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이 살아있는 세상]

2010. 12. 26. 오전 11:17:00

글자
[삶의 모든 어려움을 하느님 안에서]
 
 
*마태 2,13-15. 19-23
 
 
주일학교 3학년 교리반 선생님이 혼인성사에 대해서 여러가지를 설명하고 학생들에게 물었습니다.
"결혼제도를 누가 만드셨나요?"
"하느님 께서요"
"네, 맞습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는 이 결혼을 어디에서 제정하셨을까요?"
"에덴동산에서요"
"그렇지요. 그럼 이제 좀 어려울텐데, 하느님께서는 어떤말씀으로 이 결혼을 제정하셨을까요?"
침묵이 흐른 뒤 말썽꾸러기 요셉이 손을 치켜들며 큰 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네,선생님. '너와 여자 사이에 원수를 맺어 주노라!'는 말씀으로요!"
 
 
웃음이 나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우리 가정의 현실을 꼬집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전쟁터에 나갈 때는 한 번 기도하고, 바다에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며, 결혼할 때는 세 번 기도한다"는
옛 러시아 속담이 있듯이 결혼을 하여 일생을 산다는 것은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나 풍랑이 몰아치는 바다에 나가는 것 못지않게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사는 우리들에게 교회는 이상적인 가정으로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을 제시합니ㅏㄷ.
그런데 성가정을 떠올리면 따를 엄두가 쉽게 나지 않습니다. 요셉이나 마리아의 성품에 훨씬 못 미치는
우리가 어떻게 성가정을 본받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생각해보면 그 어떠한 가정보다도 어려움이 많았던 가정이 성가정입니다.
가장인 요셉의 직업은 목수였습니다. 가난하고 힘이 없던 요셉은 아내의 해산날이 다가왔는데도 변변한 방 하나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어머니 마리아 또한 기구한 일생을 사셨던 분입니다. 그 시대에 처녀의 몸으로 잉태를 했지요. 돌에 맞아 죽을위험에 처했고, 약혼자가 부정한 여인으로 오해하여 파혼하기로 마음을 먹었을 뿐 아니라 아이를 동물들이나 머무는 마구간에서 낳아야 했습니다. 남편도 먼저 떠나가고 홀어미로 자식 하나를 키웠는데 그 자식 또한 장성하고도 장가를 못가고 허구한 날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욕이나 먹고 결국 큰일을 저지르고 말지요. 사형수의 어머니가 되어 아들의 죽음의 길을 같이 걸어갈 수 밖에 없었던 여인이 성모 마리아였습니다. 말 그대로 한 많은 여인이었지요.
아들 예수는 또 어떻습니까? 서른이 넘도록 장가도 못가고 이렇다 할 직업도 없었습니다. 몸바쳐 사랑했던 열두 명의 제자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죽음의 길로 내몰렸던 사람이 예수님이었지요. 이렇게 세상의 문제란 문제는 다 안고 살았던 가정이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이었습니다.
 
 
이 가정이 어떻게 성가정이 되었을 까요?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이 분들은 삶의 모든 어려움을 하느님 안에서 해결했습니다. 처녀 마리아는 잉태 소식에 당황했지만 주님의 뜻이라는 전갈을 받은 후에는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하고 그대로 받아들였지요. 요셉 역시 파혼하기로 마음먹었다가 주님의 천사가 성령으로 말미암은 잉태라고 알려주자 바로 받아들였습니다. 이렇게 많은 문제를 하느님 안에서 승화시키며 사셨던 분들이 성가정을 만드셨습니다. 예수님은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모든 어려움들을, 심지어 죽음까지도 하느님 안에서 풀어 가셨습니다.
 
 
신자인 우리는 어떻습니까? 우리는 영세 받을때 하느님을 우리 삶의 중심에 모시겠다고 분명히 고백했고. 집집마다 제일 잘 보이는 곳에 십자가를 모셔 놓았습니다. 우리 가정의 가장이 예수님이시라는 무언의 고백이지요. 또 성모 마리아를 본받겠다고 방마다 크고 작은 성모님을 모셔 놓았습니다. 그런데 부부싸움을 할 때 성모마리아가 보입니까? 십자가를 보십니까? 모셔 놓은 것을 기억조차 하지 못하지요. 십자가의 성상에는 거미줄이 붙고 먼지가 쌓여갈 뿐입니다.
 
 
다시 시작해야 됩니다. 우리 삶의 중심이 하느님이 되셔야 합니다. 오늘 성가정 축일을 지내는 우리에게 하느님께서는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을 가정의 모범으로 제시해 주셨습니다. 우리 가정의 중심은 하느님이어야 하고, 우리 삶의 중심 또한 하느님이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이기양 신부님+
 

댓글 6

  • 2010년 12월 26일 오전 11:19

    결혼제도....'너와 여자 사이에 원수를 맺어 주노라'.....ㅋㅋㅋㅋㅋ

  • 2010년 12월 26일 오전 11:25

    "전쟁터에 나갈 때는 한 번 기도하고, 바다에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며, 결혼할 때는 세 번 기도한다"..ㅎㅎㅎ

  • 2010년 12월 26일 오전 11:25

    "그 어떠한 가정보다도 어려움이 많았던 가정이 성가정입니다"...이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말 큰 위로가 될 듯 싶은.....

  • 2010년 12월 26일 오전 11:26

    마리아의 순명,요셉의 순명,예수님의 순명이...그 어려운 가정을 '성가정'으로 만드셨다는....오늘의 강론말씀은..참으로 많은 부분이 가슴이 와닿습니다.....

  • 2010년 12월 27일 오전 10:00

    다시 시작해야 됩니다....우리 삶의 중심이 하느님이 되셔야 합니다....

  • 2011년 1월 1일 오전 12:12

    매일 묵주기도 지향에...성가정을 이루게 해달라...하는데~~맞다..성가정이 쉽지는 않지?? 그건..우리 삶의 중심이 하느님이 되셔야 되기때문인것을....그래서 어려운게야~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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