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을 사는
새로운 10년을 향해
| Ⅰ. | 머리말 | ||
| Ⅱ. | 시대와 지역 사목환경의 특징 | ||
| 1. | 물질과 세속적 가치로 인해 약화되는 영적인 가치 | ||
| 2. | 시급한 평신도 지도자 양성 | ||
| 3. | 가난한 이들을 찾아 나서야 할 교회 | ||
| 4. | 교구의 지리적 특성 | ||
| Ⅲ. | 사목 방향 | ||
| 1. | 소공동체 | ||
| 2. | 청소년 사목 | ||
| 3. | 사회 사목의 활성화 | ||
| 4. | 복음 선포를 향해 세상으로 달려 나가는 교회 | ||
| Ⅳ. | 사목 방안 | ||
| 1. | 사목평의회 운영 | ||
| 2. | 사목 방향을 실현하기 위한 실천 방안들 | ||
| ① | 평신도 지도자 양성 방안 | ||
| ② | 청소년 사목 강화 방안 | ||
| ③ | 사회사목과 소공동체의 연계 | ||
| ④ | 가정 사목 | ||
| ⑤ | 노인사목 | ||
| ⑥ | 사목연구소의 연구 기능 강화 | ||
| 3. | 북방선교와 해외선교의 강화 | ||
| 4. | 수도자와의 협력 | ||
| 5. | 기억의 지킴이 역할로서의 순교자 공경 | ||
| 6. | 사제 공동체 | ||
| ① | 기도와 친교로 다져지는 사제 공동체 | ||
| ② | 교구장과의 소통과 협력 | ||
| ③ | 가난한 생활의 모범 | ||
| ④ | 지구 사목 | ||
| ⑤ | 협력사목 | ||
| Ⅴ. | 맺음말 | ||
Ⅰ. 머리말
우리 교구는 지난 2014년 6월 24일 은혜로운 교구설정 10주년을 기념하였습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교구 관내인 경기 북부지역은 의정부교구 설정 이전부터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난하고 개발도 더딘 곳이었습니다. 서울대교구에서도 사목적 배려를 적게 하는 변두리 지역이었습니다.
그러나 여러 측면에서 불모에 가까웠던 이 지역에서 우리 교구는 지난 10년 동안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이 한 마음으로 열성을 다하였고, 그 결과 교세성장은 물론 신앙성숙 면에서 놀라운 진전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성과에 대하여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그동안 함께 힘을 모아 주었던 교구민 여러분에게도 경의를 표합니다.
교구설정 초기 5년 동안은 초대 교구장님이 여러 조건이 미비한 가운데서 ‘찾아가는 사목’을 통해 교구의 기초를 다져주셨습니다. 제가 2대 교구장으로 부임하면서부터는 ‘소공동체’를 비전으로 제시하며, 공동체를 다지고 신자들의 신앙성숙을 도모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사실 ‘소공동체 운동’은 여러 신심운동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사도행전이 전하는 초대교회 공동체 생활(사도 2,42-47 ; 4,32-37)처럼 ‘신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함께 기도하고 친교를 나누며 궁핍한 이들을 돕고 나누는’ 그리스도인이 살아 마땅한 모습을 실현하려는 시도입니다.
하지만 시작 단계에서 소공동체 비전에 대한 교구 차원의 이해가 부족하였고, 그로 인해 실질적인 방향과 방안 제시가 늦어졌습니다. 무엇보다 이 운동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갈 평신도 지도자를 양성하지 못한 점이 진전을 보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의 노력으로 소공동체는 교회가 존재하는 한 반드시 실현해야 하는 신앙의 목표가 되어야 함을 교구민 모두 공감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는 앞으로도 소공동체를 우리 교구의 비전으로 삼아야 하는 주요 근거가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지난 십년의 여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십년을 시작하는 단계에 서 있습니다. 앞으로 십년도 이전 십년 못지않게 간단치 않은 도전들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느 시대나 교회 앞에 닥친 도전이 그러했듯이 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로지 주님께 희망을 걸고, 또 그분이 주시는 은총에 힘입어 다가오는 도전들에 용감히 대처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저는 오늘 이 서한을 통해 앞으로 십년의 방향과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알다시피 우리교구에서는 지난 2년간 교구 설정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교구민들의 신앙 실태와 사목욕구를 파악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조사연구를 통해 교구 구성원들의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였습니다. 사목환경에 대하여도 비교적 철저히 분석하였습니다. 그 사이 새 교황님이 교황권고 『복음의 기쁨』을 반포하셨고, 올해는 친히 한국교회도 사목 방문하셨습니다.
저는 이러한 여러 계기들을 통해 우리 교구가 이 시대에 어떤 사목방향을 선택해야 할지, 또 어떤 과제를 이행해야 할지 잘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문제를 인식하는 단계가 아니라 이 도전들에 어떻게 직면하고 또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것인지를 선택하고 실천해야 할 단계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자, 이제 새로운 10년을 향해, 실천을 위한 열정을 불살라 봅시다!
Ⅱ. 시대와 지역 사목환경의 특징
1. 물질과 세속적 가치로 인해 약화되는 영적인 가치
한국 사회는 지난 10년 뿐 아니라 앞으로 살게 될 10년도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횡포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입니다. 견제 받지 않는 자본주의는 사람들에게 물질적 향유만을 행복의 조건이라 생각하게 만들 것입니다. 소비 지상주의와 글로벌 스탠더드로 표현되는 무한 경쟁은 양극화 사회를 초래하여 우리 국민을 이전 보다 더 심각한 소외와 가난에 빠뜨릴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복음의 기쁨』에서 “오늘날 세상의 가장 큰 위험은” 안이하고 탐욕스러운 마음과 피상적 쾌락에 대한 집착과 고립된 정신에서 비롯되는 “온갖 극심한 소비주의와 더불어 개인주의적 불행”(2항)이라고 이 측면을 상기시키셨습니다. 또한 교황님은 이러한 문제의 결과로 “내적 생활이 자기 자신의 이해와 관심에만 갇혀 있어, 더 이상 다른 이들을 위한 자리가 없고” … “하느님의 목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을 우리 교구 설정 10주년을 앞두고 실시한 설문조사 『2013 천주교의정부교구 신자들의 신앙의식과 신앙생활』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신자들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에서 ‘건강(43.5%)’, ‘가족(33.5%)’을 ‘신앙(15.6%)’보다 앞에 두었습니다.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려는 의지’도 박약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특히 사회 문제와 생명윤리 문제에 대한 실천의지에서 그러했습니다.
다행히 이러한 자신들의 현실을 잘 알고 있는 신자들은‘현재 신앙생활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에 첫 번째로 ‘신자답게 살지 못한다는 죄의식(38.9%)’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우리 교구가 지금 시기에 가장 주력해야 할 분야’로 첫 번째에‘신자 재교육(32.3%)’을 들었습니다.
