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의 특별희년(2015.12.8~2016.11.20)

김종업

2015. 11. 28. 오후 7:47:14


 

자비의 특별희년(2015.12.8~2016 .11.20)


교황 ‘자비의 특별 희년’ 반포

12월 8일~내년 11월 20일 관련 칙서는 4월 발표

전 세계 가톨릭 교회가 오는 12월 8일부터 2016년 11월 20일까지 '자비의 특별 희년(성년)'을 지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3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 '주님을 위한 24시간' 참회 예식 강론 중에 하느님 자비에 바치는 특별 희년 계획을 발표 "모든 지역 교회가 이 희년 동안 하느님 자비를 재발견하고 풍성한 열매를 거두는 기쁨을 발견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어떻게 하면 교회가 자비를 증거하는 사명을 더 잘 수행할 수 있을지 자주 고민했다"며 자비의 특별 희년 취지를 설명했다. 주제 성구는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 36)다.

교황은 자비의 해 특별 희년(성년) 준비와 시행에 관한 문제를 교황청 새복음화평의회에 맡겼다. 특별 희년의 준비에 관한 교황 칙서는 하느님의 자비 주일인 4월 12일에 발표된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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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2015.03.22 발행]


자비의 특별 희년’ 선포 배경과 의미·지침 담은 칙서 「자비의 얼굴」 주요 내용

소외된 이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자비 실천해야

▲ 프란치스코 교황이 11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 하느님의 자비주일 전야 기도 예식에서 칙서 「자비의 얼굴」을 발표한 뒤 주교들에게 칙서를 전달하고 있다. 【CNS

▲ 프란치스코 교황이 11일 성 베드로 대성전 성년 문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성년 문은 자비의 희년이 시작되는 12월 8일 열린다. 교황은 이날 하느님의 자비주일 전야 기도 예식에서 칙서 「자비의 얼굴」을 발표하고 "가톨릭 교회가 자비를 실천하며 세상에 자비를 드러내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CNS】

자비의 교회를 강조해 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일 자비의 희년 선포 배경과 의미 희년을 살아갈 구체적 지침이 담긴 칙서 「자비의 얼굴」(Misericordiae Vultus)을 발표했다. 칙서는 교황 문헌을 지칭하는 명칭 가운데 하나로 주로 시성 희년 교의 문제 등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다. 「자비의 얼굴」(Misericordiae Vultus)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자비의 얼굴」은 25개 항으로 이뤄졌다. 첫 항은 "예수 그리스도는 아버지의 자비의 얼굴입니다"로 시작한다. 이는 자비가 추상적인 말이 아니라 우리가 늘 보는 얼굴처럼 구체적인 것임을 뜻한다. 교황은 칙서 전반에 걸쳐 성경에 나타난 하느님 자비를 상세히 설명하고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 36)라는 성경 말씀에 따라 하느님 자비를 실천하기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교황은 또 "교회에 대한 신뢰는 교회가 자비와 연민의 사랑을 얼마만큼 드러내 보이느냐에 달렸지만 교회는 오랫동안 자비의 길을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 잊고 있었다"며 자비의 희년 선포 취지를 설명했다.

자비의 희년을 사는 구체적 실천

교황은 자비의 희년이 사회에서 버림받은 이들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했다. 교황은 "많은 이들이 불확실과 고통 중에 있고 상처 입은 이들의 외침이 부유한 이들의 무관심에 묻히고 있다"고 탄식하며 이들에게 자비로 다가가기를 당부했다.

교황은 자비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안하면서 "이러한 직접적이고 영적인 자비의 활동은 우리의 양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굶주린 이들에게 먹을 것 주기 △목마른 이들에게 마실 것 주기 △헐벗은 이들에게 입을 옷 주기 △낯선 이들 환대하기 △아픈 이들 치유하기 △교도소 방문하기 △장례에 참여하기를 제안했다.

또한 영적 활동으로는 △(신앙을) 의심하는 이들에게 조언해주기 △(신앙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가르쳐주기 △죄 지은 이들을 타이르기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기 △용서하기 △참고 견디기 △산 이와 죽은 이를 위해 기도하기 등이다.

이는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지 않았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지 않았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이지 않았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지 않았고 내가 병들었을 때와 감옥에 있을 때에 돌보아 주지 않았다"(마태 25 42-43)라는 성경 말씀에 기반을 둔 것이다. 교황은 "우리는 주님 말씀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서 "주님 말씀은 우리가 판단하고 행동하는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자비의 희년 중 사순 시기

교황은 "하느님의 자비를 더욱 깊이 깨닫고 체험하는 시간은 사순 시기"라면서 기도와 단식 자선을 행하는 사순 시기를 더 뜻깊게 보내기를 당부했다. 이에 교황은 자비의 희년 사순 제4주일 금요일에 '주님을 위한 24시간'을 시행하기를 권고했다. 많은 신자들이 이날 고해성사를 보고 주님께서 걸어오신 길을 기억하며 속죄와 보속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기를 희망했다.

