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시상식

고은상

2009. 12. 3. 오전 12:38:57

 

[제13회 한국가톨릭학술상]

 본상수상자  김승혜 수녀

본상 심사평


동양사상에서 진리·영성 통찰

이 책은 저자 김승혜 수녀가 여성 수도자 신분으로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교수직을 27년간 수행하고 정년을 맞던 무렵 출간된 저서다.  저자는 이 기간 동안 여러 동아시아 종교들에 담긴 형이상학적인 통찰과 지혜의 의미를 심도 있게 천착해왔다. 같은 문화 풍토 속에서 생활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정신 지평과 영성의 풍요와 심화를 도모하기 위해 투신하는 길을 한결같이 걸어온 것이다. 특히 이 책은 지난 2002년 출간된 「논어의 그리스도교적 이해」와 쌍벽을 이루는 역저다.  특히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을 서구사상의 전통에서만 바라보려고 하는 기존의 해석과는 달리, 이 책은 한국과 동아시아인들의 심성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사상의 하나인 ‘도덕경’을 그리스도교적 관점에서 심도 있게 해석했다는 점에서 참으로 가치가 높다. ‘칼럼’ 형식을 따라 노자의 전문가가 아니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체로 쓰였으며, 그가 4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도덕경에 관해 깊이 연구하고 묵상한 것이 녹아들어 있다.


저자는 동양 고전의 백미 노자의 ‘도덕경’에서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약자들이 비참하게 희생당하는 당대 사회와 생태계를 전반적 붕궤와 멸절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할 수 있는 모성적인 통찰과 지혜가 담겨 있음을 간파한다. 본문 전 81장을 5장씩 나눠 각기 그 의미와 연관된 그리스도교의 진리 내지는 영성 통찰의 의미를 종교 전문가의 정확한 시각으로 읽어간다.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도를 닦아 성인의 길로 나서도록 설득력 있게 초대하고 있다.


평자는 이 책과 함께 저자가 그동안 남긴 수다한 연구 결실들이 한국교회의 학문 수준을 괄목할만하게 향상시키고 발전시킨 업적으로 길이 남을 것으로 보아 수상작이 될 요건을 두루 구비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연구상 심사평

 

국내 첫 그리스도론 저술 의의

한국교회에서 출간된 ‘그리스도론’에 관한 서적들은 번역서가 대부분이었다. 그리스도론에 관한 서적들이 번역서가 주류를 이룬다는 사실은 아직까지도 한국교회가 우리 문화와 심성에 가까운 예수 그리스도를 가까이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다행히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성서학이 발달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러한 때에 박준양 신부의 수상작은 매우 특별한 가치를 갖는다. 특히 번역서 일변도의 그리스도론을 넘어 한국가톨릭 신학계에서 최초로 그리스도론을 저술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리스도에 대한 토착화적인 관점이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이에 대한 연구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다.


박 신부는 그리스도론을 ‘역사의 예수’와 ‘신앙의 그리스도’로 나눠 조화롭게 집필했다. 곧 현대 신학의 대안과 균형을 이루는 연구를 보여준 것이다. 전반부(1~8장)에서는 복음서의 내용을 중심으로 그리스도론의 기본적인 개념을 다양한 예를 들어 전달하고, 후반부(9~11장)에서는 전문적이고 이론적 관점에서 교의신학적 그리스도론의 흐름을 요약 정리한다. 구어체를 사용해 신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독자들을 배려한 점도 눈에 띈다. 독자들이 이 책을 굳이 처음부터 세세하게 읽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대목만 찾아서 읽으면 된다는 점도 독특한 특징이다.


박준양 신부의 저술은 신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이들의 전유물로 여겼던 그리스도론을 모든 신자들에게 개방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고, 척박한 한국 신학의 지평을 넓혔다는 점에서도 한국가톨릭학술상 연구상 수상작으로 부족함이 없다.

