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따라라”(요한21,19) 구요비(욥) 신부, 천주교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임명

김종업

2017. 6. 30. 오전 3:58:17


 

구요비 주교 문장 및 사목표어

나를 따라라(요한21,19)

주교서품식은 8월 17일 오후2시 거행

 

지난 6월 28일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된 구요비 주교의 문장과 사목표어가 공식 확정됐다.

구 주교의 사목표어는 요한복음 2119절의 나를 따라라”(요한21,19) 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마지막 유언이자 제자들을 처음 부르실 때, 파견하실 때의 말씀이다. 그리스도를 더욱 잘 알고 사랑하며 따르겠다는 다짐과 함께 당신의 몸이 되어(1코린12,27) 또 다른 그리스도로서 이 세상 구원을 위해 일하도록 파견된 만큼 봉사와 선교의 사명을 완수하겠다는 구 주교의 의지를 담고 있다.

문장은 ()과 바다()와 함께 성체와 성작으로 표현한 성찬례(eucharistia)를 강조했다. 이는 수덕과 복음 선포, 성체성사 안에 완성되는 그리스도인을 형상화 했다. 또한 사목표어를 한글과 라틴어로 표기했다. 주교의 권위를 드러내는 별도의 장식은 과감히 생략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내달 17() 오후 2시 명동대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구 주교의 주교서품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서울대교구는 8()까지 각 본당을 통해 구 주교를 위한 영적예물(미사·영성체·주교를 위한 기도·묵주기도·화살기도)을 수합한다. 이어 새 보좌주교를 위한 9일 기도를 8()부터 16()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구요비 욥 주교 사목표어 및 문장(紋章)해설]

나를 따라라(sequere me)"(요한21,19)

 

 



사목표어의 배경

요한복음에서 이 말씀은 강생하신 하느님의 말씀(요한1,17)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마지막으로 온 인류에게 남기신 유언(遺言)이다.

공관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당신의 제자들을 부르실 때 이 말씀을 하신다.(마태4,19;마르1,17;루카5,27) 이 말씀은 당신의 제자로 불리움을 받은 인간에게 당신의 전 존재를 걸고 예수님을 스승으로 받아들이고 살아라!’고 부르심을 뜻한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더욱 더 잘 알고, 사랑하고, 따를 때 그분의 참다운 제자가 될 수 있다.

또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제자들에게 아침식사를 베푸신 후에 베드로 사도에게 마지막으로 나를 따라라”(요한21,19)고 말씀하신다.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께서 당신의 제자들을 파견하시며(요한20,21) 당신의 몸이 되어(1코린12,27) 또 다른 그리스도로서(alter christus) 이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일하라고 파견하시며 봉사와 선교의 사명을 교회에게 주신다.

 

문장은 상단에 한글과 라틴어로 사목표어를 표기하고, 방패에 산()과 바다()와 성찬례(eucharistia)를 담았다.

()은 인간이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과 만나고 그분 곁에 머무르는 장소이다. 이 산에서 침묵과 고독과 기도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인간은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고 그분 곁에 머무르며 주님의 모습으로 변모되어 간다.(루카9,28-36) 이는 나를 따라라!’라는 말씀의 수덕(修德)적인 차원이며 교회의 전통인 준주성범(imitatio christi)을 담고 있다. 세 개의 산봉우리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상징하며, 고귀함을 상징하는 노란색으로 이를 표현했다.

바다()는 하느님의 구원을 필요로 하는 이 세상을 상징한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제자들을 부르시며 당신의 동역자로서 파견하는 장소로서,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마태5,19),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루카5,4)는 복음의 배경이다. 교회는 구원의 방주(方舟)로서 이 세상의 구원을 위해 성사(聖事)를 행하며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을 전하는 선교의 사명을 지닌다. 남색 바탕은 하늘을 상징하며 하느님께 이르는 길을 뜻하는 직선과 함께 표현했다.

