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기 상권 4,12-22

2010. 4. 4. 오전 7:19:26

글자
 
 
        그날 벤야민 사람 하나가 싸움터에서 빠져나와 실로로 달려왔다. 그의 옷은 찢어지고 머리에는 흙이 묻어 있었다.
 
그가 왔을 때 엘리는 하느님의 궤 때문에 마음이 떨려, 길가 의자에 앉아서 멀리 내다보고 있었다. 그 사람이 성읍에 들어와 소식을 전하자 온 성읍 주민들이 울부짖었다.
 
엘리가 그 부르짖는 소리를 듣고  "웬 소리가 이렇게 시끄러우냐?"  하고 묻자, 그 사람이 엘리에게 급히 와서 소식을 전하였다.
 
엘리는 아흔여덟 살이나 되었고 눈이 굳어져 앞을 볼 수가 없었다.
 
그 사람이 엘리에게  "제가 바로 싸움터에서 온 사람입니다. 오늘 제가 싸움터에서 도망쳐 나왔습니다."  하자, 엘리는  "내 아들아, 그래, 그곳 사정이 어떠냐?"  하고 물었다.
 
전령이 대답하였다.  "이스라엘은 필리스티아인들 앞에서 도망쳤고, 군사들이 대학살을 당하였습니다. 사제님의 두 아들 호프나와 피느하스도 죽고, 하느님의 궤도 빼앗겼습니다."
 
전령이 하느님의 궤를 언급하자, 엘리가 대문 옆 의자에서 뒤로 넘어지더니 목이 부러져 죽었다. 그 사람은 늙은 데다 몸까지 무거웠던 것이다. 엘리는 마흔 해 동안 이스라엘의 판관으로 일하였다.
 
        엘리의 며느리, 피느하스의 아내는 임신 중이었는데, 아이 낳을 때가 다 되었다. 그 여인은 하느님의 궤를 빼앗기고 시아버지와 남편마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몸을 웅크린 채 아이를 낳았다. 갑자기 진통이 닥쳤던 것이다.
 
여인이 숨을 거두려 할 때, 그를 돌보던 여자들이  "아들을 낳았으니 걱정 말아요."  하고 일러 주었다. 그러나 여인은 그 말에 대꾸도 하지 않고 마음도 두지 않더니, 
 
"영광이 이스라엘에서 떠났구나."  하면서, 아이를 이카봇이라 하였다. 하느님의 궤를 빼앗기고 시아버지와 남편마저 죽었기 때문이다.
 
그 여인은  "하느님의 궤를 빼앗겼기 때문에 영광이 이스라엘에서 떠났다."  하고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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