"고해 사제야말로 하느님의 자비를 드러내는 진정한 표지"라고 말한 교황은 사제들이 고해성사를 집전하면서 하느님 자비에 동참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며 고해성사를 통해 신자들이 아버지의 집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주기를 당부했다. 이어 교황은 사제들로 구성된 '자비의 선교단'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교황에게 죄를 용서할 권한을 받은 이들은 각 지역 교회로 파견돼 자비를 알리고 하느님 용서와 사랑을 전파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교황은 주교들에게 자비의 선교단을 초대하고 환영해주기를 요청했다.

회개와 보속 용서와 화해의 시간

교황은 자비의 희년이 범죄 조직에 있는 이들이 새로운 삶을 살고 부정부패를 일삼으며 죄를 짓는 이들도 회개하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했다. 교황은 "돈은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면서 "삶이 돈에 좌우된다는 끔찍한 생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부패는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에게 희망을 빼앗는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자비의 희년을 계기로 하느님 자비로 이제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기를 당부했다.

희년에는 전대사(고해성사와 영성체 교황을 위한 기도 등 교회가 정한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에게 잠벌을 면해주는 것)의 은총이 주어진다. 교황은 "하느님의 용서에는 한계가 없다"면서 "하느님께선 언제나 용서할 준비가 돼 있으시고 용서하는 데 지치지 않으신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하느님 자비를 유다교와 이슬람교와 함께 나누기를 요청했다. 열린 마음으로 더 많이 대화하고 서로를 잘 이해하며 폭력과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했다.

자비의 특별 희년 개막일과 폐막일에 담긴 의미

교황은 자비의 특별 희년을 오는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대축일은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었지만 하느님께선 인간을 악의 세력에 홀로 두지 않으시고 마리아의 잉태로 예수님을 우리에게 보내주셨음을 기억하는 날이다. 교황은 칙서에서 "하느님은 인간의 죄에 풍성한 자비로 응답하셨다"면서 "언제나 용서할 준비를 하고 계신 하느님 사랑은 누구도 헤아릴 수 없다"고 말했다.

12월 8일은 또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폐막 50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교황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통해 교회는 교회 역사의 새로운 장으로 들어섰다"면서 자비의 희년이 변화와 쇄신을 가져온 제2차 바티칸 공의회처럼 복음 선포의 새로운 역사가 되기를 희망했다.

자비의 희년이 끝나는 2016년 11월 20일은 그리스도왕 대축일이다. 전례력에 따라 교회는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지내며 한 해를 마감하고 대림 시기를 맞이한다. 이날 그동안 열려 있던 성년 문은 모두 닫힌다. 교황은 "(마지막 날에) 특별한 은총의 시기를 허락해준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감사드리며 모든 이들이 하느님 자비에 흠뻑 젖어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자비의 문

로마 4대 대성전(성 베드로 대성전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 성 바오로 대성전 성모 마리아 대성전)에 있는 성년 문은 평소에는 닫혀 있다가 희년에만 열린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비의 희년 선포로 하느님 자비를 상징하게 될 성년 문은 활짝 열린다.

교황은 칙서에서 "하느님 자비가 드러난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성년 문(Holy Door)을 열게 돼 기쁘다"면서 "이 문을 지나가는 누구나 위로와 용서 희망이신 하느님의 사랑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성 베드로 대성전 성년 문은 자비의 희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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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2015.04.19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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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국 사목국
성소국 사회복지회
한마음한몸운동본부 가톨릭출판사
교회사연구소 노인대학연합회
가톨릭학원 평신도 사도직협의회


[자비의 특별 희년] (1) 총론

'자비의 문' 활짝 희년살이 기쁘고 활기차게

▲ 성 베드로 대성당 관리인들이 2000년 대희년 폐막식 후 희년 성문을 폐쇄하고 그 앞에 쌓아두었던 벽돌을 치우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8일 이 성문을 여는 예식을 거행하면서 자비의 특별 희년이 시작됐음을 온누리에 알린다. 지역 교회의 모든 교구도 대림 제3주일(13일)에 자비의 문을 열고 '은총의 때'가 왔음을 선포한다. 【바티칸=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포한 자비의 특별 희년이 8일 한국 교회의 수호자인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시작된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의 성문을 열어 '은총의 때'가 왔음을 알린다. 8일은 교회가 역사 안에서 새로운 길을 걷도록 이끈 제2차 바티칸 공회의가 막을 내린 지 50주년이 되는 날이라 더욱 뜻깊다.
 
한국 교회를 비롯한 전 세계 교회도 대림 3주일인 13일 로마 주교좌성당인 성 요한 라테라노대성당 성문이 열리는 것에 맞춰 교구 주교좌성당과 순례지 성당에서 자비의 문을 열고 희년살이에 들어간다.
 
왜 자비의 희년을 선포했나

교황이 '특별히' 자비의 희년을 선포한 취지는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를 체험하고, 이를 통해 기쁘고 활기차게 신앙생활을 해나갈 수 있도록 하려는데 있다. 지난 9월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의장 앞으로 보낸 서한에 그 취지가 더 분명하게 담겨 있다. 
 
