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 례'

2009. 9. 23. 오후 5:34:31

글자
 
'순 례'/ 최알렉시오






아침이슬 머금고
살갑게 비비는 청 보리밭
길고 긴 바람결 이랑

검게 섞는 흙 내음 속
개똥참외 노란 꽃잎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어
투덜거리지 않게 하시고

한 낯 우당탕
지나가는 소나기에
개울가 풀섶 돌 돌돌
흐르는 시냇물 소리

드넓은 물 논 속
뜸 뜸뜸 뜸부기 노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가 있어
토달거리지 않게 하시고

고요한 밤하늘
길 잃은 별을 품고
수 만리 날수 있는 가슴

하얀 손 흔들며
하늘빛을 따라 갈수 있어
감사하게 하소서

내일은
촛불 하나 들고 기다리는
늘 깨어 새날을 맞이하는
순례자가 되게 하소서
하늘이시여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남성구역게시판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