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모임] 8월 8일(금) 저녁 7시

박상훈

2008. 8. 6. 오전 3:18:11

지난 시간에 했던 것들 정리합니다.
 
루가 11장 1 -13절은 한 묶음으로 읽어야 합니다. 예수는 기도할 내용 뿐만 아니라( 11:2-4), 어떤 태도로 기도해야하는지를 알려주려고 합니다(11:5-13). 11장에서는 주의 기도 자체보다도 오히려 뒤따라 나오는 두 가지 지침이 중심입니다.
 
11장 5-8절: 세 사람이 등장합니다. 중심 인물은 예수가 "너희 가운데 누가"라고 지칭한 그 인물입니다. 이 사람에게 두 친구가 있습니다. 친구 A (같은 동네에 사는 친구)와 친구 B (갑자기 찿아온 친구). 친구 B가 여행길에 갑자기 들렸지만,  내놓을 것이 없는 중심 인물은 친구 A에게 찿아가 먹을 것을 빌려달라고 합니다.
 
이 이야기의 논리 가운데 하나가 기대고 있는 것은 "부끄러움"의 감정입니다. 친구 A가 정말 성서 본문에 묘사된 이유 처럼 (집 현관을 이미 닫았고, 아이들이 자고 있다) 중심 인물의 청을 거절하는 게 있을 수 일이겠는가, 하고 독자들에게 묻고 있는 거죠. 이런 종류의 청을 거절하는 것은 당시 중동의 문화에서는 굉장히 수치스러운 일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우정 때문에 친구 A가 일어나서 빵을 주지는 않더라도, 누군가의 긴급한 청을 거부하는 것이 부끄러워서라도 그렇게 하지 않겠는가, 하는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해석은 유태 문화라는 큰 맥락에서 볼 때는 타당하지만, 사실 본문을 정확하게 해석하는 것은 아닙니다. 원문의 대명사가 불분명해서 논란거리가 되기는 하지만, 해석의 관건은 8절의 “그가(중심인물) 줄곧 졸라대면 마침내 일어나서 그에게 필요한 만큼 다 줄 것이다”에서 “줄곧 졸라대면”의 뜻입니다. 영어 번역은 “persistence”라고 되어 있는데, 그건 그리스어 원문에는 없는 말입니다. 원문의 단어를 직역하면, “shamelessness”입니다. 그래서 다시 번역하면, “그의 창피한 줄도 모르고 청하는 것” 정도가 됩니다. 그래서 친구A가 일어나서 중심 인물의 부탁을 들어 준 것은 친구 A 자신의 “부끄러움” 때문이 아니라, 중심 인물의 “부끄러운지도 모르고” 문을 줄곧 두드려대는 행동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가 기대고 있는 또 다른 논리는 이른바 a fortiori (from the stronger)라는 논법인데, 사실 이게 예수가 정작 하고 싶은 말입니다. a fortiori 논증의 예를 하나 들면 이래요: 만약 모든 당나귀들의 뒷발질이 강력하다면, a fortiori 젊은 당나귀들의 뒷발질은 더 강하다.
 
그래서, 친구 이야기를 이 논증을 사용해 바꾸면, 만약 친구 A가 너의 끊임없는 노크에 문을 열고 먹을 것을 주었다면, a fortiori 모든 선의 근원인 하느님께서는 네가 끊임없이 청하는 것을 더 잘 들어줄 것이다.
 
다음 이야기도 같은 논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너희들 처럼 악한 사람들도(하느님의 선과 대비된다는 뜻에서) 자식들에게 좋은 것을 주고 악한 짓을 하지 않는다면, 무한하게 선하신 하느님께서야 너희들에게 얼마나 더 좋은 것을 주시지 않겠는가?
 
이 두 이야기에서 예수는 하느님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습니다. 대신 “부끄러움”이나 부모의 사랑과 같은 강력한 인간의 감정에 호소해서 우리들이 직접 하느님을 느껴 보라고 초대합니다; “멀리서 나를 찿아 온 친구를 위해 부끄러움도 모르고 음식을 부탁하는 사람이나, 온갖 좋은 것들을 자식들에게 주려고 하는 마음이나, 그게 바로 하느님께서 당신에게 갖는 마음입니다! 당신이 하느님께 기도할 때는 바로 그런 하느님을 느끼면서 해야 합니다.”
 
이번 주 숙제는 지난 시간과 같습니다.
 
1.    11장 14절 – 12장 53절을 아홉 가지로 나누고 제목을 붙여 보세요. 지난 시간에 세 가지는 했지요?
2.    12장 22절 – 32절. “세상 걱정과 하느님 나라”를 읽으시고 기도하세요. 만약 요새 나에게 근심거리나 걱정이 있다면, 그런 감정들에 촛점을 두고 마음을 조용하게 해서 한 번 살펴 보세요. 걱정하지 말라는 예수의 말씀이 나에게 무슨 의미를 주나요? 그 말에 뭔가 움직이는 느낌을 받나요? 아니면?