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믿으면 안 되겠니?

나그네·2007. 4. 13. 오후 3:42:56







    좀 믿으면 안 되겠니? 어느 시골 본당에서 부활절 미사를 마치고 모든 교우들은 성당 마당에 준비된 부활절 특식인 잔치국수를 한 그릇씩 먹게 되었습니다. 주일학교에서 개구쟁이로 통하는 어린 철수도 엄마와 함께 한쪽 구석에서 자리를 잡고 국수를 먹게 되었는데 엄마가 채 말리기도 전에 철수가 갑자기 교리교사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쫓아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철수가 국수를 먹던 입으로 담임 선생님에게 “선생님,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제자들에게 달려가서 예수님의 부활소식을 알려주었는데 제자들이 안 믿었죠?” “응, 아마 그럴 거야...” “선생님, 그러자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화가 나서 제자들에게 뭐라고했는지 아세요?” “글세...뭐라고 했을까?” 철수는 잠시 먹던 몇 가닥의 국수를 마저 삼키고 나서, 큰 소리로 “좀 믿으면 안 되겠니?” 그러자 여기저기 선생님들의 입에서 하얀 국수폭탄이 ‘풋 풋’ 하고 터지는 것이었습니다. 마귀들의 활동보고에서 대장 마귀에게 가장 칭찬받는 활동은 바로 ‘불신’이라고 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물론, 하느님의 존재, 마귀의 존재 등을 믿지 않게 만드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것은 ‘마귀는 이 세상에 없어. 그냥 만들어낸 이야기이다’라는 것을 사람들이 그대로 믿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그 마귀들은 철수가 한 말 즉 “좀 믿으면 안 되겠니?”를 가장 두려워하겠지요. 예전에는 마귀 들린 사람의 가족이 성당을 찾아와서 도움을 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요. 그러면 신자들, 주로 할머니들은 마귀들린 사람을 위해 줄기차게 기도하면서 결국 마귀를 쫓아냈습니다. 물론 마귀가 순순히 물러나지는 않았습니다. 온갖 거짓 사설을 늘어놓으면서 기도하는 사람을 교란시키려고 하고, 그러다 안 되면 앙탈을 부리다가 결국에는 물러갑니다. 그러면 마귀가 들린 사람의 가족은 물론 믿지 않는 사람들로 이를 계기로 영세, 입교했답니다. 마귀가 교회를 흔들려다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는커녕 신자들만 더 불려놓게 된 꼴이 됐습니다. 그래서 ‘마귀가 전교한다’는 역설적인 말도 생겨났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우리를 흔들려는 사람도 결국은 자기 목적을 이룩하지 못하고 오히려 우리의 신앙만 더 굳건하게 만들어 놓고 물러날 것입니다... <성서묵상> 우리가 대항하여 싸워야 할 원수들은 인간이 아니라 권세와 세력의 악신들과 암흑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의 악령들입니다. (에페 6, 12) - 손희송 신부님의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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