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2013. 5. 20. 오후 3:51:09

글자

길을 걸었다.
논뚝 길을 걸었다.
어린 모가 찰랑거린다.
외가리 두마리가  펄쩍 날아간다.
논뚝에 쑥들이 무릎까지 자랐다.

길을 걸었다.
복사꽃 피던 자리에
솜털가득한 뽀사시한 애기 복숭아가
쪼랑쪼랑 달렸다.
배꽃 웃던 자리에
방울같은 배가
끈처럼 달려있다.

"너는 어쩜 이리 손이 곱니?"
"엄마 닮아서요"
잡고 가던 손까지 놓고
목을 뒤로 젖혀
소리내어 웃었다.
슬그머니 손을 보니
세월이 묻어있다.

딸과 손 잡고
길을 걸으니
참 좋다.
세월이 참 빠르다.

댓글 6

  • 2013년 5월 20일 오후 11:06

    딸이 엄마를 닮아가고, 엄마가 딸을 닮아가는 길을 걷다

  • 2013년 5월 21일 오후 4:18

    참 ......예쁘네요..

  • 2013년 5월 22일 오후 1:25

    예쁘다 하시는 그 분 마음이 더 곱습니다.

  • 2013년 5월 23일 오후 12:41

    등단하시렵니까? ㅎ 베로니까가 청대산 동네길을 걷고 있는구랴! ㅎㅎ

  • 2013년 5월 23일 오후 3:04

    제가 걷는 좋은 길이 있어요, 언제 언니와 함께 걸어 봤으면......

  • 2013년 6월 5일 오후 3:13

    ㅋ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