"이 희년에 신자들이 온유하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거의 손에 닿을 만큼 가까이 계심을 생생하게 체험하게 되어 그들의 신앙이 깊어져 더욱 효과적으로 신앙을 증언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교황은 왜 취임 초부터 줄곧 하느님 자비의 중요성과 실천을 역설하는 것일까. 우리에게 사랑의 하느님이나 정의의 하느님은 친숙하지만, 자비의 하느님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교황은 하느님의 여러 속성 가운데 '자비하심'을 자신의 직무의 정중앙으로 끌고 왔다. 희년 선포 칙서 「자비의 얼굴」에서 토마스 아퀴나스의 통찰을 빌려 "하느님의 고유한 본질은 자비를 베푸시는 것이고, 자비 안에서 하느님의 전능이 드러난다"고 밝혔다. "당신 백성에게 자비하고, 너그럽고, 분노에 더딘 분이 하느님(탈출 34,6)이고, 하느님 자비의 얼굴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라고 말했다. 
 
즉 심판하고 벌하기에 앞서 연민과 자비로 우리를 끝까지 용서해주시고, 특별히 힘없는 사람들에게 기쁘게 자비를 선포하시는 분이 하느님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 어깨에 둘러메고 돌아오는 목자와 가산을 탕진하고 돌아오는 방탕한 아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아버지의 모습이 하느님의 본질이라고 보는 것이다. 
 
교황은 이어 "교회 생활의 토대는 바로 그러한 하느님의 자비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느님 자비는 추상적 관념이 아니라 '거의 손에 닿을 만큼' 가까이 있기에 그리스도인이 먼저 그것을 체험하고, 체험한 것을 서로 증언하고, 세상에 나가 실천하자는 게 교황의 사목활동 중심 노선이다. 교황은 실제로 낮은 자세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우선적으로 찾아다니며 자비를 실천하고 있다. 이 정도면 '하느님 자비의 재발견'이라고 할만하다.
 
 
희년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
 
교황이 칙서 「자비의 얼굴」을 통해 제안했듯이 개인적, 교회 내적, 교회 외적, 이렇게 3가지 차원에서 희년의 삶을 살아가야 할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개인적 차원의 준비는 고해성사를 통해 자신의 죄를 참회하고 하느님과 화해하는 것이다. 교황은 지난 3월 자비의 희년을 선포하는 미사에서 "(교회가 자비의 증인이 되려면) 영적 회개에서 시작되는 여정으로 나서야 한다"며 먼저 고해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용서와 자비를 깨달을 것을 권장했다. 사순 제4주간 금ㆍ토요일로 정한 '주님을 위한 24시간'도 영적 회개를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또 순례와 전대사가 있다. 교황은 로마나 각 지역 교회에 있는 자비의 문(희년 성문)을 통과하면서 하느님 자비와 은총을 체험하라고 말한다. 또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끊임없이 베푸시는 자비를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 희년의 궁극적 목적이기에, 선교와 자선활동 등 실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교회 내적으로는 쇄신을 통한 자비의 실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 희년은 단순히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자선 활동을 늘리자는 게 아니다. 교회가 '하느님 자비의 얼굴'이 되라는 것인데, 그러려면 먼저 교회 구조와 활동의 현주소를 성찰하고 내적 쇄신을 도모해야 한다. 그래야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가 될 수 있다.
 
교회 외적으로는 교회와 신자들이 세상 속에서 하느님 자비의 표지로 살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소득 양극화,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 관료 사회의 부패 구조, 환경 파괴, 남북한 긴장 등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 하느님 자비를 증거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대의 징표를 정확히 읽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교회의 시선은 늘 사회 약자를 향해 있어야 한다. 교황은 지난해 한국 방문 중에 교회는 사회 변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희망의 지킴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통적 자선 활동을 넘어 불평등한 사회 구조로 인해 변두리로 내몰린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자비를 실천하라고 당부했다.  
 
자비의 희년은 2016년 11월 20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까지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자비의 희년 모토와 로고
 
 

모토 '하느님 아버지처럼 자비로이'(Misericordes sicut Pater)는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는 복음 말씀을 줄인 것이다. 타인을 사랑하고 용서하라고 이르시는 아버지 하느님께서 보여주시는 자비의 본보기를 따르라는 초대이다.
로고는 착한 목자가 당신의 크신 자비를 드러내며 인류(아담)를 어깨에 짊어진 형상이다. 목자의 눈과 아담의 눈이 겹쳐져 있다. 이는 그리스도께서 아담의 눈으로 세상을 보듯이, 아담도 자비 가득한 그리스도의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미다. 초대교회 성상에서 많이 나타나는 형상이다. 밖으로 향할수록 색이 밝아지는 세 개의 타원형은 인류를 죄와 죽음에서 구원해주시는 그리스도의 역동성을 드러낸다.            

 

교황청 주요 행사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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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2015.12.06 발행]

자비의 특별 희년 한국교회는?

'자비의 특별 희년'은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부터 2016년 11월 20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까지 이어진다.

