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한파] 美 '스노마겟돈' 11개주 비상사태.中 영하48도 '살인적'
서울신문 입력 2016.01.25. 04:35
[서울신문]기상 관측 사상 역대 최고 수준의 한파가 지구촌을 덮쳐 미국과 중국, 유럽 등 곳곳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부터 내린 폭설로 미국 수도 워싱턴DC와 뉴욕 등 대서양 연안 중·동부 지역은 평균 3피트(약 91.4㎝)에 육박하는 눈이 내렸고 일부 시골 마을에는 100㎝ 이상 눈이 쌓였다.
워싱턴DC의 경우 60㎝가 넘는 눈이 쌓여 워싱턴에 71.1㎝의 폭설이 내린 1922년 이후 94년 만의 최다 적설량을 기록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폭설 사태를 표현하기 위해 눈을 뜻하는 ‘스노’에 각종 부정적인 단어를 더해 기발한 신조어들을 쏟아내고 있다. 2010년 폭설 당시 처음 사용됐던 ‘스노마겟돈’(Snowmageddon·눈을 뜻하는 ‘snow’와 종말을 뜻하는 ‘amageddon’을 합친 말)을 비롯해 지구 멸망을 뜻하는 아포칼립스를 붙인 ‘스노포칼립스’(Snowpocalypse) 등이 회자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눈 폭풍을 눈과 고질라를 합친 ‘스노질라’(Snowzilla)로 부르겠다고 밝혔다.
노스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 등 13개 주 20만여 가구에 정전 사태가 발생했고 약 1만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다. AFP 통신은 이번 눈폭풍의 영향을 받은 시민이 미국 인구의 약 4분의1인 8500만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중국 전역도 ‘패왕(覇王)급 한파’로 불리는 혹한으로 꽁꽁 얼어붙었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전날에 이어 24일 오렌지색 한파주의보를 다시 발령했다. 오렌지색은 4단계 한파경보 가운데 최고 수준인 빨간색에 이어 두 번째로 심각한 단계다. 북부지역인 네이멍구(內蒙古) 건허시 진허진은 온도계가 영하 48도까지 내려가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내 대표적 ‘찜통도시’인 서남부 충칭(重慶)에서도 1996년 이후 20년 만에 눈이 내려 100편 이상 항공편이 결항했다. 아열대 기후인 홍콩에서도 신계 지역 일부에 눈이 내려 화제가 됐다.
1월 평균기온이 영상 15도 안팎인 대만도 갑자기 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사망자가 속출했다. 수도 타이베이의 경우 43년 만의 한파로 최저기온이 영상 4도까지 떨어져 21명이 저체온증이나 심근경색으로 숨을 거뒀다.
일본 열도에도 한파가 몰려왔다. NHK에 따르면 히로시마현 77㎝를 비롯해 시마네현 67㎝, 이시카와현 35㎝ 등의 적설량을 기록했고 상대적으로 겨울이 따뜻한 규슈와 시코쿠에도 많은 눈이 쌓였다. 홋카이도는 아사히카와시 엔탄베쓰초가 영하 22.2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럽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인디펜던트 등은 세르비아와 마케도니아,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이 지난 17일을 전후로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는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이 지역에 머물고 있는 시리아 난민들이 폐렴과 동상 등 피해를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번 폭설로 난방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지난 2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3월 인도분이 전날보다 2.66달러(9%) 오른 배럴당 32.19달러로 거래를 끝내는 등 국제유가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30달러 선에 복귀했다.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유가를 끌어내린 최근의 급락세가 전 지구적 이상 한파로 잠시 진정되는 모습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지구촌 최강 한파] 결국 온난화의 저주
한·중·일·유럽 혹한 원인 ‘북극진동+우랄블로킹’
북극이 추울수록 북극 주위를 도는 제트기류가 강해 찬 공기가 아래쪽으로 내려오지 못한다. 그렇지만 지구온난화로 북극 공기가 따뜻해지면 제트기류의 힘이 약해진다. 제트기류가 약해지면 북극에 머물러 있던 찬 공기가 중위도 지역으로 내려오면서 북극 한파를 가져온다. 북극의 추위를 막아 주던 대형 장막이 사라진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번 혹한을 가져온 또 하나의 원인은 ‘우랄블로킹’이다. 기상학에서 블로킹은 특정 지역에 고기압이 발생해 오랜 기간 정체돼 저기압의 진행 경로를 방해하거나 역행시키는 것이 1주일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카자흐스탄 북부에서 북극해까지 러시아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면서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를 이루는 것이 러시아의 우랄산맥이다. 가뜩이나 북극 상공의 제트기류가 약해져 중위도 지역까지 내려온 상황에서 기류의 흐름이 우랄산맥 동쪽에 생긴 고기압으로 막혀 굽이치면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유럽, 미국 동부 등에 강추위가 들이닥친 것이다.
