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합니다. 그대들도 행복하세요.
“하늘에서 우리를 보고 계시죠? 지금 우리에게 축복해 주세요.” 2005년 4월 8일, 로마 성베드로 광장, 482위를 시성한 교황을 “이제 성인(SANTO SUBITO)” 이라고 외치는 400만 환호 속에 하늘나라로 전송했다.
나는 행복합니다. 그대들도 행복하세요. 라는 마지막 말을 남긴 교황은 2005년 4월 2일, 창문 밖에 묵주소리가 끝나는 순간, 창문 쪽을 오른팔을 들어올리며 강복하고 “아멘” 입술 모양을 취하고 숨을 거뒀다. 예수님이 자신을 통째로 십자가에 매달아 준 존재이듯, 교황도 “나를 따르라.” 하신 예수님처럼 모든 삶을 인류를 위해 죽기까지 내어 주었다.
▶ 129개국 사목 순방-1978년 11억 가톨릭 신자들의 지도자로 58세 교황은 27년간 지구를 29바퀴 돌 만큼 종교의 벽을 넘어 인간의 존엄·사회 정의를 지키려는 지칠 줄 모르는 노력으로 우리가 사는 세계를 바꾸었다.
▶ 위대한 평화의 사도-1979년 교황 취임 1년만에 공산 치하의 고국 폴란드를 방문, 수도 바르샤바 공항 활주로에 입을 맞춤으로써 마침내 자유화의 불을 댕겼다. 1980년 8월, 바웬사가 이끄는 ‘자유노조’ 지지를 선언했고, “두려워 말라. 구원의 힘으로 국가의 장벽, 경제와 정치체제의 장벽을 무너뜨려라”며 공산권 해체를 촉발했다. 폴란드 공산체제는 1년여 뒤 무너졌다. 불길처럼 번진 자유화의 물결은 동유럽 구체제의 붕괴로 이어졌다. 마침내 70년에 걸친 20세기 냉전의 종식을 가져왔다. 2003년 3월, 미국의 이라크 진격전은 종교전쟁으로 번질 수 있었으나, 미국 대통령에 맞서‘전쟁 반대’를 주장했다.“아직 평화를 위한 시간이 있다”고 호소했으며 끝내 전쟁을 막지 못했으나,‘종교전쟁’으로 비화를 막고 미국 대 이라크 간 대결로 인식시켰다. 폭력, 억압, 갈등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화해와 용서를 청했다.
▶ 하느님의 자비를 드러낸 지도자-가톨릭 교회가 과거의 잘못을 고해하고 참회한 용기있는 지도자였다. 중세 십자군 원정과 종교재판 및 유대인 박해를 공개 참회했다.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이를 복권시켰다. 또 다른 종교에도 ‘진리의 씨앗’이 있음을 인정했다. 1981년 터키 극우파의 총에 맞은 후 나흘 만에 의식이 깨어났을 때는 “내게 총을 쏜 형제를 위해 기도하자.”며 용서를 몸으로 실천하는 모습은 세계에 감동을 주었다.
▶ 위대한 휴머니스트-“인간에 대한 경탄, 그것을 일컬어 그리스도교라고 한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을 만큼 인간을 신앙의 중심에 놓았다. 생의 마지막 순간, 병세가 극도로 악화되면서도 인위적 생명 연장이 아니라, 고통이라는 십자가를 끝까지 짐으로써 교황은 죽음을 ‘형제’로 맞이한 아시시 성 프란치스코를 닮고자 했다.
▶ 한국에 대한 사랑-1984년, 1989년 두 차례의 방한을 잊을 수 없다. 84년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대회 및 순교 복자 103위 시성식(諡聖式)을 위해 내한했을 때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무릎을 꿇고 엎드려 “순교자의 땅, 순교자의 땅” 하며 입을 맞추던 모습은 어려움 속에서도 국가적 도약과 민주화를 이루려는 한국인들에게 큰 힘과 위안을 주었다.
▶ 요한 바울로 2세 시복 시성 절차 개시 - 2005년 4월 19일, 265대 새 교황이 된 베네딕토 16세는 4월 28일, 교황 요한 바울로 2세를 성인 반열에 올리기 위한 절차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인류의 스승’으로 사랑이 넘치는‘아버지’,‘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교황은 지금도 하늘에서“울지 말고 우리 함께 기쁘게 기도합시다.”하며 영혼을 깨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