림에 갈치를 구한다는 것은 불가능했기에, 아버지는 몰래 울고 또 우셨다.
그리고 혹독한 추위에 산으로 땔감을 구하러 갔다 어둠 속에서 길을 잃어,
할아버지의 임종도 지키지 못했다고 하셨다.

그것이 한이 되어, 아버지는 지금도 갈치찌개만 보면 눈물을 흘리신다.
할아버지 제삿날에는 잊지 않고 갈치찌개를 한가운데에 놓으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이젠 알 것만 같다.

“아버지, 이젠 그 한 잊으시고 부디 아버지 건강부터 챙기세요.
아버지, 사랑해요.”

 -이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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