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본질 - "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소서."라고 기도하자
칼은 태어날 때부터 소경이었다. 칼이 어렸을 때, 어머니는 칼을 데리고 성당에 가곤 했는데, 어느 주일 미사 때 복음 말씀으로 소경인 바르티매오의 이야기가 나왔다. 이 이야기를 들은 칼은 심장이 터질듯이 뛰기 시작했다.
"나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물론이지. 예수님은 나도 고쳐 주실 수 있을 거야! 그래, 난 분명히 알아! 예수님은 분명히 하실 수 있어!'
그 날부터 칼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예수님께 기도를 드렸다.
오랜 세월동안 그렇게 기도를 하였어도 앞은 보이지 않았다. 칼은 마지막으로 온 마음을 다해서 간절하게 기도를 드렸다.
"예수님! 나는 앞을 보고 싶어요.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기도를 드렸지만, 당신은 내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았습니다. 이제 예수님은 내 기도를 들어 주시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렇찮다면, 내가 당신께 다시 기도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예수님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기도 드립니다. 예수님! 나는 앞을 보고 싶어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어떤 대가를 치르는 한이 있더라도, 어떤 일이 닥친다 해도, 나는 꼭 앞을 보고 싶어요, 예수님!"
어느 새 칼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가 몸을 일으키고, 눈꺼풀을 들어 올렸을 때, 아! 이렇게 놀라운 일이! 그는 이제 소경이 아니었다. 마침내, 하느님은 그의 기도를 들어 주신 것이다.
그는 기쁨에 넘쳐서, 잠시도 지체하지 않고 자신이 겪은 일을 모조리 털어놓았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입을 쩍 벌렸다.
하지만 단 한 사람, 남들과 다른 반응을 보인 사람이 있었다. 바로 훌륭한, 나이 많은 본당 신부였다.
"칼, 소직히 말하면 네가 드린 기도는 결코 기도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란다. 네가 무엇이길래 감히 하느님께 명령한단 말이냐? 또, 이렇게 말했다고? '어떤 수를 써서라도, 어떤일이 닥친다 해도, 꼭 앞을 보고 싶어요.'비록 육신의 눈은 떠졌지만, 그 대신 영혼의 눈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천성이 착하고 경건한 마음을 지닌 칼은 다시 한 번 무릎을 꿇고 속죄하는 심정으로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아 간절히 기도하였다.
"예수님, 저는 앞을 보고 싶어요. 주님, 당신은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저는 눈을 뜨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모든 것을 제가 원하는 대로가 아니라 당신께서 원하시는 대로 이루어 주시기 바랍니다. 제 뜻대로가 아니라, 당신의 뜻대로 하소서! 저는 눈을 뜨게 해달라고 기도드리지만, 그것을 제 영혼과 바꿀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오, 하느님! 제 자신을 당신의 손에 온전히 맡깁니다."
이렇게 기도 드리는 칼의 마음은 형언할 수 없는 평온함으로 가득찼으며, 큰 평화가 그의 온 존재에 스며들었다. 아주 오랫동안 그냥 그렇게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었다. 이윽고 그가 다시 눈을 뜨려고 했을 때, 그는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그는 다시 소경이 된 것이다.
하지만 칼은 완전히 자신을 하느님께 맡기고 지극히 평화로운 마음으로 이렇게 말했다.
"주님, 이제 저는 '볼 수'있습니다. 그 동안 제가 얼마나 '눈이 멀었었는지' 이제야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깨닫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주님."
그의 어머니는 이렇게 외쳤다.
"예수님, 제 기도를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눈이 멀었던' 내 아들이 이제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