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화 - 레지오마리애 '06.1월호

2006. 1. 28. 오후 11:35:51

글자

레지오마리애 2006년 1월호에 기재된 훈화 입니다.

 

깨끗한 마음과 순박한 지향  - 윤병길 세례자요한 신부

                                (서울 Se. 지도신부/서울 Se. 홈페이지에서 발췌) 

준주성범 2권 4장

  1. 사람이 세상 것을 떠나 위로 오르는 데 두 날개가 있으니, 즉 순박과 순결의 날개다. 지향에는 반드시 순박이 있어야 할 것이요, 감정에는 반드시 순결이 있어야 할 것이다. 순박으로는 사람이 하느님께로 향하고, 순결로는 그분을 얻어 누리게 된다. 네가 안으로부터의 무슨 절제 없는 정에서 벗어나면, 어떠한 선한 행동이라도 네게 장애가 되지 않는다. 하느님께서 좋아하시는 것과 남이 유익 외에는 아무것도 네가 뜻하지 않고 찾지 않는다면 안으로부터의 자유를 누리게 될 것이다. 네 마음이 바르면 모든 조물은 생명의 거울이 될 것이요, 거룩한 학문을 가르치는 책이 될 것이다. 조물이 미소하고 천하다 할지라도, 하느님의 선을 드러내지 못할 만큼 그렇게 미소하고 천한 것은 없다.


  2. 네가 안으로 착하고 조촐하면 모든 것을 거리낌 없이 볼 것이요, 잘 알아들을 것이다. 조촐한 마음은 천국과 지옥을 투시한다. 누구나 제 속에 머금은 그대로 밖으로 판단한다. 이 세상에 무슨 즐거움이 있다면, 이는 과연 마음이 조촐한 사람의 소유물일 것이다. 또 어느 곳에 무슨 곤란이 있고 걱정이 있다면, 이는 양심이 악한 자가 제일 잘 경험할 것이다. 쇠가 불에 들어가면 녹이 없어지고 온 덩어리가 빛남과 같이, 사람이 완전히 하느님께로 향하면 게으른 생각이 벗겨지고 새사람으로 변한다.


  200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로운 시간은 우리에게 지나온 과거를 돌이켜보게 하고 다가올 미래를 향하여 나아갈 우리를 내다볼 수 있도록 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는 과연 어떠한 지향을 갖고서 어떠한 마음으로 살아왔는지 돌아봐야 하겠습니다. 위의 준주성범에 보면 우리가 삶을 돌이켜볼 때 가져야 하는 지향은 순박과 순결이라고 말합니다. 순박함은 사람을 하느님께로 향하게 하고, 순결은 하느님을 얻어 누리게 한다는 것입니다. 순박한 지향은, 자신이 하던 일에 매여서 정신없이 바쁘다가도 본래의 모습을 찾을 수 있는 표지판이 되고, 마음이 순결하면 매 순간 자신에게 다가오는 유혹과 같은 절제 없는 감정의 지배를 받지 않고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봉사를 함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마음이 순박하면 하느님의 뜻을 찾으려 하고 내적으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음이 순결하면 주위 사람들과 만물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비춰볼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하느님이 만드신 물건은 작고 천한 것이라도 하느님의 선을 표시하지 않는 것이 없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순간순간 식별의 은총을 청해야 합니다. 내가 한 일이 과연 옳은 일인가? 내가 선택한 것이 과연 하느님의 뜻에 맞는 것인가? 과연 나는 올바로 봉사하고 있는 것인가? 종종 이러한 질문을 함으로써 우리 자신을 정화시키고 바쁜 생활에 쫓기는 우리가 숨쉴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영성생활에 있어서 바쁘다는 것은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바쁘다는 것이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를 빼앗아버리고 만다면 영혼이 점점 메말라갈 것이며, 매일 드리는 기도는 형식적인 울림이 될 뿐 내 마음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남 보기에는 똑같은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 지향과 마음이 다르다면 실상은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이라 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자신을 만족시키는 일이 될 수 있고 어떤 사람은 하느님께 봉헌하는 거룩한 일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자기를 만족시키려는 사람은 매번 자신이 한 일로써 누군가의 칭찬을 들으려 하고 확인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하느님께 봉헌하는 사람은 오히려 감사와 찬미를 드릴 것입니다.

  여러분이 지난 한 해 동안 어떠한 지향으로, 어떠한 마음으로 봉사하였는지 돌이켜 보십시오. 쇳덩어리가 불 속에 들어가면 녹이 다 없어지고 빛나게 되는 것처럼 여러분의 영혼도 본래의 순박한 지향과 순결한 마음을 찾게 되시길 바랍니다.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사람은 새롭게 태어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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