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무에 관한..

포푸리·2007. 10. 29. 오후 8:04:01

임신했을 때 일...

일하다 보니 점심시간을 놓친 여름날,

홀몸도 아닌데, 점심을 굶는 다는 것이 좀 그래서 혼자 밖으로 나갔다.

평소에 잘 가지 않던 분식집에 들어가서 날도 더우니 열무국수를 시켰다.

열이 많은 아이를 가지니 뱃속에서는 매일 활활 불이 타오르는 것 같았고

그날따라 메뉴판에 있는 열무국수 사진이 정말로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이라 손님은 나 혼자 뿐.

주인 아줌마는 열무국수 한 사발을 만들어 내 앞에 내려놓고는

카운터에 앉아서 내가 먹는 것을 흐뭇하게 훔쳐보고 있더랬다.

 

근데....

정말 죄송스런 말이지만 너무나도 맛이 없었다.

국물은 짜고 국수는 좀 불었고...

그치만 아줌마의 눈길을 의식하며 일단 열무김치만 골라서 먹기 시작했다.

아...

간신히 열무를 다 골라 먹고는 젓가락을 놓으려는 순간....

 

잽싸게 달려온 아줌마,

내 국수그릇에 열무김치를 한다발 더 놓으시며 하시는 말씀.

"그저, 입에서 땡길 땐 많이 먹어야혀. 더먹어, 더먹어!!!"

ㅠ.ㅠ

 

그날 그 짠 열무김치만 잔뜩 먹고 속이 부대낄 것 같았지만

물만 두어컵 마시고 괜찮았었다.

아줌마의 사랑이 담긴 덤이어서였을까?

 

요나팍의 열무김치 이야기를 보면서

그때 그 분식집의 열무국수 아줌마(얼굴도 몰라요, 성도 몰라~)가 새삼 생각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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