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에서(단상).
사람들은 흔히
물이 맑으면
고기가 모여들지 않는 것 같이
사람도 너무 맑으면
그 곁에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 말의 속내가
피할 수 없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적당히 흐려 있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 것이고
아울러 힘든 세상 헤쳐나가기 위한 임시방편으로써
옳지 않은 일도 할 수 있는
그러한 융통성이 필요하다는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되도록 맑을수록 좋다는 생각이 든다.
어둠이 빛을 이겨낼 수 없듯
흐림이 맑음을 이겨낼 수 없거니와
삶에 있어서
예외가 원칙이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흙탕물이 들어와도
함께 흘러가면서 다시 맑아지며
세상 만물의 생명을 지탱해 주는 늘 깨어있는 물처럼
맑은 마음은
모든 것이 경제논리로 따져지는 沒價値의 현상 속에서
우리들 스스로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게 할 뿐만 아니라
그 세상에 삶의 가치를 부여하고 지탱해 준다.
맑은 물 속에서는
깨끗한 고기가 살기 마련이고
맑은 마음의 샘물에서는
惻隱, 羞惡, 辭讓, 是非之心이 솟아나오기 마련이다.
계곡을
흐르는 물이
자꾸 맑아지라 한다.
이레네오.
계곡에서(단상).
2008. 5. 30. 오후 7:48:13
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