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전례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제가 로마 성 안셀모 전례연구소에서 공부할 때입니다.
어느 강의 시간에 교수 신부님께서 한 편지를 우리 학생들에게 공개했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세계 각국에서 온 신부들이었는데, 그 편지는 어떤 학생 신부의 관할 주교님께서 보낸 것이었습니다.
그 학생은 2년간의 정규 과정을 끝내고 또다시 2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 석사 논문을 마치지 못한 상태에 있었는데, 아마 그 주교님은 그러한 사정이 이해가 가지 않았던 모양이었습니다.
그 편지의 요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전례란 무엇인가?
전례가 우리 신앙 생활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이러한 질문 앞에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심스럽다고 한다면 그것은 제 착각일까요?
하지만 불행히도 교회 구성원을 이루는 대다수의 사람들, 심지어는 교회 지도층이라 일컬을 수 있는 성직자. 수도자들마저도 전례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이 아니가 하는 인상을 강하게 받게 됩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감실에 관계된 교회와 신자들의 태도입니다.
현대 교회 건축을 보면 감실이 성전 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신자들도 감실에 대한 애정을 아주 쉽게 표현합니다.
성체에 대한 우리 신자들의 신심은 지극하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감실이 화려한 장식으로 치장되어 있다는 것, 신자들이 성체께 대한 존경을 지극하다 할 정도로 드러내는 것, 그것이 문제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성찬례의 중심인 제대와 말씀 전례의 중심인 독서대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지나치다 할 정도로 적은 것이 문제라 할 것입니다.
왜 이렇게 되었습니까?
바로 이것이 우리의 전례 생활이 잘못되고 있음을 뚜렷이 드러낸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신앙의 중심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고, 그분의 말씀과 행동, 가르침이 우리 삶의 중심을 이룹니다.
그분을 영원히 기억하고, 그분의 가르침대로 살기 위해서 교회는 성찬 전례을 행해 왔고 성서를 읽어 왔습니다.
이 성찬전례는 제대 위에서, 말씀은 독서대에서 선포되었습니다.
이러한 의식을 일주일에 한 번 주일에 모여 거행함으로써 교회는 자신이 그리스도와 함께 있음을 자각하여 왔습니다.
이때문에 제대와 독서대는 교회 건축 안에서 아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감실이 신자들의 관심을 독차지하기 시작했고, 성체에 대한 공경과 그에 관계된 예식이 한없이 발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일어난 시기가, 신자들의 신앙이 실제 생활과 분리되기 시작한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이 책의 글들은 "가톨릭교리통신교육회"가 펴내는 '믿음의 나눔자리' 1991년 5월호부터 1996년 12월호에 게재한 글들입니다.
처음부터 신앙 입문자들과 신앙의 초보자를 대상으로 했었기에 이 글들은 전문적인 내용보다는 우리 신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따라서 전례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보다는 우리 신자들이 상식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 잘못 알고 있는 사항들, 궁금해하는 것들을 중심으로 썼습니다.
앞으로도 신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사항이 있으면 제게 개인적으로 또는 "가톨릭교리통신교육회' 앞으로 편지나 전화를 주시면 답해 드릴예정입니다.
이 책의 제목을 '제대와 감실의 싸움'이라고 한 것은, 현재 우리 교회의 잘못된 관행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는 감실과 파스카 신비가 재현되는 장소이자 우리 믿음의 참된 원천인 제대를 중심으로 하는 신앙의 대립을 극단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파스카 신비를 중심으로 하느님의 뜻에 합당한 생활을 했으면 하는, 적어도 그렇게 되돌록 끊임없이 노력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또한 아버지의 뜻을 채우기 위해 자신을 제물로 바친 것을 기념하는 제대 중심의 신앙이 되기를 바랍니다.
체계적으로 쓴 글도 아닌 것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주시느라 수고하신 '가톨릭교리통신교육회'의 직원들과 책임 신부님께 감사들립니다.
강원도 홍천에서 김인영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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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책을 1학기 '례헌장과 전례의 토착화' 레포트를 작성할때 참고서적으로 읽었었습니다.
'전례의 토착화' 관련 내용이 물론 있지요.
많은 도움이 되었던 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