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나는 떠난다!

2000. 8. 29. 오후 8:01:42

글자

드디어 드디어 휴가를 떠납니다.

긴 여름을 견디고 나서,

선선한 바람을 타고 떠나려고 늦게 잡은 휴가였습니다.

날씨가 다시 더워져서, 계획했던 것과는 달라졌지만

마지막 더위를 즐기는 마음으로 저는 떠납니다.

 

오늘은 종일, 미적미적했던 일들을 처리했습니다.

귀찮았던 자료 정리를 했고

미술부에 넘길 원고를 다 넘겼습니다.

한 번에 보내려고 미루었던 우편물들도 몽땅 부치고

책상 위에 쌓여 있던 책들을 싸고

서랍을 정리하고

필요없는 교정지는 모두 묶어서 내 놓았습니다.

 

"소영 씨, 집 나가는 애 같아."

 

네, 집 나가는 마음입니다.

돌아와서는 아주 새로운 마음으로 일하고 싶어서 모든 것을 정리했습니다.

 

떠나는 마음이 이렇군요.

며칠 전에 언덕을 바라보며 생각했던 것처럼,

떠날 때를 대비해서 미리미리 버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또 했습니다.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

제작년인가 출간된 책의 제목이지요.

문학적인 제목과는 달리,

현대 사회 처세술에 대한 책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쨌든 제목 한번 기막히지 않습니까?

제가 알기로 이 책의 원제는 "낯선 곳에선의 아침"이었을 겁니다.

 

저는 친구들과 1박 2일의 짧은 여행을 떠납니다.

요리를 잘 하는 친구와 사진을 잘 찍는 친구.

그리고 그런 친구들이 있어서 고맙고 미안한 저.

비록 짧고 단촐한 여행이지만,

그래서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랍니다.

 

아주 긴 여름이었습니다.

저는 8월에 떠나서 9월에 돌아오겠습니다.

모두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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