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해' 본당신부들의 수호성인 비안네 신부 사목지를 찾아서<하>

2010. 5. 23. 오후 2:4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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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평화신문 > 기획특집 > 일반기사                               2010. 05. 09발행 [1067호]
 
"사제다운 한 사람의 사제로 교회가 살다"

'사제의 해' 본당신부들의 수호성인 비안네 신부 사목지를 찾아서<하>



▶ 아르스에 살았던 주민 기욤 빌리에르의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에 대한 증언
 그가 성당으로 처음 들어섰을 때, 그는 선함과 기쁨과 상냥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우리에게 좀처럼 고결하거나 도덕적으로 여겨지지는 않았다. 우리는 그가 자주 성당에서 오래 머물러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매우 엄격한 삶을 살았다. 그는 시종도 없었으며, 성 안 귀족들의 저녁식사 초대에 응한 적도 없었다. 그는 마치 성당을 자신의 집처럼 생각했다. 만일 누군가 그를 보기 원한다면 바로 성당으로 가야 할 것이었다.
 ▶ 비안네 성인의 말씀
 내적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우리가 이 삶에 첫발을 들인다면, 우리가 그 삶을 손으로 더듬기 시작한다면, 그것을 멈춘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기계적 사목생활에 대한 자기반성과 결심
 프랑스어로 본당 주임사제를 '뀌레'라고 하는데 '모든 것을 돌봐주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현지 가이드가 설명해 주었다. 그런 면에서 '나는 과연 사제생활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을 많이 하게 됐다.
 
 판공성사 때만 되면 밀려드는 신자들과 1㎡도 안되는 고해소 안에서 계속해서 거의 같은 내용의 고백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 사제들을 힘들게 하지만 그것도 1시간 성사 주고 잠깐 쉬는데 비해 비안네 신부님은 하루에 18시간이나 고해성사를 주셨다니 과연 살아있는 성인이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는 식사 때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대부분 자기반성에 관한 내용이었다.
 사제품을 받고 난 뒤 자기발전이 거의 없는 삶과 신자들에 대한 열정 없이 기계적으로 이뤄지는 사목생활에 대한 반성의 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나를 포함해서 성지순례에 동참한 사제들의 이러한 대화들이 자기반성과 결심에만 머무르지 않고 행동적 실천이 꼭 함께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했다.
 초자연적 신비를 체험했으며 자연과 가난을 사랑하고 회개와 성체성사를 강조하며 하느님을 사랑한 본당 사제들의 수호자 비안네 성인은 겉으로 보기에 가진 것 없는 가난한 사제였다. 그러나 비안네 성인은 내적으로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사람들과 나눴다. 비안네 성인은 묵주와 지팡이 하나만을 들고 길을 떠난 사제다.
 비안네 성인은 새 사제들이 걸어야 할 길은 오로지 하느님만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하신다. 첫 부임지이자 평생 계셨던 아르스본당으로 찾아갈 때 지나가던 꼬마에게 "아르스 가는 길을 알려주면, 나는 너에게 천국 가는 길을 알려주겠다"고 말씀을 하신다. 성인께서 말씀하신 이 장소에는 꼬마와 성인 동상이 세워져 있다.
 
 # 성성(聖性) 발휘, 충실한 종의 역할 - 비안네 성인 메시지 깨달아
 평생 남루한 수단을 입고 거의 먹지도 자지도 않는 생활을 하며 하느님의 기적을 행한 비안네 성인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가? 성인처럼 절제하고 금욕하며 청빈하게 살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하느님 사랑을 전하는 사제가 되기 위해 그토록 충실한 삶을 살아낸 열정, 타인의 비웃음에도 굴하지 않고 자기 뜻을 좇았던 용기 등, 비안네 성인은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준다.
 또 하느님께 선택받은 특별한 사람이 성인으로 태어나는 게 아니라, 조금 부족한 듯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마음만 먹는다면 자기 안의 성성(聖性)을 충분히 발휘해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다는 진리도 새삼 깨닫게 해준다.
 물질적 안락에는 강한 애착을 가지면서도 종교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것이 우리 시대의 보편적 현상이다. 만일 외계에서 온 사람이 우리를 관찰한다면, 그는 우리가 목적을 향해 가고 있는 순례자라고는 판단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비안네 성인은 항상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한 사람이었다. 고해성사를 하루에 18시간씩 주신 신부님, 하느님과 신자를 사랑하신 신부님, 신부님에게 고해성사를 본 사람이 무려 250만 명, 사제 한 사람이 그 당시 유럽교회를 살린 것이다.
 우리 모두 내가 있는 그 지역을, 공동체를 나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릴 수 있는 멋진 그리스도인이 되었으면 한다.

      기도하는 사제

 침묵 속에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는 사제

 힘없고 약한 자의 고통을 나누며, 사회정의를 위하여 열심히 일하는 사제

 사리에 맞지 않는 독선을 피우지 않으며, 평신도와 함께 본당을 이끌어 가는 사제

 겸손하며,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며,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사제

 죽기까지 사제 성직에 충실한 사제

 평신도들에게 적절한 강론을 준비하는 사제

 검소하게 물질에 마음 쓰지 않으며, 공금에 명확한 사제

 웃어른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말과 행동에 예의를 지킬 줄 아는 사제

 청소년과 친하게 대화를 나누며, 교리교육에 힘쓰는 사제

 성사 집행을 경건하고 예절답게 하는 사제

 교구장과 장상에게 순명하며, 동료 사제들과 원만한 사제

 가까운 친척이나 친한 교우에게 매이지 않는, 양쪽 귀를 모두 여는 사제

                                       글ㆍ사진= 유종만 신부

                        (서울대교구 15-강서지구장 겸 등촌 1동본당 주임)



 


▲ 비안네 신부가 임종직전까지 마지막 고해성사를 주는 모습이다. 당시 고해성사를 받았던 아타나스 형제와 가레 백작의 증언을 토대로 밀랍으로 제작해 박물관에 전시해 놓았다.

▲ 비안네 신부가 첫 부임지 아르스 본당을 찾아갈 때 지나가던 소년에게 "아르스 가는 길을 알려주면, 나는 너에게 천국 가는 길을 알려주겠다"고 말하고 있다.

▲ 아르스 대성당안 예수성심상 가슴에는 성인의 심장이 보존돼 있다. 사제들이 걸어야 할 길은 오로지 하느님과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라 하신 성인의 말씀을 상징하듯….

▲ 비안네 신부의 어린시절의 한 장면. 갑자기 집에서 없어진 아들을 찾던 어머니 마리아 밸리즈는 외양간에서 성모님께 기도하는 아들을 발견했다

▲ 본당신부들의 수호성인 비안네 신부

▲ 비안네 신부가 생활했던 사제관 우물터와 수레가 잘 보존돼 있다.

▲ 아르스 경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사제들이 깊은 묵상에 잠겨있다.

▲ 비안네 신부가 머물던 사제관 2층에는 당시 사용하던 침대와 책상 촛대, 제의 등 성물이 보존돼 있어 성인의 검소했던 삶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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