한국교회는 희년 개막에 앞서 '자비의 특별 희년' 제정 배경과 의미 등을 밝히고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모색하는 강연회와 세미나 등을 지속적으로 마련한 바 있다.

전국 각 교구장들도 대부분 2016년 다해 사목교서와 특별교령 등을 통해 자비로운 아버지를 닮아가는 실천방안 등을 권고하고 있다.

또 각 교구별로 순례지를 지정하고 신자들이 순례를 통해 참회와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교구별로 성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자와 가정에 특별한 사목적 관심을 두고 각계각층을 위한 피정과 묵상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계획도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주교회의는 '자비의 특별 희년' 소개 홈페이지(www.cbck.or.kr)를 개설 각 사목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료들을 안내한다.

이 홈페이지에서는 희년 로고와 현수막 포스터 자료를 비롯해 다양한 사목자료와 기도문 전례 자료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내려 받을 수 있다.


특별 희년 순례와 전대사

'자비의 특별 희년' 기간 동안 신자들은 '자비의 문'이 열려있는 순례지와 전통적으로 대사를 얻도록 지정된 희년 성당에서 대사를 얻을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비의 특별 희년 대사에 관한 서한을 통해 대사를 실제로 받아 누리려면 "진심으로 회개하고자 하는 깊은 열망의 표시로 모든 주교좌 성당이나 교구장 주교가 지정한 순례지들 또는 로마의 네 교황 대성전에 있는 성문(聖門)으로 짧은 순례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순례 때에는 고해성사를 보고 영성체를 하며 자비를 묵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성사 거행과 더불어 반드시 신앙고백(사도신경과 주님의 기도)을 하고 교황의 뜻에 따라 기도하고 자비로운 행동 한 가지를 실천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기도지향은 매월 「매일미사」 첫 장 혹은 주교회의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또 주교회의 홈페이지에서 각 교구별로 지정한 순례지 성당·성지를 클릭하면 각각의 전화번호와 주소 지도 등이 표시된 구글지도를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성문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들 즉 병자들과 노인들은 성체를 모시거나 TV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미사 및 공동기도에 참례하면 대사를 받을 수 있다. 교도소 재소자들도 교도소 내 경당에서 대사를 받을 수 있다.

교황은 "감방의 문지방을 넘어갈 때마다 하느님 아버지를 생각하고 아버지께 기도를 드린다면 그들에게는 그것이 성문을 지나가는 상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희년 전대사는 죽은 이들을 위해서도 대신 받을 수 있다.

희년 동안 전 세계 모든 사제들은 통회하는 마음으로 낙태에 대한 용서를 청하는 이들에게 낙태의 죄를 사해 주는 권한을 발휘할 수 있다. 교황은 "뉘우치는 모든 이에 대한 하느님의 용서에는 예외가 없다"면서 "사제들은 진심어린 환대의 말과 더불어 저질러진 죄를 깨닫도록 해 주는 성찰을 권유해야 한다"고 전했다.

제주교구의 경우 교구 차원에서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혼인 유대 장애를 해소할 수 있는 교육과 교회법적 처리 과정 및 새로운 혼인성사 등도 제공한다.

특히 춘천교구는 '본당 순례 수첩'을 배포 신자들이 희년 기간 동안 교구 내 모든 성당과 사적지를 순례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책자에는 각 성당 사진과 소개 자료를 비롯해 순례 소감 및 순례 인증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뒀다. 또 자비 실천 방안 희년과 교구 순교자 시복시성 및 선교 기도문 등도 실어 누구든 수첩 한 권만 들고도 쉽게 순례에 나설 수 있도록 배려했다.

상설고해와 피정 묵상

서울대교구 청년국은 젊은이들에게 희년의 의미와 기쁨을 알리는 노력의 하나로 12월 18일 명동주교좌성당 마당에서 대규모 고해성사를 집전한다. 또 8~15일에는 평소 직업적 특성상 주일미사 참례 등 신앙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방송인과 예술인 등을 위해 '찾아가는 고해성사'도 마련한다.

대구대교구는 교구의 대표적 성지인 '성모당'에 상설고해소를 설치 운영한다. 수원교구도 하우현성당과 수리산·수원 성지 내에 상설고해소를 두고 신자들을 맞이한다.

청주는 내덕동주교좌성당에 원주는 원동주교좌성당에 춘천은 죽림동주교좌·옥천동·교동·포천성당과 모곡피정의집에 상설고해소를 두고 보다 많은 신자들이 고해성사의 혜택을 입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희년 기간 동안 봉헌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도로 '주님을 위한 24시간'을 꼽을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에 따라 전국 각 본당에서는 2016년 3월 4~5일 밤샘 성체조배를 포함한 24시간 기도시간을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대전교구는 교구 차원에서는 물론 각 본당에서 신청할 경우 고해성사와 특별강론 음악 묵상 등으로 구성된 '하느님 자비의 밤'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춘천교구는 관할 내에서 활동하는 천주교사도직회(팔로티회) 사제들을 교구 '자비의 선교사'로 임명 각 본당 등에 파견한다. 선교사들은 수도회 경당에서 매일 순례자들을 위한 미사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 각 본당으로 찾아가는 피정 등을 지원한다. 교구 자비의 선교사 파견 예식은 12월 13일 '자비의 문' 개문 미사 중에 거행된다.

