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인의 시

2012. 12. 29. 오전 11:50:37

글자
독일 시 번역:김수환 추기경

이 세상에서 최상의 일은 무엇일까?/
기쁜 마음으로 나이를 먹고/
일하고 싶지만 쉬고/
말하고 싶지만 침묵하고/
실망스러워질 때 희망을 지니며/
공손히 마음 편히 내 십자가를 지자.//


젊은이가 힘차게 하느님의 길을 가는 것을 보아도 시기하지 않고/
남을 위하여 일하기보다/
겸손하게 다른 이의 도움을 받으며/
쇠약하여 이제 남에게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어도/
온유하고 친절한 마음을 잃지 않는 것.//


늙음의 무거운 짐은 하느님의 선물/
오랜 세월 때 묻은 마음을 이로써 마지막으로 닦는다.//


참된 고향으로 가기 위해/
자기를 이승에 잡아 두는 끈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 가는 것./
참으로 훌륭한 일이다.//


이리하여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면/
그것을 겸손하게 받아들이자./
하느님은 마지막으로 제일 좋은 것을 남겨 두신다./
그것은 기도이다.//


손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도 합장만은 끝까지 할 수 있다./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 하느님의 은총을 빌기 위해서//


모든 것이 다 끝나는/
임종의 머리맡에 하느님의 은총을 빌기 위해서//


모든 것이 다 끝나는/
임종의 머리맡에 하느님의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오너라, 나의 벗아. 나 너를 결코 잊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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