이처럼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가치에 빠지기 쉬운 시대에 신자들도 이를 거슬러 영적 투쟁을 하기보다는 외려 영적이고 신앙적 가 치를 멀리하는 생활을 하는 게 현실입니다. 앞에서 인용한 신자의식조사 결과들은 ‘신자들의 신앙성숙’이야말로 우리 교구가 최우선 적으로 주력해야 할 사목방향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자들이 영적이고 복음적 가치를 추구하도록 돕는 일이 현 단계 교회의 중차대한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우리 교구의 첫 번째 사목방향을 ‘영적인 가치를 세속적 가치에 우선하는 신앙생활’로 삼고자 합니다.
2. 시급한 평신도 지도자 양성
교구에서 일하는 사제들이나 현직 본당사제들은 향후 교구 사목과 본당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과제가 “봉사자 양성”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복음의 기쁨, 하느님의 말씀을 사는 기쁨을 체험한 봉사자들이야말로 사목의 가장 큰 협력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라 하겠습니다.
특히 현재와 같이 변화된 상황에서 일선 본당에 파견된 사목자 한두 명만으로는 많은 신자들을 세심하게 살피기는 불가능합니다. 사목자들을 도와 지역 신자들을 함께 살필 평신도 봉사자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신자들의 신앙성숙과 복음화를 위해 길잡이로 제시한 소공동체도 결국은 봉사자 부족이 활성화를 가로막은 원인이었습니다. 그러니 평신도 지도자 양성은 교회의 미래에 가장 중요하고도 시급한 과제라 할 것입니다.
맞벌이 부부가 늘고, 중산층을 엷게 만드는 경제 불황이 봉사자 급감의 일차적 원인이지만 그렇다고 봉사자를 불러낼 수 없을 정도의 사정은 아직 아니라고 봅니다. 봉사에 참여하지 않는 신자들은 세상이 주는 매력이 교회가 주는 힘과 매력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일 교회가 이들에게 세상이 주는 매력보다 더 큰 매력과 기쁨을 줄 수 있다면 이들을 봉사자로 불러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교회는 봉사자들에게 ‘소그룹형-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과도한 봉사활동으로 지치지 않도록 소모성 행사를 지양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당연히 교구는 평신도의 신앙현실에 대한 올바른 분석과 그에 따른 실현 가능한 대안, 그리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중장기 계획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3. 가난한 이들을 찾아 나서야 할 교회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한국교회 사목방문 첫날 한국 주교단과 가진 만남에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는 연대는 그리스도인 생활의 필수 요소”라 말씀하시고, 이 연대가 “교회의 풍성한 유산인 사회교리를 바탕으로 하는 강론과 교리교육을 통하여 … 교회 활동의 모든 측면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러한 뜻을 올바로 받들기 위해 사제들은 강론, 교리 및 신앙교육을 통해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를 신자들의 ‘정신과 마음’에 스며들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우리 교구에는 변방의 사람, 곧 주변화된 사람들이 많습니다. 대도시에서 경제적 어려움과 과도한 경쟁에 밀려 교구 관내로 들어온 이들이 적지 않고, 영세한 공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 근로자들도 많은 편입니다. 이들 외에 우리 교구에는 새터민, 다문화 가정, 독거노인, 조손 가정, 소년 소녀 가장들도 많습니다.
이들은 교황님께서 “하느님 마음속에 그들을 위한 특별한 자리가 있다”(복음의 기쁨, 197항)고 말씀하신 그리스도의 형제 · 자매들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알아 뵙고, 그들의 요구에 우리의 목소리를 실어 주도록 부름받고 있습니다”(복음의 기쁨, 198항). 이처럼 교황님께서 몸소 삶으로 보여주시고, 교회가 살도록 강조하신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는 우리 교구에도 중요한 사목방향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 지역에서 야전병원이 되어야 할 본당은 하느님 나라를 실현하는 현장이므로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를 통해 신앙과 소공동체의 열매를 맺을 수 있어야 합니다. 『2013 천주교의정부교구 신자들의 신앙의식과 신앙생활』에서 신자들은 ‘가장 바람직한 전교방법’으로 ‘행동과 표양을 통한 모범(35.9%)’과 ‘소외되고 억눌린 이들에 대한 봉사와 나눔의 실천(31.4%)’을 1, 2순위로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제들이 가장 먼저 신경을 써주었으면 하는 영역’에서도 가장 많은 신자(32.1%)가 ‘소외계층 방문’을 들었습니다. 이처럼 신자들이 교회가 주력해야 할 방향을 올바로 이해하고, 또 기대하고 있는 점은 희망적입니다.
4. 교구의 지리적 특성
우리 교구는 지리적 측면에서 북한과 가장 가까운 교구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 교구는 다른 어느 교구보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또 그러한 역할을 하도록 요구받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교구는 교통이 편리하여 다른 지역보다 남북이 서로의 심장부로 가장 빨리 접근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개성공단으로 가는 길이 교구 서부관내에 있다는 사실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머지않아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통일이 되는 날 우리 교구는 북한과 교류가 가장 용이하고 활발한 지역이 될 것입니다. 교역, 문화, 생활은 물론 종교까지 우리 교구가 이 모든 교류의 중심 또는 경유지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남북 관계가 장기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애초 교구 관내에 예정되어 있던 개발 계획들이 지연 또는 축소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미군의 전시작전권 이양까지 연기되면서 관내 미군 공여지역 개발까지 지체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가 교구 관내 주민들의 경제, 사회, 문화적 측면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셈입니다.
게다가 서부 휴전선 근처에서 벌어지는 반북활동단체의 대북선전물 살포는 북한과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민족의 일치와 화해,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의 평화 실현은 매우 요원한 일처럼 느껴지는 게 오늘날의 현실인식입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 교구에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비롯하여 북방선교, 더 나아가 해외선교에 열정을 품은 사제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최근 완공되어 개관한 ‘참회와 속죄의 성당’과 ‘민족화해센터’는 민족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 장소일 뿐 아니라 북방선교, 더 나아가 모든 민족들을 위한 평화교육의 장으로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가르치신 대로 “모든 이의 온전한 발전의 결실이 아닌 평화는 언젠가 깨어지기 마련이고 늘 새로운 분쟁과 온갖 폭력을 낳을 것”(복음의 기쁨, 187항)이라는 점을 기억하며 우리 교구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 그리고 더 나아가 북방선교와 보편교회의 선교 사명에 동참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Ⅲ. 사목 방향
1. 소공동체
앞에서 살펴본 대로 현 단계에 교회와 신자들이 세속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있기 위해서는 신앙성숙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러면 이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저는 소공동체가 가장 좋은 방향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확인하지만 소공동체는 반모임에서 성경 나눔을 하는 차원이 아니라, 교회의 모든 차원에서 그리스도인답게 살아야 할 방식입니다. 즉 구역 · 반, 단체 모임, 본당 사목협의회와 교구 운영방식, 성인뿐 아니라 청소년·청년들 모임, 그리고 가정 등 모든 영역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살아가야 하는 삶의 방식이라는 것입니다(2014년 교구장 사목교서).