----------------------------------------------------------------------------------------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상을 받게 돼 아직까지도 기분이 얼떨떨합니다.”


「노자의 그리스도교적 이해」로 제13회 한국가톨릭학술상 본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승혜 수녀는 “공부하고 학생들 가르치고 글 쓰는 일을 했을 뿐 특별히 내세울 게 없다”며 “내게는 좀 과분한 상 같다”고 겸손해했다. 김 수녀는 지난해 여름 27년간 재직했던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직에서 물러나 그해 11월부터 6년 임기의 사랑의 씨튼 수녀회 미국 시카고총원 교육담당 이사로 활동해 왔다.


“「노자의 그리스도교적 이해」는 도교의 경전인「도덕경(道德經)」에다가 그리스도교적 누룩을 집어넣으면서 현대적 시각에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 책입니다. 「도덕경」은 우리에게 자연 안에서 자유와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르쳐 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학문입니다.”


1981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비교종교학박사 학위를 받은 김 수녀는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 종교간 대화의 산파 역할을 해왔다. 그는 “그리스도교 사상과 영성을 동아시아의 전통 안에 토착화 시키고 싶다는 열정 하나로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며 “지나온 세월 동안 ‘종교간 대화’와 ‘토착화’는 제 삶을 지탱해준 두 개의 발과 같았다”고 회고했다. 김 수녀는 미국에 5년 정도 더 머물며 씨튼연구원(www.setondialog.or.kr)이 펴낸 「유교의 시중과 그리스도교의 식별」, 「도교와 그리스도교」 등을 영어로 번역 출간할 계획이다. 또 동양 고전의 백미(白眉)라 불리는 논어와 노자, 주역 등을 그리스도교적 시각에서 풀어낸 책을 고전별로 잇따라 내고, 「중국 초기 종교사」도 발간할 예정이다.


“저도 어느새 ‘생명이란 참으로 하느님의 선물’이란 생각이 드는 나이가 됐습니다. 새벽에 성체 앞에 앉아 기도할 수 있는 힘을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남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언어의 겸손, 참고 기다리는 데서 누리는 시간의 향기, 자신을 다스리고 높이는 법을 알려주는 고전을 익히며 남은 시간도 수도자로서 정진해 나가겠습니다.”

김승혜수녀 약력

△1943년 출생

△1965년 2월 서강대학교 사학과 졸업

△1965년 3월 사랑의 씨튼 수녀회 입회

△1970년 2월 미국 마케트대학교 대학원 신학석사

△1970~73년 성요셉여자고등학교 교사

△1972년 2월 사랑의 씨튼 수녀회 종신서원

△1973~75년 가톨릭교리신학원 출강

△1975~81년 미국 하버드대학교 신학대학 비교종교학박사

△1981~2008년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교수

△1991~93년 한국종교학회 회장

△1993~2008년 씨튼연구원 원장

△1996~98년 한국도교문화학회 회장

△1998~2002년 사랑의 씨튼 수녀회 한국관구장

△2008년 11월~현재 사랑의 씨튼 수녀회 미국 시카고총원 교육담당 이사

▲저서-「The Righteous and the Sage」(서강대학교출판부/1985), 「종교학의 이해」(분도출판사/1986),「원시유교-유교의 뿌리를 찾아서」(지식의풍경/2001), 「동아시아 종교전통과 그리스도교의 만남」(영성생활/1999), 「논어의 그리스도교적 이해」(영성생활/2002), 「유교의 시중과 그리스도교의 식별」(바오로딸/2005)


▲공저-「선불교와 그리스도교」(바오로딸/1999), 「그리스도교와 무교」(바오로딸/1998), 「한국 신종교와 그리스도교」(바오로딸/2002), 「도교와 그리스도교」(바오로딸/2003), 「유다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의 순례」(바오로딸/2004), 「불교와 그리스도교의 수행」(바오로딸/2005),「동서양의 시각에서 본 성녀 엘리사벳 씨튼의 영성」(영성생활/2002), 「동서양의 시각에서 본 성 빈첸시오와 성녀 루이즈의 영성」(영성생활/2007) 등

