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2013. 5. 20. 오후 3:51:09
글자
길을 걸었다.
논뚝 길을 걸었다.
어린 모가 찰랑거린다.
외가리 두마리가 펄쩍 날아간다.
논뚝에 쑥들이 무릎까지 자랐다.
길을 걸었다.
복사꽃 피던 자리에
솜털가득한 뽀사시한 애기 복숭아가
쪼랑쪼랑 달렸다.
배꽃 웃던 자리에
방울같은 배가
끈처럼 달려있다.
"너는 어쩜 이리 손이 곱니?"
"엄마 닮아서요"
잡고 가던 손까지 놓고
목을 뒤로 젖혀
소리내어 웃었다.
슬그머니 손을 보니
세월이 묻어있다.
딸과 손 잡고
길을 걸으니
참 좋다.
세월이 참 빠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