소공동체 운동은 우선 하느님 말씀을 읽고 쓰고 나누며 마음에 새기고 실천하는 일을 바탕으로 하여(2012년 교구장 사목교서), 교회 공동체가 하느님 말씀(=예수 그리스도)과 이웃을 향해 끊임없이 쇄신하려는 다짐입니다. 하느님 말씀과 이웃을 지향하는 보다 성숙한 교회 모습을 살기 위한 노력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소공동체가 추구하는 이상에 도달하기는 어렵습니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그러나 지속적으로 열심히” 해야 이를 수 있습니다(2013년 교구장 사목교서). 게다가 소공동체는 보편교회가 추구하는 새로운 복음화의 ‘새로운 열정, 새로운 방법, 새 로운 표현’과 부합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소공동체가 앞으로도 우리 교구의 중요한 사목방향이 되어야 할 이유입니다.
2. 청소년 사목
현재 청년들은 고용 없는 성장의 시대에 일자리를 얻지 못해 인생 설계는 물론 연애, 혼인, 출산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불안정한 현실은 자신은 물론 부모세대에게도 적지 않은 고통이 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어린 나이부터 과도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교회는 청소년을 복음화 주체로 바라보는데 미흡하였고, 가정은 입시교육에 치중하여 자녀들의 신앙교육에 소홀하였으며, 부모들은 자신의 신앙생활을 소홀히 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녀들에게 신앙을 전수하는 임무에도 불충실하였습니다. 이는 교회의 청소년, 청년사목의 가장 큰 장애요인입니다. 따라서 청소년 사목은 교회의 미래를 위한 핵심 과제임을 인식하고 새로운 접근방법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청소년 사목은 성장기의 어린이, 청소년, 청년들이 교회 공동체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을 체험하고 나누는 경험을 통해 각자 삶의 자리에서 새로운 복음화 주역으로 살아가도록 양성하는 일입니다.
청소년들이 새로운 복음화의 주역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복음화 대상이자 주체인 청소년들이 교회 공동체 안에서 말씀으로 성장하고 기도와 성사생활을 체험하며 이웃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당연히 이러한 삶은 청소년과 청년이 복음 성찰과 신앙 성찰이라는 두 개의 기둥을 통해 현실과 괴리되지 않는 삶을 살 때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과제는 사제만으로는 실현이 불가능합니다. 사제들과 협력하면서 청소년들을 돕고 이끌 평신도 지도자와 봉사자들이 더 필요합니다. 긴 안목으로 보면 이러한 이들이 먼저 사도로 양성되고, 또 이들이 다른 어린이, 청소년, 청년들을 사도로 양성할 수 있을 때 청소년 사목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신학생이나 사제들 가운데서도 청소년 사목을 희망하고 투신하는 이들이 나올 수 있도록 양성해야함은 물론입니다. 이처럼 청소년 사목의 핵심인 사도 양성은 우리 교구에서 그동안 계속 추진해온 일이고,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중요한 사목방향입니다.
3. 사회 사목의 활성화
현실 분석에서 다뤘던 세 번째 ‘가난한 이들을 찾아 나서는 교회’와 네 번째 우리 교구의 ‘지리적 특성’에서 제기되는 과제들은 사회사목을 활성화할 때 실현할 수 있는 일입니다.
우리 교구는 교구 설정 후 십년 동안 사회 사목영역에서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룩하였습니다. 이제는 이러한 토대위에 성장한 분야는 안정화시키고 미진한 부분은 보완하며 새롭게 제기되는 과제와 영역에는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우리교구가 이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실천 방향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첫째, 교회 구성원 모두에게 사회교리 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사회교리는 교회가 “복음을 선포하고 사회관계의 복잡한 구조 안에 복음을 현존시키는”(간추린 사회교리, 62항) 방식이며 “교회를 통하여 현대인들 안에 울려 퍼지는 복음”(간추린 사회교리, 63 항)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모든 사목이 지향하는 목표는 결국 복음의 핵심인 사랑을 실천하는 신자들로 살아가게 하는 데 있습니다”(2011년 교구장 사목교서). 소공동체도 같은 목표를 지향합니다. 따라서 어떻게 가난한 이들을 만나고 또 그들과 더불어 성장할 수 있을지가 소공동체 운동과 사회사목의 공통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앞의 과제는 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평신도 지도자들이 양성될 때 이행이 가능합니다. 본당과 교구는 교육과 활동지원을 통해 이들을 양성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4. 복음선포를 향해 세상으로 달려 나가는 교회
“복음화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적 죽음과 부활을 기쁨과 인내심을 갖고 점진적으로 선포하는 예언으로서 여러분께서 절대적으로 가장 먼저 하여야 할 일입니다”(아시아교회, 2항). 또한 “복음화는 교회의 과업입니다”(복음의 기쁨, 111항). 이처럼 복음화는 교회의 영원한 의무이기에 우리 교구도 반드시 이 방향을 따라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복음화의 일꾼이 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예수님의 사랑을 다른 이들에게 전할 준비가 늘 되어 있어야 합니다(복음의 기쁨, 127항 참조). 그런데 이는 사랑의 중심점인 그리스도를 먼저 받아들일 때 가능합니다. 이때라야 비로소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야 할 사랑을 하느님으로부터 넘치게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보편교회가 우리 교구에 기대하는 과업이자, 우리 자신 또한 큰 희망을 가지고 있는 북방선교에 주력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북한은 물론 중국, 러시아를 포함하는 과거 또는 현재 사회주의 지역이 북방선교의 대상입니다. 물론 이 북방선교는 “궁극적으로 각 문화의 고유한 분야들에 따라 표현된 복음 선포가 그 특정 문화와 새로운 종합을 이루”(복음의 기쁨, 129항)어야 합니다. 또한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하고 창의적으로 이 복음화 과정에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복음의 기쁨, 129항 참조).
세 번째로, 해외 선교는 우리 교구가 다른 교구에 모범이 되는 영역으로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국교회는 선교사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존재하기 어려웠다는 사실을 늘 기억해야 합니다. 물론 해외 선교는 복음이 처음 선포되는 지역뿐 아니라, 새로운 복음화가 요청되는 지역으로도 나가야 합니다.