서울대교구가 실시하는 북한이탈젊은이들을 위한 피정도 희년을 맞아 특별히 마련한 피정프로그램이다.

광주대교구는 희년을 맞아 12월 12일부터 공소 순회피정을 실시한다. 총 19개 공소에서 무료로 여는 이번 피정은 신심강의와 화해성사를 통한 공동체 미사 봉헌 자비체험을 위한 나눔 기도 찬양 레크리에이션 등으로 진행된다.

전주교구는 구역·반과 각종 소공동체 모임 레지오마리애 회합 등 신심단체 모임 중에 교황 칙서 「자비의 얼굴」을 읽고 묵상할 수 있도록 강독자료를 제작 배포했다.

아울러 제주교구는 △가족 친척 간에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기 △냉담자들과 교회를 멀리하는 이들과 대화하기 △미사 30분 전부터 고해성사 주기 △가난하고 소외되고 배제된 이들을 교회로 부르기 △분열과 폭력을 일삼는 이들의 회개를 위해 묵주기도 바치기 등을 개인적·공동체적 희년 실천 사항으로 제시했다.

이웃을 향한 실천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님께서 몸소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것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표지들을 보고 사람들은 참으로 자비를 체험하게 된다"면서 "신자들이 직접 이러한 활동을 한 번 이상 할 때마다 희년의 대사를 반드시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서울대교구는 희년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노력의 하나로 위기의 생명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 불임여성과 미혼모들을 위한 기도의 날을 비롯해 낙태한 부모들을 위한 치유미사와 낙태아기 입양 예식도 거행한다.

또 이주민들과 노숙인들을 위한 희년의 날과 정당한 노동권을 위한 희년의 날도 지낸다. 위령성월 중에는 죽음을 앞둔 이들을 위한 기도주간을 지정해 지낼 계획이다.

교구 사회복지회는 자비와 사랑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노력으로 주교와 사제들이 직접 봉사활동의 모범을 보이며 실천하는 '자비실천 사랑나눔 캠페인'을 펼친다.

각 본당 보좌신부들이 관할 지역에 있는 학교를 방문해 신자 학생들과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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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5.12.06 발행]

[자비의 특별 희년] (2) 고해성사와 자비의 문


마음의 먼지 털어내고 주님 자비의 품에 안기자

▲ 사순시기인 지난 3월 성 베드로 대성전 고해소에서 한 남성의 죄 고백을 주의깊게 듣는 프란치스고 교황. 【CNS 자료사진】

작은아들이 가산을 탕진하고 거지꼴이 되어 집에 돌아오자 아버지는 달려나가 아들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며 반겨줬다. 밤잠을 설치며 아들을 기다렸지만 막상 나타나자 한마디 나무라지도 않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아버지 마음 그것이 하느님 자비이다.

하지만 하느님 자비가 무상의 선물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그냥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들은 아버지를 찾아가기에 앞서 죄를 뉘우쳤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 된다. "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이렇게 말씀드려야지.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루카 15 11-32 참조).

희년의 출발은 영적 회개

프란치스코 교황은 '영적 회개'에서부터 자비의 희년을 시작하자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러면서 참회와 아울러 하느님과의 깊은 화해를 희년 준비의 우선순위로 꼽았다. 그리스도인이 하느님 자비를 증언하려면 먼저 그것을 체험해야 하는데 가장 확실한 방법이 '화해의 성사'인 고해성사라는 것이다.

교황은 올해 3월 자비의 희년을 발표할 때부터 "죄를 고백할 줄 아는 것은 하느님의 은사 선물 하느님의 작품"이라며 두려워하지 말고 고해소에 들어가라고 재촉했다.

"비록 우리가 비참한 처지에 있어도 (고해) 사제가 우리를 하느님 이름으로 환대하고 이해할 것을 확신합니다. 우리는 변호인이 없어도 사제 앞에 나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죄를 위하여 당신 목숨을 바치신 변호인이 한 분 계십니다! 바로 그분께서 우리를 변호해 주십니다. 고해소를 나올 때 우리는 새 생명을 주시고 신앙의 열정을 회복시켜 주시는 그분의 힘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고해성사를 하고 나면 우리는 다시 태어납니다"(3월 13일 자비의 희년 발표 강론).

이 확신은 신학 서적이나 교리서에 기초한 게 아니다. 교황은 17살 때 우연히 동네 성당에 갔다가 고해성사를 보고 싶은 충동을 느껴 고해소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게 인생의 방향을 180도 바꿔놓았다. 하느님께서 부르시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고해성사를 보는 중 나에게 어떤 이상한 일이 일어났는데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내 인생을 바꿔놓았다. 나는 경계심을 늦추고 그것이 나를 덮치게 두었다고 말하고 싶다"(「나의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56쪽).

