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흐르고 꽃피어난다
글 : 법 정 스님
<마태복음>에 이런 구절이 있다.
'들꽃이 어떻게 자라는가 살펴보아라.
그것들은 수고도 하지 않고 길쌈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온갖 영화를 누린 솔로몬도
이 꽃 한송이만큼 화려하게 차려 입지 못하였다.'
수고도 하지 않고 길쌈도 하지 않지만
그 모진 추위와 비바람과 뙤약볕에도 꺾이지 않고
묵묵히 참고 견뎌낸 그 인고의 의지가
선연한 꽃으로 피어난 것이다.
<소로우의 일기>에서 소로우는 이렇게 쓰고 있다.
'꽃의 매력 가운데 하나는 그에게 있는 아름다운 침묵이다.'
앞뒤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한바탕 쓸고 닦아냈다.
아침나절 맑은 햇살과 공기 그 자체가 신선한 연둣빛이다.
가슴 가득 연둣빛 햇살과 공기를 호흡한다.
내 몸에서도 연둣빛 싹이 나려는지 근질거린다.
새로 피어난 자작나무 어린잎이
살랑거리는 바람곁에 춤을 추고 있다.
개울물 소리는 장단을 맞추며 흐른다.
개울 건너에서 검은등뻐꾸기도 거들고 있다.
철쭉이 벼랑에서 수줍고 웃음을 머금고 있다.
이곳이 어디인가.
바로 극락정토 아니겠는가.
그윽한 즐거움이 깃드는 것,
물 흐르고 꽃 피어나는 바로 그곳이 극락정토 아니겠는가.
극락세계를 다른 말로 '한없이 맑고 투명한 땅無量淸淨土'
또 '연꽃이 간직된 땅蓮華藏世界'이라고 한다.
아, 하늘과 땅 사이에 물 흐르고 꽃 피어난다.
『 홀로사는 즐거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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