Ⅳ. 사목 방안
앞으로 우리 교구는 앞 장의 네 가지 사목방향을 다음의 여섯 가지 방안을 통해 실천해나가게 될 것입니다.
1. 사목평의회 운영
저는 교구 설정 10주년을 맞이하여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면서 ‘교구 사목평의회’를 구성하고 이 기구를 통해 교구의 모든 구성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앞에서 제시한 사목방향을 구체적으로 이행할 방안도 함께 의논하며, 이 기구에서 건의한 내용들을 참조할 것입니다.
“사목평의회는 가톨릭 교회와 온전한 친교 안에 있는 성직자들이거나 봉헌 생활회의 회원들이거나 특히 평신도들이거나 교구장 주교가 규정한 방식으로 지명된 그리스도 신자들로 구성”(교회법전, 512조 1항)됩니다.
저는 교구의 하느님 백성 전체를 대표할 수 있도록 교구의 여러 지구와 사회적, 직업적 조건들과 사도직에 참여하는 위치를 참작하여 사목평의회 위원들을 임명(교회법 제512조 2항 참조)할 것입니다. 이 경우 사목평의회는 명실 공히 교구 구성원을 대표하는 사목 기구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이 기구와 더불어 앞에서 제시한 사목방향을 충실히 따를 수 있도록 함께 의논하고 건의를 들으며 교구를 운영해나갈 계획입니다.
2. 사목방향을 실현하기 위한 실천 방안들
① 평신도 지도자 양성 방안
앞에서 여러 번 요청되었고 각 사목국들에서 강조한 과제가 평신도 지도자 양성이었습니다. 사제들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여러 사목영역들이 많아진 지금 “확고한 신앙과 덕망과 신중이 뛰어난”(교회법전, 512조 3항) 평신도들을 협조자로 선발하고 양성하면 복음화 사명수행이 한결 더 잘 이루어질 것입니다.
예를 들어, 소공동체에서 모임을 제대로 이끌기 위해서는 잘 양성된 지도자들이 필요합니다. 청소년사목에서도 청소년들 곁에서 청소년들을 더 잘 이해해주고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지도자가 협조자가 될 수 있다면 더 효과적인 사목을 펼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뿐 아니라 사회사목에서도 잘 양성된 지도자가 있을 때 소공동체와의 연계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교구 각 사목국에서 추진하는 ‘생활다시보기’ 훈련, 다양한 교육과 연수 등을 통한 ‘평신도 지도자 양성’ 방안이 시의적절하고 또 시급한 사안이라 생각하고 있어, 이러한 노력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지구와 본당도 평신도 지도자 양성에 더욱 노력을 경주해주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교구 신앙교육원도 그동안 해왔던 역할의 연장에서 이 중요한 임무를 담당해주길 바랍니다.
② 청소년 사목 강화 방안
모든 교구민이 ‘청소년은 교회의 현재입니다!’란 말을 상기해보면 좋겠습니다. 이 점에서 특히 청소년 사목자인 부주임 신부들뿐 아니라 주임신부들의 청소년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절실합니다. 그리고 이 맥락에서 청소년 사목의 핵심인 사도 양성은 우리 교구에서 앞으로도 계속 주력해야 할 중요한 사목방향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제대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우선 청소년 사목에 관한 연구 기능이 강화되어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청소년 사목국에 연구 부서를 설치해 어린이, 청소년, 청년들의 생활 및 의식 실태 파악, 청소년 사목자, 교사, 그리고 봉사자들의 현장 경험과 활동 실태 조사, 이를 토대로 한 양성 체계 확립과 교재 제작, 본당 청소년사목 활성화 방안 마련 및 청소년 문화사목 개발 등 청소년국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과 실현 방안 등을 마련토록 해야할 것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청소년 사목 전문 지도자와 지원 인력을 확보하고 사목의 허브 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청소년 사목센터’ 설립을 구상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적정한 시일 내에 청소년 사목을 주제로 모든 사제가 함께 하는 ‘사제 사목회의’를 개최토록 하겠습니다.
③ 사회사목과 소공동체의 연계
이미 말씀드린 대로 ‘신앙생활과 소공동체’는 지역의 가난한 이들 안에서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소공동체와 사회사목은 본성상 깊이 연결되어 있고, 앞으로도 긴밀하게 연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 교구민들 대부분도 ‘소공동체의 완성을 사랑의 실천’이라 생각합니다. 이 생각은 『2013 천주교의정부교구 신자들의 신앙의식과 신앙생활』에 잘 나타납니다. 신자들은 이 명제에 5점 만점에 4.24점을 주어 높은 동의 의사를 표현하였습니다.
그만큼 그동안 소공동체가 사랑 실천에 소홀했다는 의미일 터입니다. 동시에 소공동체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사회사목 영역에서도 사랑 실천 현장의 확보 및 실태를 잘 파악하고 있음에도 현장 봉사자들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면 소공동체와 사회사목 두 영역의 유기적 관계는 필수적입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교구는 ‘사회사목 학교’를 운영하여 사회사목 봉사자들을 지속적으로 양성해야 할 것이고, 몇몇 본당에서 모범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사회사목을 참조하여 본당 ‘사회사목 매뉴얼’도 잘 마련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지구는 각 본당 사회사목과 네트워크를 구성 지역 내에서 요청되는 사목사안에 대해 적절히 응답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필요하다면 지구/지역 전담 사회사목 담당 사제를 파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본당은 사회사목분과를 신설하거나, 사랑을 더욱 효과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조직으로 탈바꿈시켜 강화하고, 본당 예산 10%를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위해 기쁜 마음으로 나눌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2013년 교구장 사목교서).
또한 사회사목 소속 각 위원회들의 활성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할 것이며, 오늘날 날로 증가하는 비정규직 형제자매들을 위한 ‘노동사목위원회’도 구성토록 하겠습니다.
④ 가정사목
가정사목은 우리 교구가 전국 교구 가운데 가장 늦게 시작했지만 그런 만큼 다른 교구들의 선행 경험들을 충분히 숙고하고, 보편교회의 가르침에 충실하면서도, 교구 현실에 맞는 사목방안들을 마련해 시행착오를 줄여나가야 할 것입니다.
2차 인구전환기를 맞은 한국의 가정은 낮은 혼인율, 저 출산, 길어진 노년기에 대한 부적응, 자녀들의 부모 봉양의식 약화, 전통적 가치들의 해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한 위기를 겪는 부부들과 이미 별거 중이거나 이혼한 사람들, 재혼한 사람들, 그로 인해 자녀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정들, 여러 이유로 가족들이 떨어져 사는 가정들, 집이 없거나 일자리를 찾지 못한 가정들, 또는 갖가지 이유로 고통을 당하는 어려움에 처한 가정들도 적지 않게 존재합니다.
