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시기와 자비의 특별희년/천주교 의정부교구장 주교 이기헌 베드로

송산성당

2016. 2. 15. 오후 5: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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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시기와 자비의 특별희년

 

사순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시기는 회개하고 단식하고 자선을 하는 때입니다. 하느님을 떠나 하느님 뜻대로 살지 못한 것을 뉘우치며, 새롭게 하느님 앞에 나서는 은총의 시기이기도 합니다.

자비의 특별희년 또한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얼굴을 바라보며 우리도 자비를 체험하여 자비를 이웃에게 나누는 체험을 하는 영적인 여정의 시간입니다. 사순시기에 맞은 자비의 희년, 자비의 희년 가운데 맞은 사순시기를 잘 지내도록 합시다.

 

Ⅰ. 사순시기는 회개하는 때입니다.

1) 사순시기에 우리가 해야 하는 회개는 우리 존재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회개입니다.

세례로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는 존재의 의미를 하느님 안에서 찾고 구원에 대해 희망을 두어야 합니다.

최근 들어와 극심한 소비주의와 이기주의, 그리고 탐욕과 쾌락에 기울게 하는 사회풍조와 문화는 신자들을 위협하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잘못된 문화와 가치로부터 벗어나 하느님께로 방향을 바꾸는 것이 참다운 회개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자녀들 신앙교육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아야합니다. 혼인성사를 통해 부부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책임가운데 가장 큰 것은 신앙교육입니다. 입시 위주의 교육에만 몰두하느라 신앙을 전수하는 데 소홀히 하는 부모들의 잘못, 이 역시 회개해야할 중요한 사항입니다.

 

2) 용서하고 자비를 베풀지 못한 삶에 대한 회개를 하여야 합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사랑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것처럼 자비를 실천함으로 드러내야합니다.

성경에 나타난 예수님은 언제나 이웃의 불행과 고통을 자비로운 마음으로 헤아리고 도와주셨습니다. 또한 사람들과는 늘 온화한 모습으로 함께 하셨으며, 당신을 괴롭히고 죽음으로 몰고 간 사람들까지도 용서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나와 다른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적대시하는 문화가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 적대감이 커져서 인간관계의 단절뿐 아니라 계층별 이념별 단절이 생겨 급기야는 폭력과 전쟁이라는 비극도 생기고 있습니다.

우리사회에 “용서라는 문화가 사라진다면 황량한 사막에서 살아가는 것처럼 생명력이 없는 불모지가 되고 말 것입니다.”(자비의 얼굴 10 참조)

 

3) 무관심에 대한 회개가 필요합니다.

사회를 병들게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소외감과 절망을 안겨주는 것은 함께 사는 이웃들과 공동체, 더 나아가 사회가 보여주는 무관심입니다. 무관심은 주변 현실, 특히 멀리 떨어진 현실에 대한 외면과 인식 부족으로 드러납니다. “많은 사람들이 묻지도 않고 알려고도 하지 않으며 편안하고 안락하게 살면서 고통 받는 이들의 부르짖음에 귀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다른 이들에게 연민을 느끼지 못하고 그들의 고통을 아파하지도 못하게 되었습니다.”(제 49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

무관심이야 말로 이웃과 하느님과의 관계를 멀어지게 하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무관심을 극복하여 서로를 돌보는 작은 몸짓으로 넘치는 사랑을 보일 때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할 수 있을 것입니다.(찬미 받으소서 231)

기아와 빈곤으로 죽어가는 지구 반대편의 수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사람들 가운데 우리들도 포함된다는 것을 생각하며 세계화된 무관심을 극복하는 데 우리도 앞장서야 하겠습니다.

 

II. 자비의 희년 살기

1. 개인적인 차원

. 너그럽고 친절하고 온화한 얼굴을 가지고 사람들을 대합시다.

. 하느님 자비를 실천하기 위하여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입시다.

. 고해성사를 하고 순례성당을 방문하며 우리 삶이 순례임을 묵상합시다.

. 매일 생활에서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2. 교회적인 차원

.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가 되도록 노력합시다.

. 구역이나 단체에서 가난한 사람들, 독거노인, 이주민, 소년•소녀 가장을 비롯하여 복지시설을 방문하여 봉사하는 기회를 가지도록 합시다.

. 따뜻하고 환대하는 본당공동체가 되도록 합시다.

 

3. 사회적인 차원

.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부정과 부도덕함, 생명 경시, 인권유린과 같은 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기도하며 함께 하도록 합시다.

. 탄식하고 진통을 겪고 있는 공동의 큰집인 우주를 더럽히고 있음에 대해 생태적인 회개를 하도록 합시다.

.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계속 기도합시다. (밤 9시 주모경 바치기)

  

2016년 사순 제1주일에

천주교 의정부교구장 주교

이기헌 베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