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1 - 저는 지금 쉬고 있습니다

2007. 1. 2. 오후 10: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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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쉬고 있습니다 - 정운석 사도 요한, 수원 Re. 단장


  레지오 단원의 올바른 신심은 성모님의 신심이라는 것을 누가 부정하겠습니까? 선서를 할 때는 무슨 의미로 선서문을 읽어야 하고, 무슨 의미로 선서를 하였는지도 모르면서 정단원이 되었노라고, 이제는 예비단원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새롭고 번듯한 정단원의 타이틀을 거머쥔 후, '그까이것 대충' 단원생활을 하는 형제, 자매들을 보면 한심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선서를 하기 전에 레지오에 대한 올바른 신심이 몸에 배어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간부님들과 선배단원들의 역할이 커야 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에드먼드 버크는 "훌륭한 모범이야말로 사람들을 가르치는 최고의 학교이다"라고 했습니다. 도제제도에 의한 교육이야말로 레지오 단원들이 제일 많이 배우게 되는 자연스러운 교육이므로 이 말씀보다 더 정확한 가르침은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왕년'에 쁘레시디움 회계, 서기, 부단장, 단장을 거쳐 꾸리아 단장을 했으며, 꼬미씨움 간부까지 했었다는 것, 또 나이가 50이 넘고 60이 넘은 것이 무슨 자랑입니까? 그렇다고 해서 열심히 단원생활을 하시는 어르신들을 싸잡아서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야말로 우리나라의 레지오의 성장을 일구어 오신 분들이 아닙니까? 하지만 연륜이 있으신 것만큼 아집이 있어 단원들에게 경험과 나이 많은 것만 자랑한다면 잘못이라고 생각됩니다. 레지오 경력 몇십 년, 간부 경력은 자랑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레지오 간부를 어떻게 해왔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저는 어느 여름날 등나무 그늘 아래 쉬고 있던 형제님과 우연히 대화를 한 적이 있는데, 쉬지도 않고 뿜어내는 말씀이 전부 다 자기의 신앙관이 아니고 조상님 때부터 내려오는 구교 집안이라는 것부터 사촌형님이 신부님, 이모가 수녀님, 삼촌이, 어머니가 꾸리아 단장, 총회장 등 교회의 간부 내지 봉사자, 사목자, 수도자까지 전부 하고 계시다, 했었다로 일관합니다. 반가운 마음에 기대를 하며, 형제님도 어느 정도 위치의 인물이 되겠거니 하며, 조심스럽게 '지금 무슨 활동을 하십니까?' 하고 물었더니,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그만 목소리로 '저는 지금 쉬고 있습니다' 합니다. '이것이 그 형제님이 그렇게도 주변을 포장한 이유였구나'라고 생각되니 너무나 허탈하고 배신감마저 들기까지 합니다.

레지오 단원 여러분! 윗글을 읽어 보신 후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과연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며, 나를 돌아보고 싶지 않으십니까? 후배 단원을 온화한 모습과 사랑으로 대해 준다면, 신입단원들이 "나는 언제나 저 간부처럼, 선배님처럼 할 수 있을까" 하고 선망하지 않을까요? 활동을 함에 있어 "어떻게 하면 편할까? 어떻게 하면 쉬울까?"를 궁리하며, 요령도 부려가며 활동을 한다면, 성모님께도 자기 자신에게도 결코 좋은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지나간 세월의 모습보다 지금의 모습이 더 나아야 전임 간부다운 경력자이고, 연세가 많이 드신 연륜 있는 단원의 모습이 아닙니까?  언행일치(言行一致)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얼마나 존경을 받게 되겠습니까?  "나는 훌륭한 레지오 단원이오"라고 자기 자신이 말하기보다는 다른 이로 하여금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존경하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간부 여러분! 선배 단원 여러분! 여러분이 보여주는 행동이 '레지오의 성공의 지름길이 되느냐, 실패의 원인이 되느냐'의 중요한 위치에 있음을 마음속 깊이 새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간부는 간부다워야 하고, 선배는 선배다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누구든지 자기 위치에서 우리가 모시는 분의 뜻을 헤아려 의무를 충실히 지켜 나간다면 '성모님께서 지휘하는 지상군단'의 모습이 제대로 되지 않을까요? 이러한 모습을 보시는 성령께서는 얼마나 기뻐하실까요?

  사랑하는 레지오 단원 여러분!

  우리 다 함께 똑바로 서는 레지오를 위하여 열심히 노력합시다. 항상 기도하며 실천합시다. 끝으로 다음 말씀을 단원 여러분에게 드리고 싶습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 (갈라 2, 20).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요한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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