이제 이러한 상황은 한국을 넘어 보편적인 현상이 되었습니다. 이에 교황님께서도 “가정의 위기는 세계적인 문제이며 오늘날의 가정은 진정으로 많은 사목적 도움들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는 것, 따라서 이 시대에 복음이 울려 퍼져야 할 가장 첫 번째 장소가 가정이라는 것을 성령께서 일러주셨기 때문”(교황님 2014년 5월 26일 기자회견 내용 참조)이라 하시면서 주교 시노드에 오늘날 가정이 직면한 위기의 해법을 숙고해주길 요청하셨습니다.
가정사목은 특성상 모든 연령대의 신자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사목의 범위가 신자들의 생애주기 전체에 걸쳐 있고, 사목의 모든 대상이 가정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정 사목은 사목의 “일개 영역이 아닌 사목의 핵심 영역으로 보는 인식의 대전환이 요청됩니다”(가정을 위한 교서, 60항). 통합 사목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교구의 가정 사목은 먼저, 한국사회의 인구사회학적 변화에 부응하면서도, 가톨릭 가정윤리를 바탕으로 신자 가정이 신앙을 전수하고, 자녀를 신앙으로 교육하며, 신앙 안에서 성가정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본당과 가정을 지원해야 합니다.
또한 본당에서 도입하여 활용할 수 있는 가정 단위 프로그램의 개발과 교회에서 이미 실시해오던 프로그램의 활성화 등을 도모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가능하다면 가족 치료와 상담을 위한 사제와 평신도 전문인 양성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그에 따라 봉사자들을 양성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혼인교육과 생명의 존엄성을 옹호하는 교육 및 홍보사업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각 본당은 가정사목분과를 설치하고 활성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 우리 교구에는 ‘가정사목 관심사제 모임’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이 모임을 ‘교구 가정사목위원회’로 발전시켜 교구 가정사목에 관한 제반 사항들을 함께 논의해 나가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⑤ 노인사목
노인사목 또한 우리 교구에서 시급한 사목 영역입니다. 한국교회 전체가 겪고 있듯이 우리 교구에서도 고령신자 인구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평균수명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지만, 지역 특성상 농촌을 끼고 있고 독거노인이 매년 증가하며, 양로원과 노인 요양병원도 지역 내에 빠르게 늘고 있어서입니다. 이 때문에 노인사목 분야가 더욱 강화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노인 자살률이 급증하는 사회현실에 대한 사목 대책이 시급합니다. 이러한 사정은 한편으로 ‘자살예방센터’ 운영과 같이 우리 교구 노인사목에 복지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고 있습니다. 어렵겠지만, 노인 그룹홈이나 노인들이 노인에게 봉사하는 체계 구축, 질병과 빈곤으로 고생하는 노인들에 대한 복지적 접근도 지금부터 시작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노인사목을 교구 카리타스 법인과 연결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노인사목에서 중요한 과제는 ‘영 시니어’ 단계(55세에서 75세)에 있는 신자들이 현재 가진 건강과 늘어난 시간을 신앙생활을 통해 보람 있게 활용하도록 돕는 일입니다. 그들이 가진 경험과 지혜를 다음 세대는 물론 교회를 위해 선용하도록 돕는 일도 마찬가지로 필요합니다. ‘올드 시니어’(75세 이상)들에게는 사목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교회 생활이 불편하지 않도록 잘 모시고, 신앙 안에서 죽음을 잘 준비하실 수 있도록 도와 드려야 합니다.
현재 우리 교구에서는 노인 신자들을 위해 일부 본당에서만 노인대학을 운영하고 있을 뿐입니다. 노인대학은 노인 신자들에게 종교 활동과 영성생활을 통해 인간 관계망을 제공하여 무소속감 소외감 고독감을 덜어 줄 뿐 아니라, 스트레스 감소를 통해 신체적 질병의 발생률도 낮춰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긍정적인 기능을 하는 노인대학을 전 본당으로 확산시키고, 여력이 되면 일부 교구처럼 영 시니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개설하면 좋겠습니다.
노인사목 역시 우리 교구가 다른 교구들보다 출발이 늦었던 만큼 한국교회의 선행 경험들을 수용함은 물론 선진국 사례들을 세밀히 조사하고 분석하여 고령사회에 부응하는 체계적인 사목 방안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우리 교구에 시급한 과제이니만큼 준비가 잘 이뤄지도록 조속한 시일 내에 실무인력을 지원하고, 관심사제들의 모임 조직을 독려하겠습니다.
⑥ 사목연구소의 연구 기능 강화
우리 교구는 일찍이 교구설정 때부터 사목연구소를 설립하여 운영해왔습니다. 사목연구소는 연구소 정관에서 밝히고 있는 대로 “교회의 가르침, 특히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르침에 따라 사목 전반에 걸친 연구를 통해, 일선 사목현장에서의 사목활동 발전과 내실화에 기여하고, 교구의 사목비전과 정책을 제안함”(제2조 목적)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특히 교구 설립 10주년 준비를 계기로 사목연구소는 교구의 사목방향 설정과 사목 방안을 도출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해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사목연구소는 교구 사목현안을 비롯 교구 사목비전을 실현하는데 필요한 주요 정책들을 연구, 제안하고 이의 실행을 지원하며 또 평가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사목연구소는 보편교회의 가르침과 지역교회 및 교구 차원에서 연구하고 생산했던 자료들을 충실히 참고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역할을 담당해야 할 사목연구소를 본래 목적과 기능에 충실할 수 있도록 활용하고 또 활성화 노력을 지원할 것입니다.
3. 북방선교와 해외선교의 강화
우리 교구의 지역적 특성도 그렇고 북한교회나 중국을 비롯한 해외선교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제들이 많다는 점은 교구의 큰 자산이며 희망입니다. 이 두 분야는 우리 교구의 사목 방향이자 방법이기도 합니다. 우리 교구가 장기 목표로 지향하면서도 당장 이행해야 할 과제라는 것입니다.