--------------------------------------------------

 

연구상 박준양 신부


“신학의 대중화 노력 필요한 때”


“그동안의 노력들이 나름대로의 결실을 맺은 것 같아 기쁘고 행복합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격려의 선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한국가톨릭학술상 제7회 연구상 수상자로 선정된 박준양 신부(가톨릭대 신학대학 및 생명대학원 교수)는 “이번 수상작을 비롯한 ‘박준양 신부와 함께하는 신학여행’ 시리즈 여섯 권은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고 시작한 작업이었다”며 “집필에 매달려온 지난 3년은 하느님의 섭리와 은총을 깨달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박 신부는 지난 2006년부터 ‘신학의 대중화’에 천착해왔다. 대부분의 신학서적들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신자들로부터 외면 받는 현실이 안타까워서였다. 그는 “현대의 신자들은 감성적이며 감각적인 신학 서적을 선호한다”며 “특정 계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진 신학을 이제는 일반 신자들도 한발 더 가깝게 다가가도록 만드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박준양 신부와 함께하는 신학여행’ 시리즈는 박 신부 스스로 독자들과의 교감을 시도한 첫 작업이었다. “신학은 그리스도의 신비를 탐구하는 작업입니다. 신학에 대한 지성적 차원의 이해를 넘어 삶의 차원과 실존적 차원으로의 접근으로 인도하는 것, 바로 신학여행 시리즈가 지향하는 정점입니다.”


박 신부는 내년 상반기 「제8권-교회론, 하느님의 백성된 기쁨」과 하반기 「제6권-마리아론, 하느님의 어머니에 관한 묵상」 출간을 목표로 집필에 들어갔다. 신학여행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두 권이다. 이후에는 ‘성령론적 그리스도론’과 ‘신학적 해석학’ 등의 연구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은사이신 백민관 신부님과 같은 자리에서 상을 받게 돼 더욱 영광스럽습니다. 앞으로도 학자로서 열정을 다해 연구에 매진하며 한국교회의 학술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박준양 신부 약력

△1965년 출생

△1988년 가톨릭대학교 신학과 졸업

△1992년 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신학석사 및 서울대교구 사제서품

△1992~94년 서울대교구 세검정본당 및 청량리본당 보좌

△1995~2004년 교황청 그레고리오대학교 교의신학 신학석사 및 신학박사

△2004~05년 서울대교구 등촌1동본당 보좌

△2006년~현재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의신학 교수

△2007년~현재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신학위원회(OTC) 신학위원

△2008년~현재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 교수

△2009년~현재 신학과사상학회 편집위원장


▲논문-‘성령의 보편적 현존과 활동에 관한 식별-교의신학적 원리들’, ‘성경과 전승의 관계에 대한 해석학적-조직신학적 고찰’, ‘성령론적 그리스도론의 현대적 흐름과 쟁점-종교 다원주의 맥락에서’ 등 11편


▲번역서-「보편 공의회 문헌집 제2권 전편(공역)」(가톨릭출판사/2009)


▲저서-‘박준양 신부와 함께하는 신학 여행’ 시리즈 「제1권-삼위일체론, 그 사랑의 신비에 관하여」(생활성서사/2007), 「제2권-성령론, 그 신비로운 현존과 작용에 관하여」(생활성서사/2007), 「제3권-종말론, 영원한 생명을 향하여」(생활성서사/2007), 「제4권-창조론, 아름다운 세상의 회복을 꿈꾸며」(생활성서사/2008), 「제5권-은총론, 그 고귀한 선물에 관하여」(생활성서사/2008), 「제7권-그리스도론, 하느님 아드님의 드라마!」(생활성서사/2009)

--------------------------------------------------------

 특별공로상 백민관 신부

 

“후학 위해 우리말 백과사전 내”

“허허, 상은 내가 받는데 제자들이 더 기뻐하네요.”

