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인정과 애정을 구하지 마라
다음의 글은 송봉모 신부님저 “미움이 그친 바로 그순간”에 나오는내용을 제가 여기에 옮긴 것입니다.
우리는 남에게서 인정과 애정을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환상을 갖는다. 물론 우리는 서로 존중하고 관심을 가짐으로써 보다 풍요로운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 문제는 인정∙ 사랑∙ 관심을 순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주고 받으려 하지않고 필사적으로 바라고 매달리는데 있다.
흔히 인정받고 사랑받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한다. 과연그럴까? 스스로에게 가만히 물어보라. 내가 정말로 무얼 바라는지. ‘내가진실로 바라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애정인가? 인정인가?’
그리고 어떠한 느낌이 되는지 보라. 만약 내안이 따스해지는 느낌이 든다면 그것은 영혼의 느낌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허망한 세상, 곧 무상하게 스러지는 세상이 주는 느낌이다. 다시 말하면 남이좀 알아준다고 해서 대단할 것도 없으며 몰라준다고 해서 섭섭하게 생각할 것도 없다.
다른 사람의 관심을 구하는 것은 결국 어리석은 행동이다. 남이 알아준다고해서 우쭐대고, 몰라준다고 해서 의기소침해지는 것은 소인배의 처신에 불과하다.
우리가 본성적으로 바라는 것은 세상의 인정과 사랑이 아니다. 우리의 본성이 바라는것은 어디에도 걸림이없이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이다. 세상살이의 온갖 근심에서, 죄에서, 죽음에서 자유로운 것이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하고 눈치보며 살지않는 것이다.
예수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가장 주고 싶어하셨던것은 자유이다. 이자유를 불교용어를 빌려 설명하면‘무애진인(無碍眞人)’으로 살아가는자유다. 곧 어디에도 걸림이 없는 진실된인간으로 살아가는자유이다.
하지만 애정과 인정없이 결코 살 수 없다는 환상을 지닌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다른이 들의 인정과 애정을 추구한다. 그들은 상처받아도 좋고 이용당해도 좋고 때로는 병에 걸려도 좋으니 남의 인정과 관심, 사랑만 받으면 된다고 믿는다.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받으려는 욕구는 끝이 없다. 세상사람들에게한때 갈채를 받고 인기를 얻다가 시간이 흘러 사람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면 한없이 외로워하고 허망해한다. 인간은 오늘 인정을 받는다해도 내일이면 다시 허기를 느끼게 된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한테 인정받는다 해도 어떤 한 사람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비참해진다.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큰사람은 평생 마음에 허전한 공간을 안고다닌다. 그 공간을 다른 사람의 애정으로 채우고 또채워보지만 여전히 허전한 마음을 어찌할수없다. 애정결핍에걸린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오로지 다른 사람의 관심과 사랑일뿐, 그사랑을주는상대방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않다. 이런 사람들은 다른사람들의 손에 자신의 정서적안정을 내맡기기에 상대방으로부터 쉽게 상처를 받는다.
그러나 다른사람의 인정이나 관심, 애정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런것 없이도 살수있는 것처럼 행동하는것이다. 심리학자 다이어(Wayne W. Dyer)는주변에서 가장 인정을받는 사람이 어떤유형의 사람인지, 어떻게 행동하는 사람인지 잘 관찰해보라고 권한다.
역설적이게도 다른 사람들의 인정과 사랑을 받는사람은 고독을 사랑하고 다른사람의 인정이나 사랑을 받으려고 애쓰지 않는다. 주위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인정과 사랑을 받는사람이 사실은 그인정과 사랑을그다지 애타게 바라지않는다는 점은 참으로 놀라운 역설이다.
행복한 사람은 주변사람들과 두루 좋은관계를 맺고 있으며 불편한 관계는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그들은 남이 무어라말해도 자신의 주관이 확고하여 남의 말에 마음이 흔들리거나 동요하지않는다.
우리는 외로움과 고독을 구별해야 한다. 외로움은 사람을 아쉬워함이요, 고독은 홀로 있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 우리는 고독이 필요함을 알아야한다. 위대한 성인들이 은수자가 되어 고독과 침묵속에서 진리를 깨달았음을 알아야한다.
왜 주님은 자주 외딴곳으로 물러나 기도하셨는가? 왜 많은 교부들이사막에서 구도의 삶을 살았는가? 왜 많은 수도자들이 침묵속에 피정하는가? 이들이 고독을택하는 것은 고독이 자기반성과 성장의 시간을 마련해주기 때문이다. 우리 영혼은 사람들과 격리되어 홀로있는 만큼 창조주하느님과 구세주께 더 가까이 나아가게된다.
결론적으로 이제 남들의 애정과 인정에 목매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다. 왜 우리는 남들의 인정에 목말라하는가? 인간의판단은 그릇되기쉽고 불완전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와 가치관에 따라 남을 판단하며 비난하기도하고 좋아하기도한다.
주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유다백성들은 호산나라고외치며 주님을 찬송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이 그들에게 이세상의행복과 힘을 가져다줄 수 없다고 생각하였을때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소리쳤다. 인간의 판단은 이처럼 어리석고 불완전한것이다. 우리크리스찬들이 무엇때문에 불완전하고 멋대로 왔다갔다하는 사람들의판단에 자신을 내맡기고 이에따라 일희일비하는가? 우리는 남에게 인정해달라고 요구할 권리자체도 없다. 인정은 남이 마음에서 우러나야되는것이지 내가 나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인정은 남이 해주면 받으면 그만이고 인정안해주면 그뿐인것이다.
왜 남이 주었다 말았다 하는 것에 목을 매는가? 세상인심이라는 것은조변석개이며 아침에 나에게 친절했던 사람이 저녁에 표변할 수도 있다. 이런 허망한 것에 우리는 나의 모든 것을 걸고있다. 남이 멸시하면자신을 못났다고 생각하고 남들이 비난하면 자신을 아무짝에도쓸모없는사람으로 자책하면서 세상을 비관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 이처럼 소중한 자신의가치를 잊고 왜 우리는 자신의 가치를 이기적이고 제멋대로 판단하는이웃에게 맡기는가? 무애진인(無碍眞人), 어디에도 걸림이 없이 자유롭게 살아가는 참된 나를 찾을 때 우리는 진정한 하느님의 사랑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