정전 70주년을 맞이하는 현 시점에서도 우리 민족은 여전히 남북 간 첨예한 긴장과 갈등 국면에 처해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한국교회, 특히 우리 의정부교구가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구는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기도운동은 물론, 북한과 북한 교회와의 협력 및 교류방법에 대한 여러 대안들을 모색하는 가운데 북한교회를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적합한 방법과 일들을 찾고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북한교회가 앞으로 중국교회를 모델로 삼아 발전해 나갈 가능성이 있기에, 중국교회와도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교류하면서 중국 교회가 보편교회와 일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미 저는 2011년과 2014년 올해 두 번에 걸쳐 중국 교회 사제들을 우리 교구에 초청하여 보편교회의 사목 구조와 방법 그리고 실천적 측면 등을 학습케 하는 연수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우리 교구가 감당해야 할 북방선교의 주요한 역할이자 사명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난 2~3년 동안 우리교구 사제들이 파견된 남미, 아프리카, 일본 등의 선교지를 방문한 바 있습니다. 방문 기간 중, 열심히 선교하는 우리 교구 선교사제들의 현지 생활모습을 보며 해외선교사제 파견은 사제가 부족하고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들을 위해 한국교회가 보편교회 안에서 담당해야 할 당위적 사명이자 역할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를 위해 북방선교에 대한 열의를 가진 사제와 신자들, 그리고 해외선교를 희망하는 사제들을 계속 발굴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 같은 선교 일꾼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우리 교구민 모두에게 기도를 요청하고 선교 일꾼들이 되도록 격려할 생각입니다. 또한 사제들에게 해외선교체험은 사제생활을 새롭고 활력 있게 해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이미 선교현장에 나가 있는 사제들이 원만히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북방선교는 짧은 시간에 이뤄질 일이 아니기에 중장기 계획 하에 치밀하게 그리고 꾸준히 준비해나가야 합니다. 앞으로 이에 대한 연구와 준비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민족화해센터’ 안에 북방선교를 위한 연구 팀을 구성할 것이고. 교구의 적합한 직제에 ‘해외선교후원회’를 설치할 것입니다.
4. 수도자와의 협력
2015년인 내년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폐막된 지 50주년이 되는 해이자, ‘봉헌 생활의 해’이기도 합니다. ‘봉헌 생활의 해’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수도생활의 쇄신에 관한 교령’ 반포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임은 물론, 현재 봉헌생활이 겪는 위기를 희망을 키우는 계기로 전환시키기 위해 선언되었습니다. 이는 비단 서구교회 뿐 아니라 한국교회 봉헌생활회의 사정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봉헌생활회들도 지난 시기 성소정체 내지 감소 위기를 경험해오고 있고, 사회와 교회 안에서도 역할이 축소되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봉헌생활자들, 특히 전교수녀들이 역할 정체성 혼란을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이들의 사정은 『천주교 의정부교구 교구설정 10주년 기념 심포지엄 준비를 위한 교구진출 여성수도자 설문조사(2014)』에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일례로, ‘현 단계 본당 내 전교수녀의 필요성’에 대하여 전교수녀들은 70%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답한 반면, 앞으로 10년 후에는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 예상하였습니다. 80%에 가까운 본당수녀들이 현재보다 현저하게 적은 영역에서 봉사하거나 철수하게 될 것이라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한국의 봉헌생활자들은 과거와 완전히 다른 상황에서 역할 변화를 경험하는 중입니다.
우리 교구는 다른 교구에 비해 전교수녀 숫자는 물론 진출한 수도회들도 적습니다. 교구와 수도회, 두 집단이 상호 긴밀한 협력을 통해 복음화와 교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그만큼 많이 갖지 못하는 셈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수도회와 여러 사목 영역에서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가야 할 것입니다. 특히 봉헌생활자들이 신자들의 신앙성숙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들은 오랜 봉헌생활을 통해 신자들을 영적으로 성숙시키는 데 필요한 경험들을 풍부히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이러한 영적 자산을 우리 교구의 사목방향을 실현하는데 활용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무엇보다 수도자들에게 존경과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함께하고 배려해주는 일은 사제들의 가장 큰 역할 중에 하나입니다. 사목을 할 때 함께 나누고 의논할 줄 아는 자세 또한 사목자의 중요한 덕목입니다. 특히 가난한 이들, 소외된 이들, 독거노인이나 쉬는 신자들을 방문하는 일은 수도자들이 할 수 있는 바람직한 일이기에 가난한 사람들과의 연대 활동에 이분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협력의 기회를 넓혀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5. 기억의 지킴이 역할로서의 순교자 공경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지난 2014년 8월 14일 한국교회 사목방문 시 주교단에게 주신 메시지에서 이 나라에서 하느님 백성을 돌보는 두 가지 측면 가운데 하나로 ‘기억의 지킴이’가 되는 일을 언급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이 자리에서 “기억의 지킴이가 되는 것은 성장시켜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시라는 것을(1코린 3,6) 깨닫고 동시에 성장은 과거처럼 현재에도 고난을 이겨내며 끊임없이 일하는 그러한 노고의 열매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순교자들과 지난 세대의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기억은 현실적이어야 합니다. 이상화 되거나 ‘승리에 도취된’ 기억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강조하셨습니다.
또한 교황님은 순교자 공경이 단지 과거에 대한 기억에 머물지 않고, 현재화되어야 하며, 더 나아가 미래에 대한 희망과 약속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황님의 말씀대로 우리 교구도 이러한 순교 영성을 현재화하는 일이 절실합니다.
우선 과거의 신앙유산에 대한 정비작업을 서둘러야 합니다. 이 일은 주로 교구 교회사를 연구하는 연구 작업을 기초로, 교구 관내에 있는 교회사적들을 발굴하며, 일부는 성지로 개발하는 것으로써 우리 교구민들에게 신앙 전통에 대한 자긍심과 과거의 기억을 현재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순교자 공경이 지금 이곳에서 구체적으로 실천될 수 있도록 순교 영성을 북돋우는 일도 중요합니다. 우리 시대에도 신앙 선조들의 순교와는 다른 맥락에서 순교가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신자들의 신앙의식이 매우 낮은 점을 감안할 때 신자들이 인생에서 신앙의 우선순위를 높이는 일 자체가 순교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순교를 현재의 일로 받아들이면서, 순교자들의 삶을 되새기고, 구체적인 신앙실천으로 이어가는 것이 바로 기억의 지킴이가 되는 일이자 희망의 지킴이가 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교구에서는 ‘순교자공경명도회’란 평신도 신심 단체를 구성하여 본당 공동체 안에서 순교 신심을 인도할 수 있는 지도자를 양성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점들을 기억하면서 앞으로 순교자 공경위원회를 통해 진행되는 여러 활동과 사업에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6. 사제 공동체
① 기도와 친교로 다져지는 사제 공동체
복음을 선포하는 현장인 이 세상은 교황님이 가르치신 대로 지식과 정보가 익명의 권력 형태로 이어지고, 배척과 불평등을 조장하며, 인간을 단지 소비욕망을 가진 존재로만 바라보고, 윤리와 하느님을 거부하는 시장 만능주의가 팽배해 있습니다. 불평등한 제도가 야기하는 폭력, 가난한 이들에 대하여 무관심하게 만드는 상대주의와 개인주의 등(복음의 기쁨, 52~70항 참조)도 복음 선포에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복음 선포자들이 직면한 위기의 징후들입니다.
