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 이상원
친구여
나이가 무엇인지
삶의 모서리에
아프게
가슴을 찧었는데도
터져 나오던
신음 소리가
외로움처럼
저절로 잦아들더라
젊은 날의
눈부시던 말들도
녹슬어 삭아 스러지고
삶에 부대끼며
닳아 헤진 몇 마디 말조차
하나 둘
목구멍으로 숨어든다.
아파도
사는 일이 다 그렇다며
아무 말없이
늘 허허롭게 웃던
그리운 친구여
이제서야
새 떠난 둥지처럼
흔적만 남기는 세월을
작은 가슴으로
말하는 법 배우고
여명 사이로
찾아온 오늘이
기쁨의
선물임을 깨닫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