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황중호

2005. 5. 4. 오후 7:06:10

바람이 분다
세상 한바퀴를 휘휘 돌아
발등을 휘감아
가슴을 가로질러
흩날리는 머리카락 타고
바람이 분다
 
바람의 감촉이
한여름 햇살에 내내 말려낸
이불처럼
시원스레 몸을 감싸앉을 때
그는 물었다
"고통도 받아들이겠느냐?"
 
기도하였다
이해할 수도
깨달을 수도
없음을 알았기에
보시니 좋은 세상안에
살도록 허락하신
당신께 기도하였다
 
저 들의 가시나무
하나 둘 팔을 뻗어
가는 길까지 자라나
내 발길 멈추게하여도
허락된 발걸음
한 걸음 한 걸음이
아픔이 아니기를
 
어느 누구의 망치소리
가슴 깊은 곳에 못박아 두고
허락된 발걸음
또 한걸음
장미 송이 발등에 얹고
걷는다
 
바람이 분다
발등을 휘감고
가슴을 가로질러
흩날리는 머리카락 타고
장미향기 담아
세상 한바퀴를  휘휘 돌아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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