하지만 고해성사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신자가 적지 않다. 죄의 용서를 청하면 용서는 물론 위로와 희망까지 얻는 것을 알면서도 고해소 앞에서 머뭇거리게 된다. 개중에는 본당 신부가 자신의 목소리를 알까 봐 다른 성당으로 가거나 판공성사 때 수도회 신부가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

사목자들은 이런 신자들에게 고해성사를 '나와 신부'의 관계가 아니라 '나와 하느님' 관계로 보라고 조언한다. 고해성사는 사제에게 죄를 고백하는 형식을 취하지만 하느님께 죄를 고백하고 용서받는 성사이다. 이 때문에 고해 사제는 먼저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을 굳게 믿으며…" 죄를 고백하라고 용기를 북돋아 준다.

또한 다른 성사와 마찬가지로 고해성사는 주님께서 우리를 구원의 길로 부르는 '초대장'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질 것이라고 한다. 죄를 통회하고 보속하기에 앞서 그리스도께서 나와 화해하고 싶어 부르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주님은 "오너라 우리 시비를 가려보자. 너희의 죄가 진홍빛 같아도 눈같이 희어지고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같이 되리라"(이사 1 18) 하시며 부르신다.

하느님 자비에 이르는 문

자비의 희년은 교황이 8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자비의 문'이라고 이름 붙인 성문(聖門)을 여는 것으로 시작된다. 또 내년 11월 20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이 문을 닫으면서 희년 폐막을 알린다. 자비의 문은 희년의 중요한 표징물이다.

영적 회개에서 자비의 문으로 들어가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교황은 "이러한 거룩한 장소(자비의 문)에서 순례자들은 마음으로 은총을 체험하고 회개의 길을 찾게 될 것"이라며 희년 내내 성문을 열어두라고 지역 교회에 권고한다.

성문을 여닫고 또 통과하는 것은 그리스도론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리스도는 우리가 구원받기 위해 들어가는 유일한 문(요한 10 9 참조)이다. 또한 아버지께로 가는 유일한 길(요한 14 6 참조)이다. 이 성문은 바로 하느님 자비와 구원의 품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교황과 주교들은 자비의 문을 열 때 장엄한 예식을 통해 이 상징적 의미를 상기시킨다. 예식 집전자는 문을 열고 나서 "이 문은 주님의 문입니다. 이 문으로 들어가 자비를 얻고 용서를 받읍시다"라고 외친다. 희년 전대사도 이 문을 통과해야 얻을 수 있다.

교황은 평소 "교회는 항상 문을 열어놓고 기다리는 아버지의 집"이라고 강조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문도 자비의 문과 다르지 않다. 더 나아가 교황은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와 함께 당신 생명을 나누어 주시려고 언제나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두신다"며 우리 마음의 문도 가난한 이들과 상처받은 이들에게 열려 있기를 기원한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이 들고나던 예루살렘 성벽 문에서도 성문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들에게 순례는 몇 날 며칠을 걸어 예루살렘에 도착해 그 문을 거쳐 성전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순례자들은 출발하기 전에 이미 하느님 집으로 향하는 기쁨과 설렘을 노래했다.

"'주님의 집으로 가세!' 사람들이 나에게 이를 제 나는 기뻤네. 예루살렘아 네 성문에 이미 우리 발이 서 있구나"(시편 122 1-2).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 프란치스코 교황이 고해 사제들에게.. .

고해 사제는 하느님 아버지 자비의 참된 표지가 돼야 합니다. 우리는 느닷없이 좋은 고해 사제가 되는 게 아닙니다. 좋은 고해 사제가 되려면 먼저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는 고해자가 돼야 합니다. 고해 사제가 된다는 것은 용서하시고 구원해 주시는 하느님의 영원한 사랑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표지가 된다는 것임을 잊지 맙시다.

우리 사제들은 죄를 용서해 주시는 성령의 은사를 받았으며 이 일에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성사의 주인이 아니라 용서해 주시는 하느님의 충실한 종입니다. 모든 고해 사제는 되찾은 아들의 비유에 나오는 아버지와 같이 신자들을 맞이해야 합니다. 또 밖에 서 있는 다른 아들에게도 다가가 하느님 아버지의 끝없는 자비 앞에서 그의 완고한 생각은 바르지 못하고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끊임없이 설명해 주어야 합니다.

고해 사제들은 쓸데없는 질문을 하지 말고 그 비유에 나오는 아버지처럼 돌아온 아들이 미리 준비한 말도 막아 버려야 합니다. 고해 사제들은 언제나 어디서나 어떠한 상황에서나 자비의 으뜸가는 표지가 돼야 합니다(「자비의 얼굴」 17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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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2015.12.13 발행]

[자비의 특별 희년] (3) 순례와 전대사

순례길 걸음마다 자비와 은총이

▲ 자비의 특별 희년을 맞아 성문에 들어가려고 몰려든 바티칸 순례객들. 【CNS】

"성년에 하는 순례는 특별한 표징입니다. 삶 자체가 순례이고 인간은 나그네 곧 간절히 바라는 목적지를 향한 길을 가는 순례자입니다. 모든 이는 로마나 세상의 다른 곳에 있는 성문을 향하여 자신의 능력에 맞게 순례를 하여야 합니다. … 순례는 회개의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성문을 지나가면 하느님의 자비가 우리를 감싸 주시어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하시듯이 우리도 이웃에게 자비를 베풀도록 힘써 노력할 것입니다" (「자비의 얼굴」 14항).