그러나 이런 위기 앞에서 많은 복음 선포자들이 이기적 나태, 자기중심적인 신뢰 부족에서 나오는 무익한 이기주의, 교회 안에 스며 있는 회색 실용주의, 예수님으로 영적 목마름을 채우지 않는 그릇된 영성의 추구, 그리고 형제 자매들에 대한 책임을 도외시하는 번영의 신학에 기울고픈 유혹을 경험하고 있습니다(복음의 기쁨, 81~90항 참조).
이러한 교회 안팎의 위기상황에서 교황님께서는 우리 사제들이 ‘성령으로 충만한 복음 선포자’가 될 것을 촉구하십니다.
“성체조배를 하고 기도 안에서 말씀과 만나고 주님과 성실한 대화를 나누는데 더 많은 시간을 쏟지 않으면, 우리의 활동은 무의미해지고, 우리는 노고에 지치고 열정도 사그라지고 맙니다”(복음의 기쁨, 262항). 성령으로 충만한 복음 선포자는 “두려움 없이 성령의 활동에 자신을 열어젖히고”(복음의 기쁨, 259항), “기도하며 일하는”(복음의 기쁨, 262항) 사람입니다. 복음 선포자로서 가장 모범이 되어야 할 사제는 “복음을 전하겠다는 결심을 불러 일으키는 최선의 동기”인 “복음을 사랑으로 관상하고 … 마음으로 읽어야 합니다. … 관상의 정신을 빨리 되찾아야 합니다”(복음의 기쁨, 264항).
교황님의 이러한 말씀을 되새기며, 신부님들은 우리 사제들의 형제적 유대와 결속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일치는 갈등보다 우월하다는 것입니다. 연대는 가장 깊은 의미에서 역사를 일구어가는 방식이 됩니다. … 연대는 더 높은 차원의 결단을 가리키는 것입니다”(복음의 기쁨, 228항). 사제들은 교회 성장과 발전에 어느 신원보다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제들의 연대를 통한 공동체의 결속은 교회에서 새로움을 창조하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복음의 기쁨, 228항 참조).
② 교구장과의 소통과 협력
교구 발전과 원활한 지구사목 그리고 사제단의 일치를 위해 신부님들과 교구장의 소통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입니다. 교황님께서는 지난 여름 한국 주교들에게 ‘사제들 곁에 보다 가까이 머물고, 사제들이 주교를 자주 만날 수 있게 해 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신부님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주교인 제가 더 노력해야 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교구장과 사제들의 관계가 때로는 아버지와 아들과의 관계처럼 따뜻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가 되고 때로는 형제처럼 다정한 관계가 될 때, 교구 사제공동체는 깊은 우애 속에서 하나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사제들에게 편하게 다가가고 쉽게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으며 특히 지구사제모임을 통한 건의나 개인적 건의들도 언제든지 해 주시기 바랍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를 신부님들을 만날 수 있는 날로 정하겠습니다.
③ 가난한 생활의 모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셨던 모습은 늘 가난한 이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이었습니다. 가난은 복음 안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면서 하느님께로 향한 의식을 확인했으며 영적인 힘을 얻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스스로 가난해져야하며 가난한 이들과 동일시되어야 합니다. 또한 이들을 인격적으로 만남으로써 복음을 새롭게 발견하고 참 기쁨을 발견할 것이며 영적인 힘을 얻을 것입니다”(2014년 교구장 사목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가난하게 사시는 모습은 우리에게 늘 감동을 줍니다. 우리가 사제로서 행복하고 기쁘게 살기 위해서도 우리 스스로 가난하게 살고 가난한 이들과 연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제들이 앞장서 사치스러운 일을 피하고 자선을 하며 가난하게 살려고 노력한다면 신자들도 큰 감동을 받을 것입니다.
보편 교회사를 살펴볼 때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사회에서는 교회와 성직자에게 더 엄격한 가난을 요구해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풍요가 역설적으로 교회와 성직자들에게 스스로 가난해지기를 요구해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풍요는 교회와 성직자의 역할도 대부분 사회가 대체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때 종교에 남게 되는 것들 가운데 대표적인 측면이 ‘가난’과 ‘이웃 사랑’에 대한 실천의 모범입니다. 때로 이 두 가지는 교회와 성직자가 선포하는 메시지의 진정성을 재는 척도로 기능하기도 합니다.
이를 고려한다면 한국사회 안에서 교회와 성직자 모두 가난한 삶을 지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 가난한 자들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이럴 때라야 비로소 교회와 성직자가 선포하는 메시지와 보여주는 모습들이 진정성을 인정받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귀를 기울이시는 하느님의 도구인 우리가 그들의 부르짖음을 들을 수 없게 되면, 이로 인해 아버지의 뜻과 그분의 계획을 거스르게 될 것입니다(복음의 기쁨, 187항). 그러니 스스로 가난해지려 노력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가 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④ 지구 사목
사목연구소가 2014년 10월에 실시한 『지구사목에 관한 설문조사 보고서(사제용)』에서 우리 교구 사제들의 87.6%는 ‘지구사목을 우리 교구의 주요 사목방향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였습니다. 사제들은 이렇게 유지해야 하는 이유(복수응답)로 ‘지구마다 사목여건이 달라서(81.0%)’, ‘사제들 간 소통이 쉬워서(46.7%)’. ‘교구 관내 지역이 넓어서(29.5%)’ 등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사제들은 이 같은 중요성에 비해 지구사목이 아직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였다고 평가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지구사목 활성화를 위한 보완희망 사항’에 잘 드러납니다. 사제들은 ‘지구장에게 확실한 권한 위임과 재정 보장(63.0%)’, ‘지구사목의 분명한 목표 설정(37.8%)’, ‘교구장님의 명확한 사목방침과 관련 규정(35.3%)’ 등의 순서로 주요 보완 요소들을 열거하였습니다.
이처럼 현재의 지구사목은 사목적인 필요는 뚜렷하나 그 역할과 기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이제까지 시행과정에서 문제가 되었던 측면들을 보완하고, 이를 통해 지구사목이 교구장의 사목 분담과 함께 지역 특성에 맞는 사목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또한 지구사목 활성화를 위해 가능한 교구 전체행사는 지양하고, 지구 중심으로 행사와 교육 그리고 모임이 이루어지도록 권장하여 알차고 참여도가 높은 사목이 이뤄지도록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지구사제단 모임이 사제들의 우애와 친교를 나누는 소중한 장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지구장 연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지구사목 활성화 방안을 함께 강구해나갈 것입니다. 지구장회의는 교구정책이나 지구사목에 관련된 사안들을 건의하고 나누는 원활한 소통의 통로로 활용하겠습니다. 사제인사에서도 사제들의 개인사정을 잘 아는 지구장들의 조언을 참고하겠습니다.
