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만 주교의 성모님 이야기

2010. 5. 26. 오전 11: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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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만 주교의 성모님 이야기]

(1) 성모님 향한 남다른 사랑

 

가톨릭교회는 왜 성모님을 공경하고 있으며, 얼마나 성모님을 공경할까. 교회 전례력을 보면 성모님에 관한 성월이 많다. 5월은 성모 성월, 10월은 묵주기도 성월, 1년 중 두달이 성모님과 관련된 성월이다. 교황 바오로 6세는 「마리아 공경」이라는 권고에서 "그리스도 다음으로 가장 높고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자리를 차지하시는 그 분의 위치를 분명하게 드러내야 하는 원칙을 따르고 있다"(28항)고 밝혔다. 성모님에 대한 교회의 공경은 사실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2000년 역사라 해도 틀리지 않다. 복음서들이 초기교회 그리스도 공동체가 어떻게 성모님을 공경했는지를 잘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요한복음 19장을 보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 아래 사랑하는 제자 요한과 그의 어머니가 함께 있었다. (예수는) "이는 내 사랑하는 어머니이시다" "어머니, 당신의 아들입니다"라고 말하는데 그때부터 요한은 성모님을 자기 집에 모셨다고 했다.

 로마 카타콤바에 가면 2000년 전에 그려진 성모님 그림을 벽화로 볼 수 있다. 그 시대에도 성모님에 대한 공경이 이뤄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교회에서도 성모공경은 남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많은 순교자들은 성모님에 대한 신심이 굉장히 강했다. 묵주기도를 바치는 매괴회가 설립돼 있었고, 교우들이 자신을 성모님의 종으로 바치고 특별한 보호를 구하는 성의회도 초창기에 설립됐다.

 제2대 조선교구장 앵베르 주교가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를 조선교회 수호성인으로 정해줄 것을 교황청에 요청했을 때, 교황 그레고리오 16세는 1841년 8월 22일 성 요셉과 함께 성모 마리아를 조선교구의 수호성인으로 승인해 주셨다. 이전까지 수호성인은 요셉이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도 성모신심이 남달랐다. 신부님이 당신 스승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라파엘호를 타고 중국으로 가다 풍랑을 만났지만 성모님께 전구해 살아남은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1846년 우리나라에는 성모성심회가 설립된다. 1898년 명동성당이 원죄 없이 잉태된 성모님을 수호자로 성모님께 봉헌된다. 1953년 3월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인 푸른 군대가 우리나라에 진출했고, 그해 5월 레지오 마리애가 우리나라에 들어온다. 1954년 성모님의 원죄 없으신 잉태 선포 1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다시 성모님께 봉헌된다.

 

 

---- 정리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

 

조규만 주교의 성모님 이야기는 평화방송 라디오(105.3MHz)에서

매 주일 오후 6시 5분부터 7시까지 방송됩니다.

 

 

 

[조규만 주교의 성모님 이야기]

(2) 성모님 공경, 다 이유가 있다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활동하는 남녀 수도회를 보면 성모님과 관련된 수도회가 많다. 마리스타 교육 수도회, 노틀담 수녀회, 로사리오 성모 도미니코 수도회, 마리아 수녀회, 마리아의 딸 수녀회, 메리놀 수녀회,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수도회 명칭을 통해 가톨릭 신자들이 성모님을 얼마만큼 존경하고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가톨릭교회가 성모 마리아를 공경하는 이유가 뭘까.

 교황 바오로 6세는 교황권고 「마리아 공경」에서 말씀하신다.

 "마리아 공경이 거룩한 예배에서 매우 숭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룩한 예배는 하느님 백성이 수행해야 할 첫째가는 과업입니다. 교회가 영과 진리 안에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을 흠숭하고 하느님의 모친 복되신 마리아를 비범한 애정으로 공경하며 순교자 및 다른 성인들을 경건하게 기념하는 이 전례를 보다 합당하게 부흥시키기 위해 본인은 앞으로 열과 성을 다할 것입니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신심이 발전되기를 바라는 이유는 이 신심이 교회의 참된 신심이기 때문입니다."