산과 바다가 상징하는 수덕과 복음 선포는 성찬례(eucharistia) 안에서 자라나고 꽃피며 완성된다. 성체와 성작은 이 성찬례를 표현하여 성체성사 안에서 주님의 살과 피를 받아 모심으로써 우리는 나날이 또 다른 그리스도로서 양육(養育)됨을 강조했다. 성작의 붉은색은 희생과 사랑을 뜻하며 녹색의 배경은 영원한 생명을 의미한다. 교회는 성찬례 안에서 구원을 갈망하는 인류 가족에게 하느님의 생명의 빵을 나누어 주고 봉사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성작 하단의 밀이삭은 성찬례의 은총에 초대받은 하느님의 자녀들을 의미한다. 배경의 곡선은 성체성사의 은총으로 구원에 이름을 의미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국 언론홍보팀 


 



구요비(욥) 신부, 천주교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임명


    하느님의 자비로우심으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포이동 본당 주임 구요비 (욥) 신부를 서울대교구의 보좌주교로 임명하시고, 이를 2017년 6월 28일(수) 오후 7시에 발표하셨습니다.


서울대교구 보좌 주교로 임명된 구 주교 임명자는 1951년 생으로 1971년 가톨릭대학교에 입학하여 1981년 사제품을 받았다. 사제가 된 뒤 1981년 프라도 사제회에 들어가 지금까지 가난한 이들을 위해 헌신해 왔다. 1983년부터 1986년까지 프랑스 리옹 프라도 사제회에서 영성신학을 공부하였으며, 1998년부터 2000년까지 프랑스 파리 가톨릭대학교에서 영성신학을 공부한 뒤 석사 학위를 받았다.


구 주교 임명자는 사제품을 받은 뒤 이문동 본당 보좌, 신당동 본당 보좌를 거쳐, 구로1동 본당 주임신부를 지냈다. 1990년부터 1992년까지 서울대교구 노동장년회 담당 사제, 상계동 본당 주임신부를 지낸 뒤 1993년부터 1998년까지 한국가톨릭노동청년회 담당 사제를 거쳐, 종로 본당 주임신부,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영성부장를 지냈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는 프라도 사제회 한국지부 책임자를 지내면서 프라도 사제회 국제평의회 위원을 지냈다. 2013년부터 포이동 본당 주임신부를 맡아 왔다.


‘프라도 사제회’는 복자 앙투안 슈브리에(1826-1878) 신부가 1856년 12월 25일 프랑스 리옹에서 설립한 교황청립 재속(在俗) 사제회이다. 가난한 이들에게 우선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는다. 교구 사제들이 2-3년의 양성 과정을 거쳐 유기 서약, 종신 서약을 하면 회원이 된다.
한국 프라도 사제회는 프랑스 리옹의 프라도 사제회에 유학한 서울대교구 이용유 신부가 1975년 사제가 되면서 프라도 사제 서약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은 교구 신학생 2명을 프라도 사제회에 유학 보냈으며, 프라도 사제회 학장이었던 올리비에 드 베랑제 신부(1938-2017, 한국명 오영진, 1996년 주교 수품)를 한국으로 초청해 사제회가 한국에 정착하도록 지원했다. 오영진 신부는 17년 동안 서울 구로, 영등포 지역의 노동자들과 함께하였다. 한국 프라도 사제회는 한국 진출 40주년이던 2015년 5월 국제 평의회에서 ‘자립 프라도’로 승인되어, 책임자 선출과 회원 양성을 자체적으로 할 권한을 얻었다.


