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돼지를 잡는 백정에게는 평민조차도 얕잡아 보던 시절,
한 마을에 사는 김참봉과 송참봉이 박가 성을 쓰는 백정에게 고기를 사러 갔다.
먼저 김 참봉이 고기를 주문했다.
“어이, 백정! 고기 한 근 달거라!”
백정은 아니꼬운 듯 대답도 않고 고깃덩이 중에서 제일 질긴 부분을 에누리 없이 싹둑 잘라 내밀었다.
이번에는 송참봉이 고기를 주문했다.
“이보시게, 박서방! 나도 한 근만 싸 주시게”
“네이, 그럽지요.”
백정은 기분 좋게 대답하고는 고깃덩이 중에서 제일 맛있는 부분을 듬뿍 잘라 종이에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김참봉이 화를 버럭 내며 따졌다.
“이 못된 백정놈아!
같은 한 근인데 어째서 이 양반에게는 내 것보다 고기도 좋고 양도 곱절이나 많이 주느냐?”
그러자 백정이 말했다.
“네. 그야 김참봉님 고기는 백정놈이 자른 것이고, 송참봉님께 드린 고기는 박서방이 잘랐으니 그럽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