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 2 - 이제민신부

2005. 4. 12. 오전 7: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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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 2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날에 전통적으로 교회는 세례를 베푼다. 세례는 그리스도와 함께 죽
고 그리스도와 함께 새로 나는 것(요한 3,3)이기 때문이다. 바오로 사도는 말한다.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 예수와 하나가 된 우리는 이미 예수와 함께 죽었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과연
우리는 세례를 받고 죽어서 그분과 함께 묻혔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의 영광스
러운 능력으로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신 것처럼 우리도 새 생명을 얻어 살아가게
된 것입니다."(로마 6,3-4)

세례에는 성목요일에서 부활까지의 그리스도의 삶이 그대로 표현되어 있다. 세례를 받고자
하는 이는 "이는 내 몸이다. 받아먹어라"라는 그리스도의 말씀을 따라 자기를 내놓는 삶을
살고자 결심한다. 그런 삶을 살기 위해 세례를 받는다. 지금은 이마에 물을 붓는 예식으로
축소되었지만 초기에는 온몸을 물 속에 담갔다가 물 위로 올라왔다. 물에 잠기는 것은 그리
스도께서 죽고 묻히시어 지옥에 가셨음을 상징한다. 물에서 나오는 것은 곧 무덤에서 나오
는 것으로 부활의 삶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세례를 받는 사람은 물에 잠길 때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무덤에 묻힌 것이며 물에서 나올 때 새 생명으로 태어난 것이다. 영세한 자는 부
활의 삶을 사는 자들이다. 그리스도인은 부활을 자기 생명이 끝나는 뒤로 미루지 않고 지금
새 삶을, 부활의 사는 자다.

옛 교리서는 이 세례를 두고 말한다. "이 얼마나 기이하고 놀라운 상황인가? 우리는 실제로
죽지는 않았다. 실제로 묻히지도 않았고 실제로 십자가에 매달렸다가 다시 일어나지도 않았
다. 우리는 이런 것을 상징적으로 모방하였지만 구원은 실제로 받은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참으로 십자가에 매달리시고 참으로 묻히시고 참으로 일어나신 것이 우리에게 은총의 원천
이 되었다.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는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 그리스도를 옷 입듯 입은 사
람,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그리스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이 되게 하셨
다.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그리스도처럼 자기의 몸을 내놓는 것이기에 세례 받은 사람은 자기
것을 주장하지 않는다. 사도행전은 그들은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았기에 "가난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쓴다.(사도 4, 34) 달리 말하면 그들 가운데 부자는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내놓은 사람. 그로써 그리스도의 몸과 하나가 된 몸으로 사는 사람. 가진 것이 없는
사람. 부활을 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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