순례는 성년의 '특별한 표징'

자비의 희년을 살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순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를 성년의 '특별한 표징'이라며 자신의 능력에 맞게 순례의 길에 나서라고 권한다.

어떤 사람은 성 베드로 대성전에 있는 자비의 문을 지나 베드로 사도의 무덤을 순례하기 위해 로마로 순례를 떠날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은 그다지 멀지 않은 주교좌성당이나 교구장이 지정한 순례지 성당에 찾아가 전대사의 은혜를 청할 것이다. 로마든 자신이 속한 주교좌성당이든 중요한 것은 순례는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스도인에게 순례는 세속을 떠나 거룩한 장소를 찾아가 회심하고 마침내 변화된 모습으로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번 희년뿐 아니라 2000년 교회 전통 안에서 자리 잡은 모든 형태의 순례가 모두 그렇다.

순례는 세속적 삶의 안주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원의가 있어야 한다. 또 농부가 봄 농사를 위해 겨우내 얼었던 땅을 갈아엎듯이 돌같이 굳은 마음을 '살같이 부드러운 마음'(에제 36 25-27)으로 바꾸고자 하는 결심이 있어야 한다. 이런 마음으로 주님 말씀과 신앙의 진리가 살아 숨 쉬는 거룩한 장소를 찾아가는 여정이 참다운 순례다.

교황은 자비의 희년 순례가 특별히 회개의 시간이 되길 바라고 있다. 하느님 자비를 체험하고 나아가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처럼 우리가 자비로운 사람이 되려면 회개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순례 사목에 종사했던 이탈리아의 카를로 마차 신부는 저서 「순례 영성」에서 "순례를 떠나는 이는 깊은 영적 변화와 내적인 악으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강한 열망을 갖고 있다"며 순례를 회개 여정을 가르쳐주는 길이라고 정의했다.

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 위원장 이병호 주교는 잘못을 뉘우치고 아버지께 돌아가는 탕자의 마음으로 희년 순례길에 오를 것을 권한다. "탕자가 아버지 집을 향해 되돌아가는 마음으로 한발 한발 걸으며 인생이라는 나그넷길의 깊은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성지에 이르면 헐벗은 거지꼴로 돌아온 탕자를 향해 달려가서 목을 끌어안고 반가워하시는 아버지를 만나게 될 것이다. 거기에서 우리는 대사(大赦) 곧 그동안 지은 죄에 따른 벌을 완전히 벗겨주는 은총을 받게 될 것이다"(10월 16일 자비의 희년 맞이 대강연).

순교 성지가 많은 서울대교구와 수원교구 대전교구 등은 이런 취지로 성지 여러 곳에 희년 순례지 성당을 지정했다. 순교 성지에는 되도록 천천히 걸어서 가는 게 좋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향해 걷는 순례자들처럼 말이다. 그래야 신앙 선조들의 죽음과 아울러 이 땅에는 우리를 위한 영원한 도성(히브 13 14)이 없다는 진리를 묵상할 수 있다. 이 진리 앞에서 자신의 길든 습관 소유에 대한 집착 미래에 대한 불안을 벗어 내려놓으려면 느리게 걸어야 한다.

전대사의 은총을 얻으려면

전대사를 받을 수 있는 것도 희년의 은총 중 하나다. 대사는 고해성사로 죄를 용서받아도 지은 죄에 따르는 벌은 남아 있는데 그 잠시적 벌(잠벌 暫罰)을 면제해 주는 것이다.

이번 희년에 대사를 받으려면 교황 권고대로 회개하고자 하는 깊은 열망의 표시로 주교좌성당이나 교구장 주교가 지정한 성당들 또는 로마의 4대 대성전에 있는 성문으로 순례해야 한다.

자비의 문이 열려 있는 순례지와 전통적으로 대사를 얻도록 지정된 희년 성당에서도 대사를 얻을 수 있다. 이때 고해성사를 보고 성찬례에 참여하며 자비를 묵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사 거행과 더불어 반드시 신앙 고백을 해야 한다.