서울대교구(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는 1831년 9월 9일 교황 그레고리오 16세가 설정한 조선대목구(정식 교계제도 설정 전, 교황청 직접 관할 지역)로 출발해 한국 천주교회의 교계제도와 역사를 같이한다. 1911년 조선대목구에서 대구대목구가 분리되면서 교구 이름을 서울대목구로, 1962년 한국 천주교회에 정식으로 교계제도가 설정되면서 서울대교구로 변경해 오늘에 이른다. 춘천, 대전, 인천, 수원, 원주, 의정부 교구를 분가시켰다.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이 교구장을 맡아오다 1942년 첫 한국인 교구장으로 노기남 주교가 제10대 교구장을 맡았고, 이어 윤공희 대주교, 김수환 추기경, 정진석 추기경에 이어 2012년부터 염수정 추기경이 제14대 교구장을 맡고 있다. 유경촌 주교(2013년 임명), 정순택 주교(2013년 임명), 손희송 주교(2015년 임명)에 이어 구요비 신부의 주교 임명으로 4명의 보좌주교를 두게 된다. 

 

 

 

구요비 (具要備, koo yo bi, 세례명 욥) 신임 주교

 

1951년 1월 25일 : 경기 가평 설악면 위곡리 출생
1972년 ~ 1979년 :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1974년 ~ 1976년 : 군복무
1979년 ~ 1981년 :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대학원
1981년 2월 24일 : 사제수품
1981년 ~ 1982년 : 이문동 본당 보좌
1982년 ~ 1983년 : 신당동 본당 보좌
1982년 ~ 1983년 : 겸) 서울대교구 북부지구 가톨릭노동청년회(joc) 지도신부
1983년 ~ 1986년 : 프랑스 리옹 가톨릭대학교(노동사목)
1986년 ~ 1998년 : 프라도사제회 한국지부 대표
1986년 ~ 1991년 : 구로2동 본당 주임
1991년 ~ 1992년 : 겸) 가톨릭노동장년회(cwm) 지도신부
1991년 ~ 1993년 : 상계동 본당 주임
1993년 ~ 1998년 : 가톨릭노동청년회(현 ycw) 전국 지도신부
1993년 ~ 1998년 : 겸)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
1998년 ~ 2000년 : 프랑스 파리 가톨릭대학교 석사(영성신학)
2000년 ~ 2002년 : 종로 본당 주임
2002년 ~ 2009년 :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영성지도 신부
2006년 ~ 2012년 : 프라도사제회 한국지부 대표
2007년 ~ 2013년 : 프라도사제회 국제평의회 위원
2013년 2월 ~ 현재 : 포이동 본당 주임
2017년 6월 28일 :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임명




가난한 이들을 위해서

서울대교구 구요비 주교 서품식이 열린 8월 17일은 한국인 첫 사제 김대건 신부가 1845년 중국 상해 김가항성당에서 사제품을 받은 날이어서 서품식의 의미를 더했다. 주교 서품식에 참석한 2000여 명의 신자들은 세상 끝날까지 지속되는 복음 선포의 사명과 그리스도의 사제직 안에서 이어온 가톨릭 교회의 정통성을 확인했다.

구 주교는 서품식에서 "이 시대의 소외되고 외롭고 병으로 아파하고 고통받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주교직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또 교구장을 보필하고 주교단과 일치하며 사제단과 협력해 복음 선포 사명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구 주교의 이 같은 포부는 "서울대교구의 목자들과 형제적 친교 안에서 일치를 이루고, 특별히 아프고 소외받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애덕과 관련해 맡겨진 주교 직무를 성실히 수행해 달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당부와 뜻을 같이하는 것이다.

'겸손'과 '가난'으로 사제직을 수행해옴으로써 신자들로부터 많은 존경을 받아온 구 주교는 이날 서품식을 자신의 장례 미사이자 혼인 미사로 여겨 세상에 죽고 교회와 가난한 이들과 하나 되겠다고 했다. 신자들은 기쁨과 축하의 박수로 화답했다.

서품식을 주례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구 주교에게 "주교로서 신앙을 완전하게 지키고 교회를 굳건히 세우며,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을 돌보며 구원의 길로 인도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구 주교는 큰 목소리로 사도 베드로 후계자의 권위에 순명하고 복음을 충실히, 그리고 끊임없이 선포하며 양 떼를 이끌 것을 서약했다.