설문을 통해 제기된 ‘지역사목센터’ 설립은 향후 지구사제회합 등 여러 논의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결정하겠습니다. 다만, 지구 교육 전담사제는 일부 지구에서 이미 요청을 하고 있어 시범적으로 몇몇 지구에 파견하는 방안을 고려해보고자 합니다.
⑤ 협력사목
한국 교회에서 2005년 무렵부터 논의되고 추진되었던 공동사목 또는 협력사목 제도가 타 교구에서는 대부분 폐지되었거나 명목만 유지하고 있는 반면, 우리 교구에서는 협력사목 실시 본당이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4년 10월 실시한 『협력사목에 관한 설문조사 보고서(사제용)』에 따르면 협력사목을 수행하는 사제들은 여러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운데서도 나름대로 협력사목 직무를 열심히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에 대한 호응으로 협력사목 실시본당의 신자분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협력사목 시행 본당을 대상으로 실시한 『평신도 지도자 설문조사』에서 신자들은 협력사목이 본당 사목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 기대하였고, 실제로 협력사목 시행으로 여러 사목지표들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고 평가하였습니다. 이는 신부님들이 여러 고충에도 불구하고 협력사목 직무를 열심히 수행하였고, 신자분들에게 사목적으로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던 결과라 봅니다. 이에 대해 저는 교구 모든 사제들의 협조에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본래 협력사목은 후배 사제들의 부주임 임기가 장기화되면 사제적 삶의 활력과 보람을 잃을 수 있다는 선배들의 진심어린 염려가 도입 동기였습니다. 선배 사제들은 협력사목이 후배 사제들의 부주임 장기화에 부분적 대안이 될 것이라 생각하여 이 제도의 실시를 제게 제안하였습니다.
다행히 2014년 10월 ‘지구사목 관련 설문조사 보고서’와 함께 실시한 『협력사목에 관한 설문조사 보고서(사제용)』에서 신부님들 대다수는 현행 협력사목 제도에 여러 문제점과 그에 따른 보완 요소들이 존재함에도 이 제도가 교구 사제공동체의 공존을 위해 지속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주셨습니다.
따라서 협력사목 역시 경험이 더 쌓이고, 조사보고서에서 제안한 대로 현재의 문제점들을 보완할 수 있다면 교구 발전과 사제들의 성숙, 그리고 신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목방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설문지 뒤에 어느 신부님이 제안하신 다음의 내용처럼 모든 신부님이 이렇게 생각하신다면 우리 교구의 협력사목에 큰 발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목 형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사목이든 사제로서 투신하는 것이 협력 사목의 열쇠이다. 본당사목구에서 반드시 해야할 사목이라면 주임권한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다양해진 사회에서 기존 본당 중심(본당 내에서만 이루어지는) 사목은 한계 상황에 부딪히게 마련이다. 본당 안팎에서 ‘교우들, 비신자, 청(소)년, 노인 … 등’에 투신할 정신과 용기가 있는 신부들과 교우들을 찾아내고, 격려하고, 지원하면 머지않아 다양하고 풍요로운 협력사목 형태가 드러날 것이다.”
저는 이러한 긍정적 측면이 있는 협력사목의 정착과 발전을 위해 ‘협력사목 특별위원회’를 설치하여 사제들의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는 가운데 ‘교구 협력사목 규정’을 마련하여 협력사목의 취지 및 목표, 협력사목자 임기, 협력사제 인사(파견)방식, 협력사목 사제의 권한과 역할 등을 규정토록 할 것입니다. 협력사목이 모든 하느님의 백성에게 ‘유익한 길’(디도 3,8)이 되도록 모두가 함께 노력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Ⅴ. 맺음말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해왔던 사목 방향을 이번 기회에 다시 우리 교구가 10년 동안 살아야 할 방향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동안 우리 교구는 여러 차례 교회의 삶을 반성하고 그 바탕 위에 새로운 길을 모색해 보고자 부단히 노력해왔습니다. 그 결과 이제 이러한 노력들이 우리 교구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열매를 맺어야 할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작년 말 반포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사도적 권고 『복음의 기쁨』은 보편 교회에 총체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였을 뿐 아니라, 우리 한국교회에도 큰 기쁨과 활력을 주었습니다. 이번 사목서한을 준비하는 동안 저도 자주 읽고 묵상할 만큼 좋은 길잡이였습니다.
또한 올 여름 교황님의 한국교회 사목방문도 한국사회와 한국 교회에 큰 은총과 축복의 기회였습니다. 교황님은 사목방문을 통해 세월호 참사로 삶의 방향과 가치를 상실한 채 어떻게 살아야할까를 고민하는 국민들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한국교회에도 쇄신에 대한 열망을 불러 일으켜 주셨습니다. 그분의 영향이 지대했던 터라 저도 교황님이 사목 방문하셨을 때 남겨주신 메시지와 친히 보여주셨던 모습들을 자주 숙고하게 되었습니다.
교황님은 이 두 가지 계기를 통해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에 복음의 기쁨을 사는 삶,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 그리고 하느님 나라의 선포 등 세 가지를 방향으로 제시하셨습니다.
사실 이 세 가지는 복음 안에 들어있는 예수님 가르침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예수님을 따르는 하느님 백성들은 이 세가지 핵심을 삶의 방향으로 삼아야합니다. 하느님 백성들인 그리스도신자들은 신앙을 인생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아야 하며, 이를 삶으로 드러내는 방법으로써 가난한 이들과 연대하여야 하며, 복음의 기쁨을 선포하는 선교를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제가 우리 교구 미래 10년의 사목방향을 이 세 가지에 초점을 맞춘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습니다. 세 가지 방향으로 표현되긴 했지만 역시 목적은 단 하나 ‘우리가 사는 이 지역에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우리 모두가 더불어 복음의 기쁨을 누리며 사는 것’입니다. 이렇게 살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복음화 되어야 하고, 구체적인 삶 안에서 가난한 이들과 연대해야 하며, 복음의 기쁨 안에서 스스로 행복을 누리고 또 이 기쁨을 이웃에게 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저는 교구장으로서 이 사목방향을 구체화하고, 실현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그러나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도와주시고 여러분들도 함께 하여야 합니다.
하느님 안에 친애하는 형제 사제 여러분, 그리고 수도자들과 교우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모두 하느님 나라가 이 땅에 실현되는 거룩한 이 길을 함께 걸어갑시다!
한국교회의 주보이신 성모 마리아와
의정부교구의 주보이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베드로 주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