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갑작스런 일로 한 달 이상 저희 공동체를 떠나 있게 되었습니다.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제가 얼마 전에 I-94 (미국 입국 때 받는 departure record가 찍혀 있는 하얀 쪽지)의 체류기간을 넘겨 미국에 머물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체류 허용 기간이 넘기 전에 연장 신청을 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텐데, 저는 I-94에 나와 있는 체류기간이 제 비자와 동일한 5년으로만 알고 있어서 연장 신청을 해야 하는줄도 모르고 있었습다.
그 동안 변호사를 통해서 I-94의 소급 연장 신청을 했는데, 지난 주에 그게 거부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지금 제가 해야 하는 일은 가능한 빨리 미국을 떠나서 I-94의 체류 기간을 넘긴 기록을 정리하고 새로 비자를 받는 것입니다. 비자와 I-94는 서로 다른 절차여서 최소한 한 달, 아니면 경우에 따라 그 이상도 걸린다고 합니다.
물론 제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어서 무척 당혹스럽군요. 제 실수로 저희 공동체에 큰 폐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죄송할 따름입니다.
제가 없는 동안 시카고에 계시는 두 분의 신부님께서 미사를 해주실 겁니다. 사목회장님과 위원들, 성가대, 전례팀, 성모회에서 평소 처럼 여러분들 위해 봉사를 해주실 것이니 큰 문제는 없을 줄 알지만, 여러분들께서 좀더 그분들을 도와 주신다면, 서로에게 큰 힘이 되겠지요.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성서 모임과 신앙 입문 모임은 다시 연락 드릴 때까지 방학입니다. 그동안 열성으로 참여 하셨던 분들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 통해서 저도 참 많이 배웠구요.
쫓겨 가는 사람의 심정이 이럴 줄, 예전에 정말 몰랐습니다! 이 세상의 추방자, 망명객들 위해 기도 부탁 드립니다. 제 맘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빨리 돌아 오도록 하겠습니다.
박 상훈 신부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