주교 서품식은 서울대교구 사무처장 홍근표 신부의 구요비 주교 서품 청원을 시작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교 임명장 낭독, 염 추기경 훈시, 주교 서약 순으로 이어졌다. 염 추기경은 훈시를 통해 "주교직은 영예가 아니라 임무이며, 지배하기보다 봉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참된 목자로서 맡겨진 이들을 힘껏 돌볼 것"을 권고했다.

주교 서품식을 마친 구 주교는 주교단과 미사를 공동 집전하는 것으로 주교직의 첫 활동을 시작했다.

주교 서품식을 마치고 나온 구요비 주교가 신자들의 환호에 사랑한다는 표지로 화답하고 있다.

 남정률 기자 njyul@cpbc.co.kr



[서울대교구 구요비 주교 서품식] ‘겸손’과 ‘가난’의 사제 주교 되던 날, 감동과 웃음 넘쳐

구 주교, 가난한 이 위한 목자 다짐, 주교단·사제단, 신자들 한마음 축하 구 주교, 가난한 이 위한 목자 다짐, 주교단·사제단, 신자들 한마음 축하

서울대교구 보좌로 수품된 구요비 주교.

▲ 구요비 주교가 주교 서품식 중 제대 앞에 엎드린 후 세상에 죽고 하느님께 봉사하겠다는 뜻을 드러내며 주님의 은총과 성인들의 전구를 청하고 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구요비 주교의 머리에 성유를 바르고 있다.

           17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된 구요비 주교 서품식은 교구민 전체가 기쁜 마음으로 새 주교를 맞이하는 자리였다. 대성전과 코스트홀, 성모 동산 앞을 가득 메운 2000여 명의 신자는 서품식이 끝나고 갑자기 쏟아진 장대비에도 축하식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새 주교가 탄생하는 축제의 현장을 함께했다.

주교직, 영예 아닌 임무

주교 서품식은 서품 청원으로 시작됐다.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린 임명장을 들어 보였다. 이어 소외당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주교직을 성실히 수행하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임명장이 낭독됐다. 구 주교는 제대 앞에 낮게 엎드렸다. 세상에서 죽고 하느님께 봉사하겠다는 뜻을 드러내며 주님의 은총과 성인들의 전구를 청했다. 주교단은 구 주교에게 성령의 도우심을 간구하는 안수 기도를 했다.

염 추기경은 구 주교 머리에 크리스마 성유를 발라줬다. 그리고 주케토(머리에 쓰는 작고 동그란 모자)를 씌워줬다. 또 구 주교에게 교회에 대한 신의의 표지인 반지, 성덕을 닦는 노력을 의미하는 주교관, 교회를 다스리는 직무를 상징하는 주교 지팡이를 수여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훈시를 통해 "주교직은 영예가 아니라 임무를 나타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주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인내를 다 해 가르칠 것"을 당부했다.

"이 시대의 소외되고 외롭고 병으로 아파하고 고통받는 가난한 형제들 안에서 주님을 만나뵙도록, 늘 깨어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보렵니다."(구 주교)

구 주교의 서품식은 그가 살아온 삶처럼 '겸손'과 '가난' 두 단어로 집약됐다. 예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구 주교의 겸손하고 청빈한 삶을 추켜세웠다.

교황대사는 축사에서 "구요비 주교님을 임명하면서 교황님께서는 구 주교님의 인간적 자질과 함께 지난 36년간의 사제 생활의 열정과 가난한 이들을 위한 진지한 사목 생활을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구요비 주교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강조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사목 방향을 오래전부터 줄곧 실천해 오신 분"이라며 훌륭한 주교를 보내 주신 하느님께 감사했다.

