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교수님의 칼럼] 노인의 충고

2015. 11. 5. 오전 7: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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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0(토) - 노인의 충고 - (2607)

 

젊은이가 노인에게 충고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인생을 살아본 경험이 별로 없기 때문에!

그러나 늙은이는, 대단한 인물이 아니라고 해도, 할 말이 있습니다.

늙은이의 말을 귀담아 들어두면 젊은이들의 삶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리라 나는 믿습니다.

중국의 대학자 주희 선생의 가르침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소년이로학난성(少年易老學難成)
일촌광음불가경(一寸光陰不可輕)
젊은이 늙기 쉽고 학문 대성하기 어려워
일분일초도 가볍게 여기지 말라

많은 젊은이들이 이 시를 읽어본 경험은 있겠지만 그 뜻을 분명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나는 내가 젊었을 때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것을 늙어서 지금 후회합니다. 주어진 시간에 놀지 말고 열심히 노력했다면 아마 불어와 독일어를 오늘 영어를 아는 만큼 알고 또 십분 활용할 수 있었을 텐데 게을러서 놀기만 하다가 오늘에 이르렀으니 후회가 막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헌을 찾아서 읽고 참조를 하는데 영어만 잘 하면 아무 지장이 없다는 선배들의 말은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나는 오늘 그 말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젊은 후배들에게 외국어 한두 가지는 필수이니 그리 알라고 당부하게 됩니다. 늙어서 외국어를 익히는 일은 열 배 더 힘이 드는 일이니 젊어서 하지 않으면 한평생 못하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젊은이들에게 꼭 일러주고 싶은 말은 이것입니다. 인생과 세월의 속도가 지금은 adagio이지만 곧 allegro가 됩니다. 50만 넘으면 세월은 흐르지 않고 점프합니다. 50은 이듬해 55가 되고 그 다음 해에는 60이 됩니다. 60은 70으로 직행합니다. 70에서부터는 눈만 한번 깜빡하면 (일순간) 한해가 갑니다. 그런 느낌이 든다는 말입니다.

젊음도 사랑도 알고 보면 ‘별것’ 아닙니다. 한 단만 올라가서 내려다보면 특히 남녀의 사랑은 철없는 ‘불장난’에 지나지 않습니다. 괴테의 작품의 주인공 베르테르를 부러워하지 마세요. 그 작품에서 실연한 베르테르는 자살했지만 작가 괴테는 나이 80을 넘게 되기까지 살고 또 살면서 인생을 마음껏 즐긴 것이 사실입니다.

젊은이여, 아직도 봄인 줄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미각지당춘초몽(未覺池塘春草夢)
계전오엽이추성(階前梧葉已秋聲)
연못가의 봄풀은 아직도 봄날의 꿈속
계단 앞 오동나무 잎에는 가을바람

젊은이들이여, 분발하라!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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