제13회 한국가톨릭학술상 특별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된 백민관 신부(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는 수상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수많은 제자들을 빼고는 백 신부를 말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백 신부는 1952년 사제품을 받은 뒤 유학 생활과 4년의 본당 사목을 제외하고는 50여 년의 사제 생활 전부를 신학교 교수로 헌신했다. ‘아버지를 가르치고, 아들도 가르치고, 손자까지 가르친 스승’인 셈이다. 그는 지금도 일주일에 4시간씩 신학생들에게 라틴어를 가르친다.


수상작 「백과사전-가톨릭에 관한 모든 것」은 백 신부 개인적으로는 15년이란 긴 세월이 투자된 필생의 역작이자, 일생의 마지막 저술인 셈이다. 작업에 몰두하느라 눈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한쪽 눈을 실명할 정도로 혼신을 다한 대작업이었다. “후학들을 위해 우리말로 된 가톨릭 백과사전을 꼭 내고 싶었습니다. 평생을 신부로 살며 행복했는데, 하느님과 교회에 진 빚을 갚아야겠다는 마음뿐이었죠.”


그는 “백과사전을 볼 때마다 할 일을 했다는 자부심이 생긴다”며 “몸이 전부 다 망가지기 전에 사전 편찬 작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백 신부는 요즘 책을 거의 읽지 못한다. 남은 한쪽 눈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 그러나 전체적인 건강은 괜찮은 편이다. 하루의 주된 일과는 1만5000보 이상 걷기다. 신학교 마당과 운동장으로는 모자라 청계천도 걷고, 성북천도 걷는다고 했다.


“젊은 시절 제 별명이 ‘동키하테’였습니다. 겨울엔 스키, 여름엔 테니스란 뜻이죠. 이젠 나이 들어 그렇게는 못하지만, ‘걷기 운동’도 꽤 훌륭한 몸 관리 방법입니다.” 백 신부는 “평생 사제로 살게 해 주신 은총도 모자라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늘그막에 상도 내려주셨다”며 “건강이 허락된다면 남은 시간 동안 학자로서의 숙원 사업이었던 「라틴어 사전」 개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전했다.


백민관 신부 약력

△1927년 출생

△1951년 성신대학(현 가톨릭대학교) 신학과 졸업

△1952년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연구과 수료 및 서울대교구 사제서품

△1953년 군종

△1953~54년 서울대교구 가회동본당 주임

△1954~56년 성신중고등학교 교사

△1956년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조교수

△1956~1960년 벨기에 루뱅대학교 철학대학 철학석사

△1960~63년 프랑스 소르본대학교 박사과정 수료

△1963~94년 가톨릭대학교 교수

△1971~73년 가톨릭대학교 신학부장 겸 교무처장

△1973~76년 제9대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학장

△1983~85년 서울대교구 돈암동본당 주임

△1985~88년 제14대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학장

△2004년 은퇴(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


▲저서-「거 좀 읽어 봅시다」(가톨릭신문사/1994), 「또 좀 읽어 봅시다」(가톨릭신문사/1996), 「마저 좀 읽어 봅시다」(가톨릭신문사/1996), 「가톨릭 교리 교과서」(가톨릭출판사/1998), 「믿으며삽시다 고맙게삽시다 좋게삽시다(50과 교리)」(가톨릭출판사/1998), 「라틴어 교본-개정판」(가톨릭출판사/2007), 「백과사전-가톨릭에 관한 모든 것」(가톨릭대학교 출판부/2007) 등


▲공저-「라틴-한글 사전」(가톨릭대학교 출판부/1995), 「자유인의 슬픔-잠 못 이루는 이들을 위한 다섯 신부의 인생 묵상집」(제삼기획/1988) 등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