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죽어야

이향옥

2008. 11. 19. 오후 1:52:36

(( 오늘 죽어야))
 
오늘을 마지막이라 생각하는 아침에
나는 미리내를 걷습니다
어제도 내일도 아닌, 다만 오늘을
마지막이라 생각하는 아침은
첫날의 환희로 햇살이 푸릅니다ㅣ
오늘 죽어야 오늘 깨어나는 삶
나는 여기 한 점 구름으로 씻기다가
마침내 긴 기도 끝내고
작은 기도 한줄 ''''기억하소서''''로 줄입니다
살같이 달리던 미움도
불같이 일던 욕망도 휴식으로 눕고
거기 눈물 흥건한 곳에서는
종소리 가득합니다.
작은 풀 작은 새들도 오늘 하루에다
이슬등 주롱히 매답니다
정녕 죽어서 깨어 있는 오늘에서만
끝과 처음이 맞닿는 것입니까
 
오늘 임기를 벗은 총구역장님과
임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원당의 새 어머니가 되실 그분을 보내주시기를 청하며
미리내의 들길을 걸어봅니다.
 
*** 미리내
성인 김대건 신부님이 계신 곳입니다.
26세의 나이로 하늘에 오른 한국 최초의 신부입니다.
뛰어난 지식과 뜨거운 신앙으로 의연하고도 장렬한
죽음을 빛나게 드러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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