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뒤면 설 명절입니다. 설 명절에 천주교 신자들의 제사 방법에 대해 문의하는 분들이 자주 계십니다. 현재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에서 공식적인 제사 예식서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아직 더 많은 보완이 필요하기에 공식 예식서를 발표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금년도 사목 잡지 1월호에 대구 가톨릭대학교 나기정 신부님께서 "천주교회의 명절과 기일 제사의 시안들"이란 제목으로 천주교 제사에 관한 글을 기고하신 것이 있습니다. 기존에 신자분들이 사용하시던 세 가지 방식을 보완 정리하신 것입니다. 올 설 명절에 필요하신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서 준비했습니다.
아래 글은 신부님 글의 시작 부분입니다.
천주교회의 명절과 기일 제사의 시안들
나기정(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전례학)
들어가는 말
명절이 되면 천주교 신자들은 제사 문제 때문에 갈등하곤 한다. 본당에서 위령 미사만 봉헌하고 명절을 지낼 것인지, 또는 위령 미사도 드리고 집에서 제사를 지낼 것인지, 또는 집에서 제사만 지낼 것인지, 더 나아가 전통적인 제사를 지낼 것인지 아니면 위령 기도(연도)라도 바쳐야 할 것인지 방향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결정은 언제나 그렇듯이 자기 집안이 해오던 전통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곤 한다.
천주교에서는 제사를 지내도록 허용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권장하고 있다 하겠다. 가톨릭 신자들이 증가하면서 신앙을 갖지 않았을 때 지내던 제사를 신자가 된 다음에 가정 안에서 이 전통의 예를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도 필요할 것이다. 그들에게 그리스도교적인 제사를 지내도록 자연스럽게 인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 신앙의 뿌리가 깊은 집안은 오랫동안 제사를 지내지 않았다. 위령 미사로 그 깊은 신앙을 드러내고 표현하였다. 그런데 현대 사회에 와서 제사를 지내지 않는 관습과 더불어 신앙이 약해졌을 때에 이것도 저것도 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 반대로 가족들은 제사를 통해 그리스도인의 신앙을 더욱 키워 가고 굳게 할 매개물로 교육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런 필요성이 있는데도, 현재 우리 한국 천주교회에서 지정된 형태의 제사 양식은 없다. 아직 시안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어떤 양식들이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따라서 여기에 그 동안 제시되었던 몇 가지 제사 양식을 소개한다. 이 양식들은 임의로 만들어 일부 쓰고 있는 시안들이다. 여기에 붙여진 제사의 이름들도 소개될 때 쓰인 이름으로 편의상 붙인 것일 뿐이다. 그 제사의 이름이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
제사 양식을 꾸미는 데는 여러 형태의 예식들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시안들 안에서 천주교의 제사를 이루는 요소들을 나열해 보면, 기존의 제사 양식, 교회 예배 요소의 중요 요소인 말씀 전례, 고인을 위한 기도, 그 외에 명절 때 조상에게 드리는 예(禮)의 요소와 축복 기원(전구), 또한 그리스도교적 예배에서 갖는 간구와 축복(찬미) 등이 이 제사들을 이루는 요소들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제시된 세 가지 시안은 다음과 같다.
- 차례 제사 : 주로 한가위 명절 중심의 제사로 제시된 간단한 형태의 말씀 전례와 제사의 중심인 축문과 배례, 그리고 그리스도교 신자의 신앙 고백과 여러 기도들로 구성되었다.
- 조상 제사 예식 : 기존의 제사 양식을 기본 틀로 잡고 일부 기도와 말씀 봉독을 삽입한 형태로 간결한 시안이다. 주로 기일을 위한 것이며 명절 제사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제주의 권고 등 말씀 나누기와 개인 기도 등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 가톨릭 제사 : 교회의 기도인 위령 기도(연도)에 제사의 공경 절차를 복합시킨 제사 시안이다. 연도를 마친 다음 성서 봉독과 여러 기도를 선택적으로 드린 다음 제사의 공경 절차를 거행하도록 구성하였다.
일반적으로 세 가지 시안 모두 제사를 준비하는 단계는 비슷하며 일반적인 제사 준비와 일맥상통하고 공통적이다. 또 다음에 제시된 양식들 가운데서 성서 말씀이나 성가 등은 공통으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다. 또 제사의 핵심인 '축문'은 경우에 따라 3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공통으로 호환할 수 있을 것이며 고쳐 쓸 수 있을 것이다.
가정이나 본당에서 주어진 시안에 따라 제사를 드려 보고 그 느낌들을 나누어 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어떤 부분은 또 어떻게 바꾸어 하는 것이 좋은지, 어느 시안이 우리 가정에 더 적합한지 의논해 보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개선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천주교회의 제사가 더욱 발전되고 성숙된 형태들로 우리 가운데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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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명절 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