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생활을 모두 접고
고달품도 잠시 덮어 두고파
우리는 제주도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제주도는 대체적으로 바람과 함께옵니다
삼면이 바다인 까닭으로
온 집안이 눅눅해져서
기름값 무서운 줄 모르고
더운 날씨에도 불을 때야합니다
거게서 나서 거게서 몸을 의탁하며 살아온
이들은 이쯤이야 하며
별 내색없이 잘 지내지만 저는
날마다 끙끙거렸습니다
그 눅눅함을 견딜 수 없었습니다.
온전히 자연에 의탁하는 삶을 배워야 할 터인데
빠져나갈 궁리만 했습니다
모처럼 해가 뜨면 이불을 내다 널고
장롱문을 열어둡니다
살독의 쌀은 벌써 곰팡이가 쓸었습니다
삶의 지혜가 없던 나는
서울에서와 마찬가지로 쌀을 보관하였던거지요
이렇게 저렇게 곰팡이와 싸움을
계속하던 어느날
마당 한켠으로 실뱀이 지나갔습니다
남편이 출타중인 관계로
서현이와 놀란 가슴을 쓰다듬으며
하루를 보내고
며칠을 보내던 어느날
저는 이 섬을 버리고 말았습니다
저 좋다고 달려갔던 섬을 제 맘대로 뒤로 한 채
이삿짐을 꾸렸습니다
첨엔 5분이면 만날 수 있는 바다와 그 파도와
달콤한 연애도 좋았습니다
차 한잔을 손에들고 옥상에 오르면 바다가 보이고
맑은날은 추자도
한라산 정상이 보였습니다.
섬사람들의 인심은 너무 후하여
그들의 농산물을 공짜로 웃음하나로
푸대씩 얻어먹었습니다
농산물은 싸나 공산품은 운송비가 포함되었는지
도시 보다 비삽니다
시골 생활의 경험이 전혀 없던 저로서는
견디기 힘듬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이사비용이 갈땐
살림살이 자동차 사람 까지 해서 4백 정도가 듭니다
올때까지 합치면 배가 되지요
다섯식구 합쳐 제주 여행 반년 정도 했단 생각하면
얼추 계산이 맞아 떨어지지만
남은 장사였는지 밑지는 장사였는지 아직 판가름이 나지 않았습니다
사람 사는 데 언제나 밑지는 것 같지만
훗날에 돌아보면
얻어지는 것 또한 적지 않았음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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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저 비가 오니 지난 여름을 생각합니다
우리 집에 오시면 맛있는 부침이 있습니다
같이 드십시다요..님들....
제주도를 생각하면 진한 진홍빛입니다 팽개치고 돌아온 것만 같은 그리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