 가톨릭교회는 하느님 흠숭과 성인 공경을 구분한다. 하느님에게는 흠숭지례(欽崇之禮)를, 성모님에게는 상경지례(上敬之禮), 성인에게는 공경지례(恭敬之禮)로 구분한다. 흠숭과 상경, 공경을 어떻게 구분할까. 개신교 신자들이 볼 때 하느님을 흠숭하고 성모님을 공경하는 것이 잘 구별되지 않아 천주교를 '마리아교'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교리서에서 하느님을 흠숭하는 것과 성인들을 공경하는 것을 분명히 구별한다. 우리는 하느님께 "이렇게 해주십시오"하고 청한다. 그러나 성모님과 성인에게는 "우리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한다. 우리는 성모님께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성모님과 함께 하느님께 기도하는 것이다. 성모님과 성인이 우리를 위해 기도를 전구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가톨릭신자 중에 성모님 공경이 지나쳐 오히려 하느님보다 성모님을 더 신뢰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가 훌륭한 어른을 공경하는 일은 당연하다. 하지만 우상숭배처럼 성모님을 신성화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성모님을 공경해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많은 신자들이 성모님을 좋아하고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는 신학적 용어로, 센수스 피델리움(Sensus fidelium)이라고 하는데, 신자들의 신앙감을 말한다. 신학적 근거로서 교회 전통과 이성적 논리가 있지만 신자들의 느낌도 신학적 근거가 된다. 모든 신자들이 느끼는 것은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예수님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분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공경하는 것은 당연하다.

 셋째, 성지 중의 성지이기 때문이다. 성모님의 태중이야말로 예수님이 지나간 흔적이자, 성지이다.

 넷째, 성모님은 모범적인 신앙인이기 때문이다. 성모님만큼 당신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른 사람은 없다.

 마지막으로 성모님을 공경하는 일이 옳다는 것을 성경이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 정리=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조규만 주교의 성모님 이야기]

 (3) 성모님께 맞는 공경 드려야

개신교는 왜 그토록 성모 마리아 공경을 반대하는지, 가톨릭과는 개신교는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자. 개신교는 교파가 많다. 가톨릭을 보는 개신교의 시각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가톨릭은 이단이며, 그리스도교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보수적 정통 개신교가 그렇다. 두 번째는 가톨릭이 개신교와 많이 다르기는 하지만 이단으로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세 번째는 가톨릭은 이단이 아닐 뿐 아니라 개신교와 형제지간이며, 큰집이나 마찬가지라고 보는 관점이다. 보수적 개신교단이 가톨릭을 이단시하는 것은 가톨릭이 개신교와 다른 신을 믿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성모 마리아를 예수 그리스도처럼 신격화하고 숭배한다는 것이다. 성경에 없는 교리를 가톨릭이 임의로 만들었다는 비판이다. 개신교는 성모 마리아의 동정성, 천주의 모친성, 승천설, 원죄 없는 잉태 모두를 부정한다. 가톨릭이 성경과 성전(聖傳)을 인정하는 반면 개신교는 성경만을 인정하기에 이교리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따라서 개신교가 보기에 마리아 공경은 우상숭배일 뿐이다. 가톨릭교회가 마리아와 관련된 교리를 선포하는 데는 많은 세월이 필요했다. 431년 에페소공의회는 마리아가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선포했다. 마리아가 여신이어서가 아니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곧 하느님이기에 그리스도를 낳은 분은 당연히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는 것이다. 이후 1500여 년이 지난 1854년 교회는 성모 마리아께서 원죄 없이 잉태하심을, 1950년에는 성모 마리아께서 승천하셨음을 교리로 선포했다. 이처럼 마리아 관련 교리는 하루 아침에 확립된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논쟁을 거친 결과이다. 우리가 마리아를 공경한다고 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마리아의 옷자락으로 가려서는 안 된다. 우리가 믿는 신앙의 대상은 예수 그리스도다. 성모 마리아를 무시해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신격화해서도 안 된다. 동방박사가 예물을 드린 분은 아기 예수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성모 마리아가 공경을 받는 것은 동정녀라는 이유 때문만이 아니다. 동정으로 치자면 수도자들 모두가 동정이다. 또 단순히 죄 없는 삶을 살고, 승천했기 때문만도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고 반문하면서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하고 말씀하셨다. 마리아가 그리스도의 어머니인 것은 예수를 낳은 것도 낳은 것이지만 하느님 말씀을 듣고 온전히 따르는 신앙의 모범을 보인 분이기 때문이다. 몸으로뿐만 아니라 마음으로 어머니셨다. 마리아는 당신 자신만 순종한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예수께서 시키는 대로 하라고 말씀하셨다. 자신도 순종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순종하도록 이끄는 입장에 선 것이다. 모세가 하느님 말씀을 듣고 따르면서 백성들에게 하느님께 복종하라고 가르친 것처럼 성모 마리아도 먼저 순종하면서 다른 이들에게 순종할 것을 가르쳤다.

 성모님은 돌에 맞아 죽을 것을 각오하면서까지 하느님 말씀에 순종했다. 예수 그리스도가 승천한 후에는 제자들과 마음을 모아 기도에 힘썼다.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한 순간부터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그리고 돌아가신 후에도 하느님께 충실한 삶을 살았다. 성모님이야말로 일생에 단 한 번도 은총을 잃지 않았다. 마리아는 승천함으로써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의 미래를 보여줬다.

 

 

[평화신문 제1068호(2010.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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