기상청은 이날 “25일 아침 최저기온도 영하 12도까지 떨어지고 낮에도 영하권에 머무는 곳이 많겠지만 26일 낮부터는 전국적으로 기온이 점차 올라 전국이 영상권을 기록하는 등 평년 기온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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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신해양기상위성 ‘천리안’이 24일 단파 적외선으로 촬영해 보내온 한반도 상공 사진. 올겨울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이날 한반도에 차가운 공기(흰색)가 꽉 차 있다. 작은 그래픽은 북극에 원 모양으로 갇혀 있던 한파가 ‘우랄블로킹’으로 인해 미국, 한국, 유럽 등지로 남하한 모습. 국가위성센터 제공 |
<최강한파> 지구촌 눈폭풍·냉동고 원인은 북극소용돌이 '폴라보텍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 동부에 역대 최고의 눈폭풍이 닥치고 중국 , 한국, 대만, 홍콩에까지 한파가 몰아친 것은 북극 한기가 남하했기 때문이다.
북극 한기의 남하는 북극과 남극의 대류권 중상부와 성층권에 존재하는 찬 기류인 '폴라 보텍스'(polar vortex)의 확장으로 설명될 수 있다.
폴라 보텍스라는 거대한 공기 주머니는 제트기류로 불리는 강한 바람대가 극 지역을 빠르게 돌면서 제자리에 머무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 기류의 속도가 늦어지는 등 세력이 약화하면 극 지방의 한기가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넓어지면서 혹한이 찾아온다.
24일 중국 북부지방의 기온이 '패왕급 추위'로 불릴 정도의 영하 30∼40도까지 떨어진 것도 제트기류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북극 한기가 확장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시속 80㎞에 달하는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가 몰아쳐 기록적 적설량을 기록한 것도 북극 폴라 보텍스의 확장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인터넷 매체 '인퀴스터'에 따르면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폴라 보텍스의 영향이 미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며 "유럽, 아시아 일부에도 폴라 보텍스와 연관이 있는 추위가 닥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극의 한기가 남쪽으로 내려온 까닭, 즉 제트기류가 약화한 까닭은 북극의 온난화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트기류는 극 지역과 중위도 지역의 온도차 때문에 발생한다.
온도가 낮을수록 수축되는 공기 특성으로 추운 북극 쪽은 저기압, 상대적으로 따뜻한 중위도 쪽은 고기압이 돼 기압 차가 해소되는 현상이 제트기류다.
올해에는 북극 온난화가 심해지면서 기압 차가 줄고 그에 따라 폴라 보텍스의 확장을 막는 제트기류가 약해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jangje@yna.co.kr
지구촌 '최강 한파' 강타 …미국·중국'꽁꽁'
【앵커멘트】
한파와 폭설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지구촌 곳곳을 강타했습니다.
미국 동부에서는 초강력 눈 폭풍으로 교통 마비와 인명피해가 속출했고 중국 동북지방에도 영하 50도에 육박하는 최악의 한파가 찾아왔습니다.
양태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미국 뉴욕의 상징인 타임스퀘어가 눈으로 뒤 덮였습니다.
긴급차량들이 도로에 염화칼슘을 뿌리며 제설작업에 분주합니다.
내린 눈이 얼면서 차량들은 연신 헛바퀴만 돌릴뿐 옴짝달싹 못합니다.
거센 눈보라가 계속되면서 뉴욕시내 모든 다리와 터널은 폐쇄됐습니다.
【싱크】드 블라지오/뉴욕시장
"뉴욕시의 현 상황에서는 이보다 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를 해야만 하고, 더 많은 눈피해에 대비해야 합니다."
현지시간으로 23일 하루동안 맨해튼의 브로드웨이 뮤지컬 공연도 모두 취소됐습니다.
수도 워싱턴DC 시내가 스키장으로 변했습니다.
폭설이 내리면서 시민들은 신발 대신 아예 스키를 타고 도심을 활보합니다.
【인터뷰】마이크 맥필미/시민
"차가 없어 스키를 타기에는 최적의 상태입니다. 계속 이럴 수는 없겠지만 밖에서 즐겁게 보내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시속 100km에 이르는 '초강력 눈 폭풍'이 몰아치면서 도시 기능도 완전히 마비됐습니다.
워싱턴D.C와 함께 뉴욕과 뉴저지, 켄터키 등 11개 주 정부는 비상사태까지 선포했습니다.
지금까지 이번 눈 폭풍으로 미국 동부지역에서만 20명 가까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동북 지역에서도 30년 만에 사상 최악의 한파인 '패왕한파'가 들이닥쳤습니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어얼구나 지역은 영하 49.1도까지 수은주가 뚝 떨어졌습니다.
양쯔강 중부 지역에서도 폭설이 내리면서 도로가 폐쇄되고 항공기와 열차가 결항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OBS뉴스 양태환입니다.
<영상편집: 정재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