문재인(티모테오) 대통령도 하승창 사회혁신수석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낮은 이들을 사랑하신 예수님의 행보를 따르시는 구요비 주교의 사목 활동은 어둠과 고통 속에 있는 이들에게 따뜻한 빛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길중(바오로) 서울평협 회장은 "많은 사람이 주교님을 통해서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며 "평신도들은 주교님들을 위해서 항상 기도하겠다"고 약속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위한 목자 다짐
서품식과 미사에 이어 열린 축하식은 감동과 웃음이 함께한 자리였다. 주교단과 사제단, 평신도 대표들의 입담으로 웃음과 박수, 환호가 가득했고, 구요비 주교의 감동적인 답사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서울이라는 땅에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구요비 욥이었다. 그 사람은 흠 없고 올곧으며 하느님을 경외하고 악을 멀리하는 이였다." 사제 대표로 축사에 나선 안수배(서울대교구 방배동본당 보좌) 신부가 '욥기'의 첫 구절을 바꿔 읽자 신자들 사이에선 웃음이 터졌다.

주교서품식준비위원장 손희송(서울대교구 총대리) 주교도 밝은 분위기에서 인사말을 이어갔다. 손 주교는 "성대한 무대일수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한 분들이 많다"며 서품식 준비위원과 봉사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하고 "이밖에 미처 알아내지 못한 분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해 다시 한 번 신자들에게 웃음을 줬다.

답사에 나선 구요비 주교는 "오늘 미사는 저의 장례 미사이며 혼인 미사"라면서 "세상에 죽고, 소외되고 외롭고 고통받는 가난한 형제들을 위한 목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양 냄새 나는 주교 되시길 기도
성모동산 앞 야외에서 서품식에 참석한 300여 명의 신자는 장대 같은 소나기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구 주교의 영육 간의 건강을 기원했다. 이인자(마리아, 포이동본당)씨는 "건강하게 주교직을 수행하시길 바라고 양 냄새 나는 주교님이 되셨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교구 성소후원회 배종선(율리아, 번동본당)씨도 "주님께서 주신 은총으로 양들을 잘 돌보는 주교님이 되시길 바란다"고 했다. 포이동본당 출신으로 올해 사제품을 받은 이현재(목5동본당 보좌) 신부는 "주교님께서는 항상 기도하는 습관을 지니라고 말씀하셨다"면서 "주교님께 기쁨이 될 수 있도록 맡은 자리에서 행복하게 사목하겠다"고 했다.

프라도사제회 전 총장 로베르 다비오 신부는 "구 주교 서품을 통해 프라도회가 서울대교구 전체와 깊은 통교를 느낀다"면서 "구 주교가 신앙을 더욱 충실히 지키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깊은 애정을 갖고 살아갈 것이라 믿는다"고 기뻐했다.

구 주교의 큰형인 구요한(73, 목5동본당)씨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착한 주교가 되길 온 가족이 기도하고 있다"면서 "항상 가난하고 낮은 자세로 살아가는 주교가 되어주길 기도하고 또 기도할 뿐"이라고 했다.

자리를 옮겨 명동대성당 프란치스코 홀에서 열린 축하연은 축하 케이크 자르기와 축배, 만찬 순으로 진행됐다.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구 주교 서품식에 함께하기 위해 한걸음에 달려온 필리페 웨드라고(와가두구대교구장) 추기경은 "아프리카 격언에 '친구의 집은 결코 멀지 않다'는 말이 있다"며 "한국 교회의 기쁨과 희망을 함께 나누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구 주교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구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서울대교구 보좌이며 스파스페리아(sfasferia)의 명의 주교로 임명됐다. 스파스페리아는 북아프리카에 있던 로마 제국의 속주 마우레타니아 체사리엔시스에 속한 고대 도시(현 알제리 마그레브 부근)다. 교회사 자료에는 스파스페리아교구에 관한 내용이 거의 없으나 가톨릭 교계제도 영문 사이트(www.catholic-hierarchy.org)에는 명의 주교 명단을 소개하고 있다. 명의 주교(episcopus titularis)는 교구장이 아닌 주교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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