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서 곱게 삽시다.

2011. 2. 14. 오전 5:4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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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서 곱게 삽시다.

    글 : 이순정 수녀님 “말씀이 좋았습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본당에서 피정이나 특강을 마치고 나면 많은 교우들의 따뜻한 감사 인사를 받게 된다. 요즘은 이런 말씀들이 마음 안에 여운으로 오래도록 남는다. 옆방에 사시는 수녀님은 내부 사도직으로 원내(院內) 소임을 하신다. 정원 가꾸기, 보일러 관리, 물품관리 등 수녀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봄이 되면 커다란 화분을 곳곳에 놓고 꽃씨를 뿌리고, 넝쿨이 잘 자라는 나팔꽃을 창을 타고 올라가게 해서 삭막한 도심 속의 수녀원을 운치 있게 꾸미신다. “삶의 모습이 좋으십니다.” 말없이 희생하시는 수녀님을 대하면 마음으로부터 “모습이 아름다우세요.” 라는 인사를 하게 된다. 말을 하는 소임을 하고 있는 나는 말하는 나와 사는 내가 일치되지 않는 마음의 갈등을 겪을 때가 있다. 용서와 사랑, 관용을 말하면서 실천의 빈곤을 절감할 때 말하는 사람은 고독하다. 내 안에 십자가의 비움, 온유함이 아니라 인간적 힘이 자리할 때 사랑과 관용은 쉽지 않다. 수녀회 창립자이신 무아 방유룡 안드레아 신부님은 아름다운 영가로 깊은 가르침을 많이 남겨 주셨다. “사랑에서 태어나고 사랑위해 생겼으니 우리 본은 사랑이요, 목적도 사명도 사랑일세.” 사랑이신 예수님이 우리에게 사랑의 삶을 살아가도록 성령을 보내 주셨는데, 사랑의 말을 하라고 성령이 불혀 모양으로 사도들에게 내리셨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의 말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상해 주는 말이 아니라 부드럽고 온유한 사랑의 말을 해야 한다고 당부하셨다. 사람은 자기 안에 없는 것을 내어 놓을 수가 없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마태 7,18)는 말씀과 같다. 지난해 가을 연중피정을, 전 안동 교구장이신 두봉 주교님께서 지도해 주셨다. 수도자는 세상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 말씀에 깊이 젖어서 사랑의 말, 생명의 말을 하는 사람임을 강조하셨다. 그리고 미사를 마치실 때마다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곱게 삽시다”를 파견 말씀으로 주시는데 특별히 ‘고옵게’를 길고 힘 있게 하셨다. 자애로운 아버지의 사랑으로 세상을 닮지 말고 ‘곱게’ 살라고 하신 말씀이 가슴에 따뜻함으로 남아 있다. 우리의 역할이 무엇이든지 자연스럽고 곱게 사는 것이 평화를 나누는 삶이 될 것이다. 성령송가의 구절들이 새롭게 마음에 울려 온다. ‘오소서 성령님, 주님의 빛 그 빛살을 하늘에서 내리소서. 주님 도움 없으시면 저희 삶 그 모든 것 해로운 것 뿐이리라. 허물들은 씻어주고 메마른 땅 물주시고 병든 것 고치소서. 굳은 맘 풀어주고 차디찬 맘 데우시고 빗나간 길 바루소서.’ “하느님은 폭풍우 속에, 지진과 불속에 계시지 않았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소리로 찾아 오셨다.” (열왕기상 19,11-13) -의정부 교구 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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