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民和委 정세덕 신부, 북한 성당 결연해 기도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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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민화위 정세덕 신부는 “지도에 표시하고 보니 북한에서 순교한 신부님들의 고통이 더 생생히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한수 기자
새해 벽두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통일 준비로 분주하다. 물론 '천주교답게' 조용하게 서서히, 그렇지만 확실히 둔중한 스텝을 밟고 있다.
북한 지역 옛 성당 모습을 펜화(畵)로 그린 달력으로 예열(豫熱)했고, 지난 6일 1000회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화해 미사)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제 곧 교구 차원의 '기도 운동'이 벌어질 예정이다. 이 운동은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민화위)가 주관한다.
13일 만난 민화위원장 정세덕(58) 신부는 화해 미사에서 배포한 팸플릿을 펼쳐 보였다. 북한 지도엔 6·25 이전 북한에 있었던 성당 54곳이 점으로 찍혀 있고, 옛 지명 그리고 마지막 신부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여기 계셨던 신부님들은 거의 다 순교하셨습니다. 그 피가 아직 마르지 않았죠. 하지만 그 피에서 적개심, 적대감을 느끼기보다는 사랑과 화해, 일치로 승화시키기를 하느님이 바라고 계십니다."
민화위가 펼칠 기도 운동은 '북녘 교회를 위한 영적 신자 운동'. 서울대교구 신자들이 각자 북한 성당 한 곳씩을 마음속으로 정하고, 그곳의 신자와 동포들을 위해 기도하자는 것이다. 영성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기도 운동을 위한 영성위원회도 곧 구성한다. 각계 북한 전문가를 초빙해 평화나눔연구소도 만든다. 조만간 염수정 추기경이 147만 서울대교구 신자를 대상으로 기도 운동 참여를 권고할 예정이다.
정 신부는 "이 운동은 북한에 성당을 다시 짓겠다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북한 이탈 주민들이 '할머니가 흙벽 속에 십자가를 감춰두고 기도하는 모습을 봤다'고 전하는 걸 보면 분명 성령의 불이 북한에서 꺼지지 않은 건 확실합니다. 그 신앙이 꺼지지 않기를, 또 우선 북녘 동포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기도하자는 것입니다."
그는 지난여름 방한한 교황이 큰 모티브를 줬다고 했다. "교황님은 '북에 있는 여러분의 가족'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저희도 늘 입버릇처럼 '북녘 형제'라고 했지만 '가족'이라는 교황 말씀은 띵했습니다. 지금 고통과 어려움 속에 있는 그들이 통일 이후에도 서로 원망하지 않고 가족처럼 살기 위해선 지금 시작해야 할 일입니다."
정 신부는 5년 전 개성 방문 일화를 꺼냈다. 일행이 탄 차가 나타나자 골목으로 숨던 아이들의 얼굴에 핀 버짐, 남한 구호품 포장 비닐로 유리를 대신한 창문, 그리고 정 신부 일행을 향한 갈망·갈구의 눈빛….
정 신부는 "기도의 마지막 정점은 실천"이라고 했다. "우리가 가진 것 중에 나눌 수 있는 것부터 나누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함께 살자'는 마음이겠지요. 염 추기경은 '눈에 띄지 않아도 생색나지 않아도 좋다. 북한 동포를 위해서라면 십자가도 교회라는 이름도 내려놓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그랬지요, '저 끝까지 이 일 하고 싶다'고요."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