교황은 병자들과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 성문에 들어가기 어려운 사람도 대사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하느님은 누구나 위로하시고 용서하시기에 감옥에 갇혀 있는 수인조차도 하느님 자비에서 제외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이 질병과 고통 속에서도 주님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의 신비 안에서 주님께서 가까이 계시다는 체험을 한다면 그 삶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성체를 모시거나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라도 미사 성제와 공동 기도에 참여하면서 믿음과 희망으로 이 시련의 때를 살아가는 것도 그들이 희년 대사를 얻는 방법이 됩니다. 수인은 감방 문지방을 넘어갈 때마다 하느님 아버지를 생각하고 기도를 드린다면 그 또한 성문을 지나가는 상징이 될 것입니다" (자비의 특별 희년 대사에 관한 교황 서한).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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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2015.12.20 발행]

[자비의 특별 희년] (3)교구별 희년살이와 희년 순례성당 및 성지

특별 고해소·교무금 탕감… 희년을 누리세요

프란치스코 교황이 8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성문(聖門)을 열어 자비의 특별 희년 개막을 선포했다. 한국 교회 대다수 교구도 13일 주교좌 성당의 성문을 열고 본격적인 희년 살이에 들어갔다.

전국 교구는 희년 기간 신자들이 하느님 자비를 체험하고 전할 수 있는 많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먼저 신자들이 전대사의 은총을 받을 수 있도록 상설 고해소를 개설하는 한편 자비의 특별 희년 순례 성당 및 성지를 지정했다. (표 참조)

또 교황청이 준비한 주요 행사 일정에 맞춰 다채로운 희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교구별로 눈에 띄는 희년 일정을 모아봤다.

참고로 주교회의 누리집(www.cbck.or.kr) 초기 화면에 있는 '자비의 희년' 소개 방에 들어가면 교구별 순례 성당 위치와 상설 고해소 현황을 비롯해 자비의 특별 희년과 관련한 상세한 내용을 볼 수 있다.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13일 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된 자비의 문을 여는 예식에서 복음서를 높이 들어 보이고 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서울대교구는 18일 명동대성당 마당에 특별 고해소 30개를 설치하고 젊은이를 대상으로 고해성사를 베풀었다. 또 별도로 제작한 '자비의 희년 기도문'과 함께 본당에서 강론이나 공지사항 시간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교황 칙서 「자비의 얼굴」 요약본을 배포했다. 병인박해 포고령의 날인 2월 23일에는 병인박해 관련 성지인 서소문ㆍ새남터ㆍ절두산 순교성지에서 성문 개방 예식을 거행한다.

대구대교구는 '생명사랑 장려금'(가칭)을 신설하고 다자녀 가정을 지원한다. 또 본당의 교구 납부금도 탕감해주기로 했다. 본당 사제들에게는 신자들의 밀린 교무금을 탕감해 줄 것을 권고했다.

광주대교구는 희년 전반에 걸쳐 '자비의 희년 공소 순회 피정'을 실시한다. 교구 사회복지회는 희년 기간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기 프로젝트'를 통해 매월 한 명씩 도움이 필요한 이의 사례를 소개한 뒤 신자들의 자선과 봉사를 독려할 계획이다.

인천교구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해 '전대사를 얻기 위한 9일 기도' 책자를 발간하는 한편 신자들에게는 판공성사와 참회예절을 위한 자비의 특별 희년 자료를 제공한다. 또 지구별로 고해성사의 날을 실시하기로 했다.

대전교구는 교구 자비의 특별 희년을 시작하면서 8일 교구 시노드에 돌입했다. 교구 설정 70주년을 맞는 2018년까지 3년간 교구 공동체의 쇄신과 변화를 위해 교구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는 '함께하는 여정'(시노드)에 들어간 것이다.

청주교구는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로 구성된 자비의 특별 희년 특강팀을 꾸려 1일 피정이나 특강 방식으로 자비의 특별 희년을 신학적으로 설명하고 하느님 자비의 체험을 들려줄 계획이다.

춘천교구는 교구 성당과 사적지 순례를 돕는 '본당 순례 수첩'을 펴냈다. 수첩은 춘천교구 60개 성당과 5개 사적지 소개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안한 자비의 실천 방안과 기도문 춘천교구 순교자 시복시성 기원 기도문 선교를 위한 기도문 등을 담았다. 순례 소감을 적고 확인 도장을 적는 난도 마련했다.

원주교구는 원동주교좌성당에서 매달 첫 목요일 저녁 미사 후 성체현시와 성체강복을 한다. 또 매주 금요일 오후 3∼5시 상설 고해소를 연다.

전주교구는 '자비의 특별 희년 맞이 성음악제'를 11월 20일과 29일 전주 중앙성당과 익산 솜리 예술회관에서 각각 열었다. 일반 신자들을 위한 「자비의 얼굴」 강독 자료를 냈으며 교황청에서 발표한 자비의 희년 공식 성가를 한국어로 녹음한 MP3 음원을 배포하는 등 사목 일선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료들을 공급하고 있다.

안동교구는 희년 과제로 '아버지 품을 떠난 작은아들 찾기 운동'에 나선다. 신자들이 먼저 하느님 자비를 배우고 익힘으로써 교회를 떠나 이산가족처럼 살고 있는 냉담교우들이 자비를 체험하고 돌아오게 하자는 취지다.

군종교구는 희년 기간 신자들이 미사 전후에 기도를 바칠 수 있도록 자비의 특별 희년 기도문 상본을 제작해 본당에 배포한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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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2015.12.20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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